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팬텀'과 '마리 앙투아네트' 신스틸러…"내가 좀 웃긴가요"
문화 2021/07/18 06:0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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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에 로즈 베르텡 역을 맡은 배우 주아(EMK)© 뉴스1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파리 오페라극장 지하에 숨어 사는 한 남자의 비극적인 인생 이야기가 펼쳐질 때, 비운의 프랑스 여왕 마리 앙투아네트가 죄인으로 추락하는 때에도 객석이 웃음으로 들썩이는 순간이 있다. 음치 소프라노 마담 카를로타와 탐욕스러운 의상 디자이너 로즈 베르텡이 무대에 올랐을 때다.

뮤지컬 배우 주아(47·본명 김은영)는 올해 '팬텀'과 '마리 앙투아네트'에서 각각 마담 카를로타와 로즈 베르텡을 연이어 연기하며 '신 스틸러'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최근 뉴스1에서 만난 그는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그런 역할들이 들어오더라고요. 제가 좀 웃긴가요"라며 웃었다.

마담 카를로타는 '팬텀'의 여주인공 크리스틴을 질투해 그를 위기에 빠뜨린다. 악역이지만 코믹스러운 연기와 형편없는 노래 실력으로 무거운 극의 분위기를 환기한다. 로즈 베르텡 역시 돈을 밝히고 왕비에 아첨하며 정의를 외치는 프랑스 혁명 속에서도 관객에 숨 쉴 틈을 준다.

코믹 연기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으니 주아는 ""'오 캐롤'에서도 그렇고 복귀하고 나서부터 레드계열의 화려한 역할, 재미있는 역할이 많이 주어져서 저도 조금 의아하다"며 "웃긴 사람은 아닌데 밝긴 하다. 매사에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가 무대에서도 잘 묻어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로즈 베르텡 역은 2019년 '마리 앙투아네트' 재연 이후 두 번째다. 그는 "좀 더 여유가 생겼다"며 "눈빛으로 거만하게 사람들을 내려다보고 왕비 앞에서는 최선을 다하려는 리액션도 더 찾았고 객석의 관객 표정도 더 잘 보인다"고 말했다.

그래도 무거운 극에 몰입한 관객을 웃게 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는 "나도 사람인지라 안 터지면 내가 뭘 잘못했나 싶다"면서도 "웃기려고 하면 절대 안 웃긴다. 힘이 들어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말이나 행동으로 웃기려고 하면 힘이 들어가서 오버스러워져요. 그것보다 릴랙스된 상태에서 극 중 상황에 집중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그러면 표정도 자연스럽게 나오거든요. 그럴 때 관객도 재밌어하고 좋아해요."

이번 '마리 앙투아네트'에서는 프랑스 혁명이 거칠어지자 짐을 싸서 탈출하는 장면을 봐달라고 했다. 기회주의자인 로즈 베르텡은 상황이 좋지 않자 단짝인 레오나르를 버리고 도망간다. 주아는 "만화 같은 장면인데 곳곳에 우리의 아이디어가 들어가 있다"며 "'레오' 장인 문성혁과 핑퐁으로 에너지를 나눈다"고 말했다.

좀 더 비중 있는 역할에 대한 욕심은 없을까. 그는 "비중이 크면 좋겠지만 지금은 그것보다 주어진 역할을 꽉 차게 연기하는가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1993년 데뷔한 주아는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시카고', '렌트' 등 유명 작품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지만 결혼과 출산으로 한때 활동을 접어야 했다. 2012년 복귀한 이후에도 육아로 몇 년 전까지 온전히 작품에 전념하지는 못했다고 한다.

"'팬텀'의 카를로타를 전투적으로 했어요. 매일 기절할 정도로 힘들었는데 오히려 체력적, 정신적으로 저를 강하게 만들어줬어요. 배우를 더 오래 할 수 있겠다. 오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삶의 모토가 선한 영향력인데, 사람들을 웃게 만드는 것도 선한 영향력이잖아요. 움츠러드는 시국에 웃어주시면 너무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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