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4강 신화 쓰고도 쌍둥이와 조송화로 얼룩…롤러코스터 탄 여자배구
스포츠/레저 2021/12/25 06:0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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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김연경을 비롯한 선수들이 4일 오전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8강 대한민국과 터키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2로 승리를 거둔 후 기뻐하고 있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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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논란으로 무기한 출장정지를 받아 국내 무대에서 사실상 퇴출당한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가 1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그리스로 출국하고 있다. 2021.10.16/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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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단이탈로 물의를 일으켰던 IBK기업은행의 세터 조송화가 10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한국배구연맹(KOVO)에서 열린 상벌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2021.12.10/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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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 모자를 쓴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이 23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1-22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과 한국도로공사의 경기에서 크리스마스 분위기의 머리띠를 하고 코트로 나온 김희진 선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1.12.23/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여자배구는 그야말로 롤러코스터 같은 2021년을 보냈다.

이재영, 이다영(그리스 PAOK) 쌍둥이 자매의 학교 폭력 사태로 한숨을 내쉬고 인상을 찌푸렸던 팬들은 2020 도쿄 올림픽 4강 진출을 보면서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최근 벌어진 조송화(전 IBK기업은행)의 무단이탈 사건은 다시 많은 이를 답답하게 만들었다. 팀을 무단이탈하면서 IBK기업은행으로부터 계약해지가 된 조송화는 잔여연봉 지급을 두고 법적 다툼을 예고하고 있다. 배구판 전체가 울다 웃다 반복이었다.

2020-21시즌 V리그 여자부 '흥벤져스(흥국생명+어벤져스)'의 중심이었던 이재영, 이다영 자매는 지난 2월 학창시절 폭행의 가해자로 지목돼 논란이 됐다.

당시 소속팀 흥국생명은 둘에 대한 무기한 출전정지 징계를 내렸고, 대한민국배구협회도 자매에 대한 대표팀 자격 무기한 박탈이라는 철퇴를 가했다.

한때 V리그를 넘어 한국 여자배구를 대표할 선수들이었기에 충격은 엄청났다.

이재영, 이다영에서 촉발된 '학폭' 사태는 종목을 가리지 않았고 스포츠계뿐 아니라 연예계 등 전 분야로 확산됐다. 특히 배구는 남자부의 송명근(OK금융그룹), 박상하(현대캐피탈) 등도 학창 시절 학폭 사태 사실이 드러나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쌍둥이 자매 사태는 파장이 너무 컸다. 진심어린 사과를 기대했던 팬들의 기대와 달리 자매는 한 방송인터뷰에서 "(학창시절) 칼을 대고 목에 찌른 것은 전혀 없던 일이다. 그걸 들고 욕을 한 것뿐"이라는 황당한 해명으로 일을 키웠다.

분노한 팬들은 흥국생명 구단에 항의 트럭을 보내기도 했다. 흥국생명은 2021-22시즌을 앞두고 둘의 복귀를 추진했지만 팬들의 질타를 받았고, 결국 계약해지로 자매와 결별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사실상 국내 무대서 뛸 수 없었던 이재영, 이다영 자매는 그리스리그의 PAOK 테살로니키 구단으로 이적했다. 이 과정에서 대한배구협회가 둘의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을 거부했는데, 결국 국제배구연맹(FIVB)의 직권으로 쌍둥이 자매는 그리스로 떠날 수 있었다.

V리그 최고의 스타였던 쌍둥이 자매는 인천공항에서 도망치듯 그리스 리그로 향했다. PAOK 유니폼을 입은 이재영은 지난달 무릎 통증으로 귀국, 1월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이다영은 PAOK 주전 세터로 뛰고 있다.

흔들리던 배구계는 뜨거운 여름 반전 드라마를 썼다. 김연경을 중심으로 한 여자배구 대표팀이 도쿄 올림픽 4강에 오른 덕분이다. 쌍둥이 사태 등으로 뒤숭숭했던 여자배구는 올림픽 예선통과도 쉽지 않다는 평가 속에서 대회에 나섰지만 매 경기 포기하지 않는 투혼으로 국민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의 용병술은 빛을 봤고, 선수들도 코트에 몸을 던지는 허슬 플레이를 펼쳤다. 포기하지 않았던 태극낭자들은 일본, 터키 등을 연파하며 올림픽 4강에 올랐다.

아쉽게 메달 획득은 무산됐지만 선수들이 올림픽에서 보여줬던 투혼은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도쿄 대회 이후 여자배구는 엄청난 인기를 자랑했다. 김연경을 비롯해 김희진, 김수지(IBK기업은행), 박정아(한국도로공사), 양효진(현대건설) 등은 TV 예능에도 출연하며 사랑을 받았다.

개막 후 여자배구는 남자배구와의 시청률 경쟁에서 앞서는 등 호황기를 맞이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른바 'IBK기업은행 사태'는 잘 나가던 여자배구의 인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기업은행에서 뛰었던 조송화와 김사니 코치는 팀을 2차례 무단이탈하며 논란이 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구단은 선수 관리 및 성적 부진의 이유로 감독과 단장을 동시에 경질하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선택을 했다.

여기에 팀을 이탈했던 김사니 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앉히면서 팬심을 더욱 차갑게 식어버렸다. 결국 6개 구단 사령탑들이 악수거부를 뜻을 나타내면서 망신살이 뻗쳤고, 김사니 대행은 은 사퇴했다.

V리그에서 트러블메이커가 된 기업은행은 조송화를 임의해지 하려다 서면동의서를 구비하지 않는 아마추어적 행정으로 비웃음을 샀고, 한국배구연맹 상벌위원회에 조송화의 징계를 요청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를 이어갔다.

상벌위에서 징계 보류의 결정을 내리자 뒤늦게 기업은행은 KOVO에 조송화와의 계약해지를 요청하며 작별했다.

하지만 여전히 불씨는 남아있다. 조송화는 잔여연봉 지급을 두고 구단과 법적다툼을 예고했다. 기업은행은 새롭게 김호철 감독을 데려오며 쇄신을 외치고 있지만, 팬들은 이미 큰 상처를 받았다.

다사다난했던 2021년을 보낸 여자배구는 2022년 '임인년(壬寅年)'에 재도약과 추락의 기로에 서있다. 팬들의 사랑에 부응할 있는 여자배구로 다시 발돋움할 수 있기를 많은 팬들이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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