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 사과-피해자 반발-추가 폭로…꼬리 문 배구계 '학폭' 논란(종합)
스포츠/레저 2021/02/14 17:54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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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계는 꼬리를 무는 선수들의 학교폭력 사태로 얼룩졌다.(한국배구연맹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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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오른쪽)과 이다영은 학교폭력 논란의 중심에 섰다.(한국배구연맹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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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명근은 학교폭력에 대해 사과하며 자숙하는 의미로 경기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한국배구연맹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배구계가 선수들의 과거 '학교폭력' 사태로 얼룩지고 있다. 피해를 호소하는 이들의 폭로가 계속 꼬리를 물고 있다.

학폭 논란이 발생한 건 지난 10일이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현직 배구선수 학폭 피해자들입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가해자와 배구부원으로 함께 활동했다며 초등학교와 중학교 시절 사진을 증거로 첨부했다.

내용은 충격적이었는데, 단순 폭행을 넘어 금품을 갈취하고 칼로 위협하기도 했다. 작성자 A씨는 "지금 글을 쓰는 피해자가 총 4명이지만 (실제 피해자는) 더 많다"면서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가해자들로 인해 트라우마를 갖고 살아간다"고 폭로했다.

가해자가 V리그 최고 인기스타인 '쌍둥이 자매' 이재영과 이다영(이상 흥국생명)으로 밝혀지면서 파문이 커졌다.

이재영과 이다영은 빠르게 학교폭력 사실을 인정했다. 10일 자필 사과문을 SNS에 올려 "철 없었던 지난달 저질렀던 무책임한 행동으로 많은 분들에게 상처를 드렸다. 머리 숙여 사죄한다"며 "자숙하고 평생 반성하며 살아가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흥국생명 구단은 "피해자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앞으로 선수단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으나, 결과적으로 피해자를 두 번 울렸다.

이재영과 이다영이 심신의 안정을 취한 뒤 징계를 내리겠다고 입장을 나타냈던 게 역풍을 맞았다. 13일에는 또 다른 피해자 B씨가 나타나 이재영과 이다영이 과거 욕설과 폭행을 일삼았다는 걸 추가 폭로했다.

B씨는 "징계를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가 되어야 한다는데 왜 그래야 되는 건가. 그렇게 어렸던 누군가는 그런 일을 받아들일 수 있어서 참아왔던 것인가. 안정을 취해야 하는 상황? 다른 누군가는 누군가에 의해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부정적인 생각들과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은 안 해본 건가"라며 흥국생명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재영과 이다영의 학교폭력 때문에 배구선수의 꿈을 포기했다고도 고백했다.

남자배구도 학교폭력 논란을 피할 수 없었다. 13일 같은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남자배구 선수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글이 등록됐다.

C씨는 고등학교 1학년 시절 선배들로부터 단체 기합을 받는 게 일상이었다면서 한 선배의 발차기로 급소를 맞고 결국 고환 봉합수술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중학교 시절에도 창고에서 맞았다고 했다.

C씨는 "한때의 추억으로 묻으려고 했는데 아무리 해도 악몽이 잊히지 않는다"며 "가해자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받고 싶다"고 강조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은 OK금융그룹의 송명근과 심경섭이었다. 두 선수는 구단을 통해 폭언폭행 등 과오를 인정한다며 사과했다. 구단은 "피해자를 직접 만나 사과하려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아 문자메시지로 사죄의 마음을 전한 상황"이라고 알렸다.

그러자 C씨는 "사과는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가 원하는 방식이 되어야 한다. 막무가내 전화 걸어 끝낼 단순한 사항이 아니라 생각돼 전화를 받지 않았다"며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문자메시지에도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다며 다시 진정성 있게 사과하기를 원했다.

그러자 송명근은 14일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행위를 저지른 것이 맞다. 그 어떠한 변명도 해명도 할 것이 없다"며 "사과는 아무리 해도 끝이 없기에 다시 한 번 연락드려 진심어린 사죄를 전달하고 용서를 구하고 싶다"고 SNS에 재차 사과문을 올렸다.

학교폭력 논란의 중심에 선 가해자는 코트에 서지 못하고 있다. 이재영과 이다영은 11일 한국도로공사전에 결장했으며 송명근은 자숙하는 의미로 올 시즌 잔여 경기를 뛰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 공식적인 징계가 내려진 것은 아니다. 구단과 대한배구협회 모두 이들의 징계 수위를 높고 고심하고 있다.

단호한 처벌이 내려지지 않자 피해자 학부모까지 나서 가해자의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 이재영과 이다영으로부터 학교폭력 피해를 입은 자녀를 둔 학무모 D씨는 14일 "우리 아이들이 받은 피해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었을 때, 부모의 마음은 지옥이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피해를 받은 아이들이 한두 명이 아닌 상황인데 흥국생명, 대한배구협회, 대한체육회가 (방관자처럼) 서로 눈치보기만 하고 있다. 앞으로 자라나는 건강한 스포츠 꿈나무들을 위해서도 (이재영과 이다영에게) 엄벌 징계가 내려져야 한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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