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인터뷰] '어른들은 몰라요' 하니 "'엄친딸' 무너뜨리려 고민…욕 연습도"(종합)
연예 2021/04/07 13:5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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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빅픽처스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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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걸그룹 EXID 출신이자 배우로 활동 중인 하니(안희연)가 첫 영화로 파격적인 변신을 보여준다. 하니가 처음으로 연기에 도전한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는 가정과 학교로부터 버림받은 10대 임산부 세진이 가출 4년차 동갑내기 친구 주영과 함께 험난한 유산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독립영화 화제작이었던 '박화영' 이환 감독의 신작이다.

하니는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감독 이환) 관련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가출 4년차 청소년 주영을 연기하기 위해 평소 갖고 있는 착하고 성실한 '엄친딸' 이미지를 벗으려 기울인 노력에 대해 밝혔다.

극중 거리를 떠돌던 주영은 임신한 또 다른 가출 청소년 세진(이유미 분)을 만나게 되고, 그의 유산을 돕기 위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는 우정(?)을 보여준다.

"이 정도의 (비행)스케일은 사실 영화를 찍으면서 알게 됐어요. 그래서 '박화영'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저도 놀란 부분이 있고, 영화를 찍으면서 감독님과 이런 저런 대화를 하면서 납득을 서로 해가야만 하는 필요성이 있었던 것 같아요."

'어른들은 몰라요'의 캐스팅 제안은 다이렉트 메시지(DM)으로 왔다. 이환 감독이 2년 전 하니에게 직접 SNS DM을 보낸 것. 당시 소속사와 계약이 끝난 후 쉬고 있었던 하니는 미래에 대해 어떤 결정을 해두지 않은 상황이었다.

"처음에 감독님께 제가 답으로 드렸던 말씀은 '일단 너무 감사하고, 당신이 정말 용감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출연 여부에 대해서는 제가 연기를 해본 적도 없고 지금 제가 회사가 없고 계약 끝나 여행 나와 있는 상태다, 출연 여부에 대해서 제가 혼자 결정하기에 무리가 있다'였어요. 그리고 솔직히 좀 세다고도 했고요. 어려운 신들도 너무 많고 잘 할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있는 데이터 자체가 내게 없어서 한국에서 회사를 찾고 회사와 상의를 드린 후에 말씀 드리기에는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죄송하다고 말씀드렸죠. 그런데 감독님이 한국에 와서 한 번 보자고 하셨어요. 저도 마침 EXID 일본 콘서트 있어서 한국에 왔어야 했고 만나게 됐고요."

감독에게 하니는 시나리오를 보고 자신이 했던 생각들을 가감없이 말했다. 시나리오를 보면서 이해가 되지 않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들에 대해서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감독님이 기분이 나쁘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내 얘기를 너무 흥미롭게 받아주셨다"고 회상했다. 대화 이후 '박화영'을 보게 됐고, 이 영화를 만든 사람이라면 자신이 우려한 부분에 대해 우려하지 않도록 만들어줄 것이라는 신뢰가 생겼다.

"감독님께 말했어요. 미래에 대해서 아무 것도 결정한 게 없다. 그래서 계약 기간이 끝나고 바로 여행을 갔다, 여행 가면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여행 가서도 찾은 게 없는 거 같다. 그래도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내가 할 일이 뭔지 모르겠지만 그게 뭐든 세상을 조금 더 좋은 쪽으로 만드는 무언가였으면 좋겠다. 이 영화가 그쪽 방향으로 가는 게 맞느냐고 물었어요. 그랬더니 감독님이 나도 그런 꿈이 있는 사람이라고 얘기했주셨어요. 그리고 제가 연기를 경험해본 적이 없기에 영화를 찍고 연기에 대해 흥미를 느끼지 않게 된다면 앞으로 안 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감독님이 '내 영화에 하니의 연기 인생이 달렸구나' 싶어서 연기에 대한 재미와 꿈을 심어주고 싶다는 욕심, 목적을 갖게 됐다고 하시더라고요."

'어른들은 몰라요' 전에 하니는 '국가대표2'에 특별 출연을 하기도 하고, 연기 수업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연기자가 되겠다는 적극적인 생각을 가져본 적은 없었다.

"'국가대표2' 때 했던 건 연기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제가 연기를 하는 건 상상을 해보고 꿈을 꿔보기는 했었죠. 그렇지만 데이터나 경험이 없는데 '배우가 되겠어'라고 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잘 할지 안 할지 좋아할지 좋아하지 않을지 그 어떤 것도 가늠할 경험이 없으니까요. 그랬던 것 같아요."

출연 결정을 내린 후부터 하니는 2달간 감독이 배우들과 진행하는 워크샵에 참여하게 됐다. 배역과 영화에 대해 본격적으로 고민하고 훈련하는 시간이었다. 특히 하니는 이 영화를 통해 자신이 30년 가까이 갖고 있었던 바르고 착실한 '엄친딸' 이미지를 무너뜨리는 경험을 했다.

"욕이라는 것이 제게는 금지돼 있다는 어떤 인식이 있었어요. 워크샵을 할 때 영상을 찍어서 모니터링을 해요. 그런데 '야이 XX 새끼야' 욕을 하는데 부끄럽게도 막에 자신감이 끝까지 붙어있지 못하더라고요. 무의식적으로 자신감 있게 지르지 못했어요. 영화에서 불량 학생으로 나온 은정이라는 친구가 욕 강습을 많이 해줬어요. '희연아, XX새끼야 할 때는 '씨'에도 강세가 들어야가하지만 '새'에도 들어가야 해' 하면서요.(웃음) (이)유미도 그렇고 감독님도 그렇고 워크샵 하면서 계속 보고 찍고 확인하고 하는 과정을 통해서 조금 도움을 많이 줬어요."

영화 속에서는 주영이 어떤 이유로 세진을 돌로 내리치는 장면이 나온다. 하니는 그 장면을 찍기 위해 돼지고기를 사서 돌로 내리치는 연습을 하기도 했다고 했다. 스스로 금기시 했던 행동이기에 마음으로부터 진심으로 하는 연기가 잘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워크샵을 하는데 너무 못 내리치겠더라고요. 저는 아까 '엄친딸'이라고 얘기해주신 그런 성향이 있어서, 그렇게 친구를 내려치는 행위, 그런 걸 안 하려고 최선을 다해서 노력해서 살았던 것 같아요. 최대한 그러지 않고 싶으니까요. 워크샵 때 돌 대신 휴지를 들고 하는데 울면서 30번 내리치고, 팔 벌려뛰기도 하고, 저를 무너뜨리려고 해도 무너지지가 않았어요. 몇십년을 그렇게 살아온 사람이니까요. 그렇다고 거짓말로 내려치고 싶이 않았죠. 어떻게 하면 무너질 수 있을까. 돌을 찾아 다녔어요. 정말 무너지려고 엄청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하니는 이환 감독과 이유미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두 사람은 하니가 자신을 깨고 배역 안으로, 연기라는 세계 속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결정적인 도움을 준 사람들이다.

"유미는 정말 최고에요. 제가 진짜 알에서 나온 오리새끼였으면 유미는 엄마 오리였다. 유미를 졸졸 쫓아다녔죠. 유미는 현장에서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데, 저에게 어느 날은 파일을 하나 보내줬어요. 현장 모든 스태프들의 이름이 있고 그 옆에 스태프들의 얼굴을 찍은 사진을 정리했더라고요. 현장에 빨리 익숙해지고, 빨리 친해져서 조금 더 편하게 연기했으면 하는 마음에 해준 거였어요. 또 제 모든 워크샵을 유미가 함께 해줬고, 자기 촬영이 끝났는데도 제가 어려운 촬영을 하고 있으면 편의점에 가서 커피를 사서 스태프들에게 드리고 잘 부탁한다고 인사하고, 제 신발 끈을 묶어주고요. 그때 저를 올려다보던 유미의 표정을 잊을 수 없어요."

그래서 하니는 첫 영화로 칭찬을 받을 때마다 "내가 한 게 아니라 감독님과 이유미가 만든것이다"라고 말한다고 했다. 두 사람은 자신에게 너무나 감사한 사람들이다. '어른들은 몰라요'를 선택할 당시에는 몰랐지만, 이제 하니는 연기에 재미를 느끼게 됐다고 했다.

"이제는 '하고 싶다'라고 생각할 정도의 데이터는 다 모은 것 같아요. 영화를 찍고 너무 좋았어요. 그런 순간이 있었어요. 의미있는 무언가를 함께 하는, 그것에 일원이 돼서 그것이 좋았던 것인지 내가 연기라는 행위가 좋았던 것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예요. 그래서 정반대 환경에 나를 놔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게 웹드라마라고 생각했고 '엑스엑스(XX)'를 촬영했어요. 그것도 재밌더라고요."

하니가 속해있던 걸그룹 EXID는 '역주행의 아이콘'으로 여겨져왔다. 그리고 최근 브레이브걸스는 EXID가 그랬던 것처럼 '롤린'으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전 '역주행의 아이콘' EXID의 멤버로서 지금의 상황들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브레이브걸스가 사실 저희보다 선배에요. 2011년 데뷔하셨거든요. 저희는 2012년 데뷔고요. 우리보다 더 오랜시간 그 꿈을 지켜내신 것 같아요. 그래서 너무 감사드려요.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나오신 걸 봤어요. 솔직하게 그간의 힘든 얘기를 해주시는데 제가 다 힘이 났어요. 꿈을 지켜내고 버텨주신 게 너무 대단하고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EXID는 다시 뭉칠 수 있을까. 하니는 "현실적으로는 멤버들이 전부 다 다른 회사를 가서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멤버들과는 연락을 자주 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 중이다.

"어제도 정화가 '제작발표회 수고했어, 너무 예쁘다' 하고 연락을 해줬어요. 지금 저는 하니 혹은 안희연입니다, 하고 얘기해요. 하니는 저에게 되게 소중한, 팬분들과의 7년간의 기억이 쌓인 어떤 정체성이거든요. 회사에서는 안희연으로 보도자료를 내시지만, 2차로 보도가 될 때는 '하니'로 나가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저는 하니기도 하고 안희연이기도 해요. 따지고 보면 '부캐' '쓰리캐' 잖아요?"

한편 '어른들은 몰라요'는 오는 15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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