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리뷰] '소울' 어른들의, 어른들을 위한 사색적인 판타지
연예 2021/01/10 09:32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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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 스틸 컷 © 뉴스1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마음 속 세상과 사후의 세상에 이어 '태어나기 전 세상'이라니.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의 상상력에는 한계가 없다.

최근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애니메이션 '소울'(감독 피트 닥터)은 목표만 좇느라 하루하루 일상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는 평범한 어른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작품이다.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에게까지 감동을 주는 애니메이션들로 유명한 픽사지만 이번 작품은 더욱 더 어른들의 감성을 건드릴만한 요소들을 품고 있다.

영화는 서툰 솜씨의 아이들이 재즈를 연주하는 한 음악 수업 시간을 보여주며 시작한다. 중년에 접어든 음악 선생님 조 가드너(제이미 폭스 분)는 교장으로부터 정규직 교사 제안을 받지만, 이 소식을 받아드는 그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다. 그에게는 오랫동안 갈망해 온 꿈이 있기 때문이다. 마침 비슷한 시기, 조는 어린 시절부터 꿈꿔온 도로테아 윌리엄스 밴드 피아노 연주자 포지션의 오디션을 제안 받고, 성공적으로 훌륭한 연주를 해보인다. 결국 멤버가 된 그는 프로 연주자로서 무대 데뷔를 앞두고 즐겁게 귀가하던 중 뚜껑 열린 맨홀에 빠지고 만다. 정신을 차려보니 저승으로 가는 컨테이너 벨트 위다.

오랫동안 기다려 온 순간을 앞두고 저세상에 차마 갈 수 없었던 조는 정신없이 도망을 치고, 또 다른 세계로 진입해 숨게 된다. '태어나기 전 세상'이다. 태어나기 전 세상에서는 '갓 태어난 영혼들'이 그곳의 카운슬러인 제리와 멘토 영혼들의 도움으로 성격을 형성하며 태어날 준비를 한다. 갓 태어난 영혼들이 지구 통행증을 얻기 위해서는 '불꽃'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불꽃을 각 영혼에게 찾아주고 심어주는 것이 멘토들의 역할이다.

조를 멘토 영혼으로 오해한 제리는 그를 말썽꾸러기 '22'의 멘토로 배정한다. '22'는 링컨과 간디, 테레사 수녀, 칼 융 등 지구에서 뛰어난 업적을 보여줬던, 이름난 멘토 영혼들이 두 손 두 발을 들고 포기한 독특한 영혼이다. 어떤 것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22는 조의 사정을 들은 후 자신이 불꽃을 채우게 된다면 받게 될 지구 통행증을 조에게 주겠다고 약속한다. 집으로 돌아가 꿈에 그려온 무대에서 연주를 해야 하는 조는 22의 불꽃을 찾기 위해 함께 고군분투한다.

'소울'의 매력은 한계없이 뻗어나간 사랑스러운 상상력에 있다. '태어나기 전 세상'이라는 개념과 그 세계 속에서 살아가는 갓 태어난 영혼과 카운슬러들, 역사 속 위인들의 영혼이 갓 태어난 영혼들의 멘토가 된다는 설정, 길을 잃은 영혼들, 영혼과 육체 사이의 공간 등. 기발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상상력의 산물들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충만하게 채운다.

비주얼과 사운드는 흠 잡을 데 없다. 영혼들이 사는 세계를 부드러운 색상과 곡선의 형태로 형상화해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향수를 느끼게 한다. 천진난만한 표정의 '갓 태어난 영혼들'의 외모는 한없이 귀엽다. 세계적인 재즈 뮤지션 존 바티스트의 사운드가 뉴욕의 재즈를 훌륭하게 재현했고, 영화 '소셜 네트워크'로 제83회 아카데미, 제68회 골든 글로브 음악상을 석권한 영화 음악 작곡가 트렌트 레즈너, 애티커스 로스가 영혼들이 사는 신비로운 세계의 사운드를 그럴듯하게 표현해냈다.

영화가 보여주는 주제의식은 어린 관객 보다는 나이가 있는 관객들이 공감할만한 내용이다. 엔딩 자체보다는 영화가 주는 메시지가 오랫동안 깊은 여운을 남긴다. 러닝 타임 107분. 오는 2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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