'종이의 집' 작가 "통일 앞둔 한반도 배경, 메시지는 파트2에" [N인터뷰]②
연예 2022/07/01 11:5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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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용재 작가/넷플릭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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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용재 작가/넷플릭스 © 뉴스1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지난 24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연출 김홍선/이하 '종이의 집')은 통일을 앞둔 한반도를 배경으로 천재적 전략가와 각기 다른 개성 및 능력을 지닌 강도들이 기상천외한 변수에 맞서며 벌이는 사상 초유의 인질 강도극을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지난 2021년 12월 파트5로 대장정을 마친 스페인의 넷플릭스 시리즈 '종이의 집'이 원작으로, 월드차트 1위까지 등극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종이의 집' 리메이크작을 집필한 이는 넷플릭스 '나 홀로 그대'(2020)과 티빙 '괴이'(2022) 외에 '싸이코패스 다이어리'(2019~2020), '피리부는 사나이'(2016), '라이어 게임'(2014), '개와 늑대의 시간'(2007)을 집필한 류용재 작가다. 그는 통일 직전의 한반도를 배경으로 '종이의 집' 리메이크를 풀어갔고, 공동경제구역(JEA)라는 가상의 공간을 설정해 남북한 강도들이 공동 조폐국을 점거하는 설정으로 이야기를 끌어갔다.

류용재 작가는 "이 작품이 가진 엄청난 관심도가 사실은 어찌보면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것"이라며 월드차트 1위에 오른 소감을 밝혔다. 원작의 팬이었다는 그는 "고민과 부담을 갖기보다는 즐겁게 작업했다"면서도 "호불호는 지고 가야 하는 부담"이라는 말도 전했다. 인기 시리즈 리메이크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종이의 집' 프랜차이즈 세계관을 확장하고 알리는 데 도움이 됐다는 생각이 커서 그 지점에서 더 보람을 느낀다"고도 털어놨다. 류용재 작가와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그간의 과정에 대해 들어봤다.

<【N인터뷰】①에 이어>

-시리즈의 배경을 통일을 앞둔 한반도로 설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 같은 설정이 어떤 메시지가 되길 바랐나.

▶저는 원작이 굉장히 좋았던 이유 중 하나가 교수가 이상주의자이자 혁명가로 비쳐진다는 점이었다. 이 작품의 주제를 제 나름대로 해석하자면 '혁명을 이루는 게 얼마나 어려운가'로 받아들였다. 아무리 완벽하고 이성적인 계획을 세워도 이를 실행하는 주체는 감정적이고 평범한 인간들이기 때문에 변수가 생길 수밖에 없고 기존의 이상이 훼손되기도 하지만, 목표를 위해 치열하게 싸우는 인간의 모습이 아름답다 생각했다. 원작도 스페인의 사회상이나 그 당시의 실업 문제, 빈부격차를 다루고 있다. 이야기가 너무 훌륭하기 때문에 리메이크한다고 비슷하게 가져갈 수 있지만 저희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한반도를 배경으로 언제까지 남과 북이 이렇게 갈라져서 적대시하며 살아야 하나, 통일로 진전한다면 우리에게 벌어질 일은 무엇이고 어떻게 싸워야 하는지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나 했다. 처음부터 남북한 세팅으로 가자는 제안은 공동 제작사인 BH엔터테인먼트 손석우 대표님이 제안해주셨고 제안 들었을 때 재밌다 했다.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 물어보면 '꼭 통일 해야 하냐'고 하는 이야기가 많다 한다. 그게 절대적인 거라 생각하진 않지만 이 상황이 이상하기도 하다. 우리가 적대적 공생 관계로 몇십년 살아온게 언젠가 바뀔 수 있다면 통일만으로 해결이 될 것 같더라. 통일이 되면 그걸 이용해 돈을 벌려고 하는 사람이 있을 거고 강도도 있고 교수 같은 혁명가도 있을 것 같더라. 또 혁명가적인 발상을 가진 이들이 범죄 행위 통해 통일에 대해 강한 메시지를 던지려 할텐데 그 메시지는 파트 2에 나올 것이다.

-가장 궁금했던 장면이나, 기대보다 더 잘 표현된 장면이 있다면.

▶김홍선 감독님과는 몇 번 호흡을 맞춰봐서 서로 신뢰가 있다. 감독님께서 '대본에 있는 것들을 멋있게 찍을 거야'라고 하시고는 자기만의 맥락을 만들어서 찍으시는 부분도 있다. 어떨 때는 놀랍고 신선하게 다가온다. 교수의 추격전이 대본엔 심플하게 써있었는데 그런 배경에서 벌어지는 스릴, 서스펜스가 쉽지 않은데 색깔있게 잘 표현된 것 같다. 또 배우들 연기에서 놀라게 되는 부분도 많았다. 베를린과 도쿄가 대립을 보일 때나 그런 부분들이 생각한 것보다 흥미롭다 생각했다. (그런 기대 이상의 장면들이) 파트2에는 훨씬 더 많은데 기대해주시면 좋겠다.

-원작에서 여성 혐오적인 모습이 나와서 이러한 부분 역시 호불호를 가르는 지점 중 하나였는, 리메이크 과정에서 이러한 부분을 어떤 식으로 헤쳐나갈지 고민이 있었나.

▶그렇게 보는 부분이 있다는 건 알았다. 하지만 기조 자체가 '원작에서 이 부분은 반응이 이랬으니까 고치고 바꾸자'로 접근한 게 아니다. 저희 얘길 만들어나갈 때 필요한 부분을 고민하다 바뀐 지점이 생겼다. 스페인 원작이 갖는 색깔이 있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같은 상황에서 이런 상황에 처했을 때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고민했다. 시대적으로 지금은 조금 더 그런 부분에 대한 염두를 두고 만들 수밖에 없다. 넷플릭스도 지적하진 않지만 서로 공감대가 있었다.

-원작 살바도르 달리 가면이 한국판에서는 하회탈로 바뀌었는데. 그 과정은.

▶대본에는 그냥 '탈'이라고만 써놨다. 어떤 가면이 될지 알 수 없었는데 그냥 '탈이었으면 좋겠다' 했다. 감독님과 이걸 정하는 과정에서 여러 탈을 보고 고민이 됐었다. 결국은 분위기를 보고 결정하긴 했는데 '하회탈이 사람들이 보기에 어떨까' 나름 내심 고민이 많이 됐다. 초반 편집 기사나 외국 생활 오래하신 분들께 여쭤봤을 때는 오히려 제 눈이 익숙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했다. 해외 시선으로 봤을 땐 하회탈 분위기가 해학적이면서 그로테스크한 분위기가 있다 하더라. 티징 과정에서 넷플릭스가 일을 멋지게 잘 해줬다. 원작 마지막 시즌 피날레 시기에 박해수 배우가 원작 탈을 쓰고 한 인터뷰가 나가면서 시작된 티징 단계들이 있었다. 대중들이 탈에 대한 반응이 흥미롭게 받아들일 수 있게 맥락을 잘 만들어줬다. 의미적으로 양반들을 풍자하기 위해 쓴 탈이었으니까 우리가 하는 이야기에 맞지 않았나 한다.

-캐스팅 과정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의견을 낸 캐릭터, 배우가 있었나.

▶아주 기획 초기 단계에서 박명훈 배우님을 뒤풀이에서 처음 뵀는데 그때가 '기생충' 끝내고 얼마 안 됐을 때였다. 배우님이 대중에게 막 알려졌고, 그가 가진 다른 얼굴을 사람들이 잘 모를 때였다. 그때 뵀을 때 배우님이 다양한 얼굴을 갖고 있더라. 제가 생각한 국장의 인물과 겹치더라. 배우님께 '제가 넷플릭스에서 '종이의 집'을 준비하고 있는데 어떤 역할을 꼭 드리고 싶다' 했다. 2년 후에 대본을 드렸을 때는 제가 말씀드린 걸 기억 못하시더라. (웃음) 나중에 '그게 이거였냐'고 하시더라.

-원작은 과한 멜로가 불호 요소라는 반응이 많았는데 멜로를 한국 정서에 맞게 변경해 호평이 많았다. 한국 시청자들이 장르물에서의 멜로를 방해 요소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멜로를 그려낼 때 어떻게 고민했나.

▶원작을 보면 인물들의 정서가 뜨겁다 못해 총질하다가 구석에서 사랑을 나누기도 했다. 저는 원작의 모든 부분을 사랑해서 그런 것도 좋지만 '그걸 꼭 바꿔야겠다'로 접근했다기 보다 우리에게 주어진 전제에 맞추게 됐다. 원작 시즌 1, 2가 러닝타임이 짧긴 하지만 20편이 넘는데 우린 12편 안에서 다 소화해야 했다. 원작의 다양하고 풍성한 내용을 다 담아내면 좋겠지만 일단 제약을 갖고 출발했다. 그랬을 때 원작에 있는 멜로들 중에 이야기의 큰 줄기에 영향을 주는 관계를 중심으로 봤다. 교수와 우진, 덴버와 미선 등 강도와 인질 사이 벌어지는 금단의 사랑도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생각했고 그렇게 접근했던 것 같다. 뭘 줄이고 늘리고 이렇게 접근하진 않았다.

-파트1이 원작과 너무 흡사하다는 반응도 있었는데 파트2에서 오리지널 스토리나 캐릭터를 기대해도 될까.

▶배우분들도 우리가 (파트2까지) 전체적인 이야기를 한꺼번에 릴리즈 했다면 반응이 다르지 않았을까 하는데 파트를 나눠 릴리즈 하는 방식이 창작자 입장에서는 아쉬운 면도 있을 수 있지만 더 많은 팬들이 볼 수 있게 하기 위한 넷플릭스의 데이터에 기반한 전략이라 생각한다. 파트2에서는 저희만의 이야기와 캐릭터가 더 많이 등장한다. 처음부터 파트를 나눠가는 것으로 정해져 있던 게 아니기 때문에 제작 중간에 결정된 거라 그런 세팅에서 시작됐다면 이야기 배분을 조금 더 가져갔을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이 판으로 이야기를 시작한 것에는 이유가 있다. 원작을 비슷하게 따라갈 거면 저희만의 설정과 이야기로 리메이크 하지 않고 원작을 따라가는 방식을 택하는 게 나았을 거라 생각한다. 파트2에서는 이야기가 속도가 붙고 저희만의 방향성으로 간다고 생각해주시면 좋겠다.

-시즌2를 기대하고 있는지, 있다면 시즌2에서는 어떻게 이야기를 확장하고 싶은가.

▶시즌2에 대한 어떤 가능성이 열린다면 여기서부터는 완전히 저희만의 이야기로 가도 되지 않을까 한다. 공동경제구역이 출발이었기 때문에 시즌2부터 어떤 이야기가 나온다면 강도단과 교수는 원작이 가는 길과 다른 새로운 방향성으로 움직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파트 1의 끝맺음 장면을 어떤 기준으로 선택했는지, 이유와 기준은.

▶6편까지 봤을 때 얘기는 교수라는 천재적인 범죄자가 해온 계획이 완벽에 가깝고 변수가 발생해도 교수의 통제 안에 있기 때문에 모든 계획이 완벽히 맞물려가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파트2로 넘어가며 변수들이 발생한다. 완벽한 계획을 수행하는 불완전한 인간들 사이 갈등과 의심이 싹트며 교수의 통제를 넘어서는 변수와 싸우면서 애초에 이 일을 하려 했던 의도 마저 시험받는다. 이에 이들이 마지막에 살아남기 위해 뭘 해야 하고 왜 살아남아야 하는지 이유를 찾는 이야기면 좋겠다 하며 썼다. 앞으로 교수와 강도단이 위협을 예고하며 끝내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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