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을 만나다] 송준근 "동창 유상무 '개그맨해봐' 한마디에 자극…은인"③
연예 2021/09/20 07:3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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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준근 © 뉴스1 권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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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지상파에서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은 이미 실종됐다. 코로나19로 코미디언들의 행사나 공연 스케줄도 이전에 비해 현저히 줄었다. 웃음을 주는 코미디언들이 웃음을 잃은 상황이 됐다. 지금은 TV나 무대에서 많은 코미디언을 볼 수 없지만, 이들의 웃음에 대한 열정은 여전하다. 자신들은 힘들어도 대중이 웃으면 행복해하는 코미디언들을 <뉴스1>이 만나, 웃음 철학과 인생 이야기 등을 들어보고자 한다. [코미디언을 만나다]를 통해서다.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코미디언을 만나다] 열일곱 번째 주인공은 송준근(41)이다. 2007년 KBS 22기 공채 개그맨 출신인 그는 데뷔 2년 차에 그의 주 무대였던 KBS 2TV '개그콘서트'에서 소위 '빵!' 터졌다. '준교수의 은밀한 매력' 코너에서 '준교수'로 활약, "우쥬 플리스 닥쳐줄래"라는 유행어로 인기를 휩쓸었고 이후 "라따 라따 아라따"의 곤잘레스, "네가 거지야?"의 억수르 캐릭터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개그콘서트' 종영 이후 많은 개그맨들이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송준근 역시도 올해 초 채윤과 '으라차차 내 인생'을 발표, 트로트 가수로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듀엣 파트너인 채윤과 이름이 같은 딸이 아빠가 TV에 나오는 걸 좋아해 시작하게 된 도전이라고 했다. 지난 5월에는 KBS 2TV '불후의 명곡'에서 트로트 무대를 꾸미며 진한 감동을 안긴 바 있다. 송준근은 "딸이 부끄러워 하면서도 좋아하더라"며 웃었다.

개그 무대는 잠시 떠났지만, KBS 1TV '6시 내 고향'에서 인기 유튜버 쯔양과 전국 전통시장을 누비는 등 바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쯔양이 요즘엔 본인이 더 웃기려고 해서 제가 위협 받고 있다"며 "먹는 건 제가 후배니까 맛 표현이나 맛있게 먹는 법을 배우고 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6시 내 고향' 덕에 노년층 인지도도 더 높아졌다. 그는 "제 이름 석자를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요즘엔 '곤잘레스' '억수르'로 불러주셔서 뿌듯하다"며 "더 열심히 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코미디에 대한 그리움과 애정은 여전하다. 송준근은 "코미디 장르에 대한 그리움은 항상 있을 수밖에 없다"며 "코미디는 제 고향이고 처음 발을 들였던 곳이라 무대가 언젠가 빨리 생겼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라고 고백했다. "억지스럽지 않은 코미디를 하려고 노력했다"던 그만의 주관에서 준교수, 곤잘레스, 억수르 등 인기 캐릭터가 탄생할 수 있었던 비결도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송준근을 만나 그간의 근황과 그만의 개그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코미디언을 만나다】송중근 편②에 이어>

-2007년에 KBS 22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해 올해로 데뷔 15년차가 됐다. 개그맨이 된 이유는 뭐였나.

▶어릴 때부터 나서는 걸 좋아했다. 장기자랑이 있으면 나가서 선물 타고 성대모사하는 걸 좋아했다. 고등학교 동창인 유상무는 고3 때 응원 단장도 하고 메이저에 서는 걸 좋아했고 저는 마이너, 마니아층 개그를 하는 사람이었다.(웃음) 그때도 개그맨이 돼야겠다 생각은 안 했고 사람들이 내 개그에 웃어주면 기분이 좋더라. 정확한 꿈이 없을 때 상무가 공채 개그맨이 먼저 되고 '너 웃기는 거 좋아했으니까 개그맨 해보라'고 했다. 그냥 얘기한 것일 수 있는데 제게는 그게 뭔가 하나의 자극제가 됐다. 당시 경영학과에 다니고 있었지만 딱히 경영인이 돼야겠다 한 건 아니다. 점수 맞춰 진학했던 상황이라 한마디가 제게 푸시가 됐다. 내가 제일 기분 좋았던 게 뭘까 하니까 무대에 섰을 때더라. 이후 공채에 한번 떨어지고 두 번째만에 합격하게 됐다. 어떻게 보면 상무가 은인이다.

-외국인 캐릭터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인생 캐릭터는 무엇인가.

▶처음에 했던 '준교수의 은밀한 매력'은 외국인 캐릭터는 아닌데 외국 물을 먹은 캐릭터였다. 어설픈 영어를 구사하는 느끼한 캐릭터인데 당시에 신인들끼리 무대에 설수 있게 기회주셔서 선보일 수 있었다. 허미영 장효인과 저까지, 신인들이 무대 꾸민다는 게 쉽지 않은데 기회를 주셔서 할 수 있었다. 당시 저는 코미디언실에서 얌전하고 그런 이미지였다.(웃음) 그런 제가 가발을 쓰고 나타나서 선보였을 때 모두 빵터지고 의외라고 해줬다. 그래서 PD님이 '너가 평상시 조용해서 웃긴 것일 수도 있다'며 '모 아니면 도다, 일단 해보라'고 했다. 털과 꽁지머리를 붙이고 느끼하게 나오는데 관객들이 등장부터 웃으시더라. 유행어도 처음인데 따라해주시고 저한테는 고마운, 저 자신을 알려준 캐릭터였다. 당시 (김)병만이 형이 많은 도움을 주셨다. 코너 없는 신인을 불러서 '나올 때까지 열심히 짜라'고 해주셔서 나온 캐릭터였다.

-22기에 워낙 쟁쟁한 동기들이 많았다. 2년 차에 성공한 후 고민은 없었나.

▶당시 고민이 없진 않았다. 선배들이 하는 얘기가 이 캐릭터 너무 좋은데 이 캐릭터는 4~5년차 정도 활동하다 했으면 좋았겠다 하더라. 너무 센 캐릭터니까 이 이후에 뭘 할 거냐 하더라. 그래서 고민이 컸다. 워낙 임팩트가 강해서 고민이 많았는데 외국인 캐릭터가 다른 나라도 많으니까 다른 나라로 돌려보면 어떨까 해서 나온 게 곤잘레스다.(웃음) 이후에도 진한 캐릭터들이 연달아 나올 수 있었다. (외국인 캐릭터가) 제겐 또 하나의 장르다. 처음엔 불안했지만 감사하게도 새로운 것으로 웃음을 드릴 수 있었다.

-스스로 노력파 개그맨인 것 같나.

▶저는 노력파인 것 같다. KBS 2TV '개그사냥'이라고 아마추어 개그맨들이 오디션을 봐서 3승을 하게 되면 '개그콘서트'에 출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당시 김준현 박나래 등 수많은 공채 개그맨을 배출한 프로그램이었다. 제가 출연했을 때 김구라 선배님께서 '직장인인 것 같은데 직장에 다니라'고 하셨다. 심지어 그때 대학생이었다.(웃음) 그만큼 평이했던 개그였고, 제가 개그맨이 될 거라 생각했던 분이 많지 않았다. 주변에서 많은 도움을 받고 조언을 해줘서 개를 할 수 있었기에 저는 노력파인 것 같다. '준교수'도 정말 치열하게 짰다. 제가 몸을 못 쓰는데 주위에서 모니터를 해주면서 동작을 맞춰갔다. 정말 연습해서 나온 캐릭터다. 다만 저의 장점이라고 하면 쫄지 않는다는 점이다. 선배들도 '너는 쫄지 않는 것 같다, 무대 위에서 장악하는 에너지가 있다'고 하더라.

-코미디를 하며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저희 동기들도 그렇고 워낙 잘하시는 개그맨들이 많아서 신인상도 후보에만 올랐다. 이후에도 우수상 등 계속 여러 후보에만 올랐었다. 상을 못 받다 보니 상복이 없다 했는데 2018년에 받은 우수상은 개근상 느낌으로 주신 것 같더라. 사실 뭐라도 주셔서 정말 좋았다. 상도 상이지만 개그맨들한테 제일 좋은 상이 최우수 아이디어상이다. 2016년에 유민상 이수지 임우일 등과 '세젤예'로 받은 최우수 아이디어 상은 모두 같이 받는 거라 다같이 무대에 올라가서 받을 수 있어서 감사했다. 그때 정말 기분이 좋았다.

-송준근만의 코미디 철학이 있다면.

▶철학이라고 하기엔 아직 내공이 부족한 것 같다. 다만 자연스러운 저의 캐릭터와 연기력을 보여드리려 했고 억지스럽지 않은 개그를 하려고 노력을 했다. 허경환씨의 경우 유행어부터 짜놓고 대사를 짜는데(웃음) 대부분의 KBS 개그맨들 자체가 개연성 있고 억지스럽지 않은 개그나 불편해하지 않는 개그를 추구하는 것 같다.

-정범균과 유튜브에서 농구 콘텐츠 '슬램덕후'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이 채널을 통해 수익은 보지 않고 소소하게 행복, 힐링을 느끼고 있다.(웃음) 농구 시장이 작다 보니까 마니아층이 좋아하는 콘텐츠다. 주위에서 웃긴 거나 하지 그러냐고 하지만 워낙 농구를 좋아하기도 하고 레전드 선수들도 만나면서 옛날 비화도 들으면서 스스로 힐링을 한다. 저희처럼 농구를 좋아하지만 그런 분들을 만나기 쉽지 않은 이들에게 힐링을 드릴 수 있는 채널이라 소소하게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콘텐츠 같다. 매달 적자라 마음 아프기도 하지만 꾸준히 가져갈 생각이다. 이번에도 여자 배구가 잘 되는 걸 보면서 농구도 많은 분들께 사랑받는 날이 오길 바라고 있다. 농구도 정말 재밌는 스포츠다.

-'6시 내 고향'에서 인기 유튜버 쯔양과의 호흡은 어떤가.

▶처음에는 어색하기도 하고 서로 낯을 가리기도 했다. 처음에는 나이 차이가 나기도 하니까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을까 했는데 쯔양이 굉장히 적극적으로 한다. 처음엔 1인 미디어만 하다 보니까 콩트를 하거나 인터뷰 하는 걸 어색해하는데 저는 그런 부분에서 도움을 주고, 쯔양은 젊은 팬층을 유입시키는 시너지가 나오고 있다. 요즘엔 본인이 더 웃기려고 해서 제가 위협 받고 있다.(웃음) 날 '준선배'라 부르는데 후배처럼 잘 따라와주더라. 먹는 건 제가 후배니까 맛 표현이나 맛있게 먹는 법을 배우고 있다.(웃음) 시작할 때는 낯도 가리고 했는데 이걸 하면서 60~70대 노년층까지 알아봐주신다. 제 이름 석자를 잘 모르시는 분들 많았는데 요즘엔 '곤잘레스' '억수르'로 불러주셔서 뿌듯하다. 더 열심히 할 생각이다.

-송준근에게 코미디란.

▶코미디란 제게 엄마 같은 존재인 것 같다. 따뜻하기도 하고 저를 낳아줬다. 저를 희극 연기자로 낳아줬고 키워줬기 때문에 이젠 내가 엄마에게 보답을 해야 하지 않나 싶다. 앞으로 코미디가 사랑받는, 우리 어머니가 사랑받는 그런 날이 올 수 있도록 효도를 다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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