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인터뷰] "전 부치고 심부름 하고"…하지원의 추석·가족 그리고 '담보'(종합)
연예 2020/10/01 07:0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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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원/CJ엔터테인먼트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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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소녀처럼 맑고 투명하다. 배우 하지원(42)을 직접 마주하면 받게 되는 느낌이다. 영화 '담보' 촬영 전 하지원과 함께 작업하게 됐다는 이야기에 김희원은 성동일에게 "하지원이 오면 거저 먹기다"라고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가만히만 있어도 잘 웃어주기 때문이다. 장난기 많은 아저씨들에게 그만큼 좋은 관객(?)은 없을 것이다. 김희원의 말처럼 쉴새 없이 '까르르' 기분 좋게 웃어보이는 하지원은 무척 오랜만에 인터뷰이로서 기자들 앞에 앉았다.

하지원이 5년 만에 선보이는 국내 영화 '담보'는 떼인 돈을 받으러 갔다가 얼떨결에 9살 승이를 담보로 맡게 된 두석과 종배의 이야기를 그리는 휴먼 코미디 영화다. 하지원은 극중 대학생 승이와 성인 승이를 연기했다. 깜찍하게 연기를 잘하는 아역 배우 박소이에 이어 하지원이 보여주는 승이는 아빠들의 사랑을 가득 받고 자라 밝으면서도 어른스러운 면을 가진, 똑부러지는 여성이다. 특히 영화 후반부의 감정신들은 대부분 어른 승이 하지원의 몫이었다.

"부담이 많이 됐어요. 촬영할 때 쉽지 않았거든요. 제가 매일 촬영장에서 이어왔던 감정이 아니어서 촬영할 때는 음악을 많이 들으면서 감정을 잡았어요. 선배님들은 계속 촬영을 같이 해오시고 이야기도 많이 하셨었기 때문에 밸런스를 맞춘다거나 하는 부분이 쉽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대학생 시기를 연기하는 것도 부담이라면 부담이었다. 영화에서 하지원은 영민하고 순수한 대학생의 캐릭터를 훌륭하게 소화했다. 특유의 동안 덕분인지 위화감 같은 것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대학생 연기는 처음에 거부했었어요. 하지만 감독님께서 계속 이야기를 해주셨고 결국 제가 설득을 당했죠. 대학생부터 감정을 끌어가주면 감정이 조금 더 매끄럽게 연결될 거 같다고 하셨거든요. 어쩔 수 없이 한 거예요."

유년 시절을 연기한 박소이, 고등학생 시절을 연기한 홍승희의 뒤를 잇는 연기를 해야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사실상 3인 1역이나 마찬가지인 설정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하지원은 두 어린 배우들과 자신의 공통점을 짚으며 이들과 함께 만들어간 승이 캐릭터에 대해 만족감을 보였다.

"소이는 저와 약간 비슷한 점이 있어요. 현장에서 어린 아이인데도 엄마를 찾지 않고 스태프들과 잘 놀더라고요. 원래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있는 친구인데 저도 소이처럼 현장을 되게 좋아하고 밝고 그런 비슷한 베이스가 있죠. 고등학생 역할로 캐스팅된 친구(홍승희)는 감독님이 저랑 비슷하게 생긴 친구가 캐스팅 됐다고 얘기해주시더라고요.(웃음) 그래서 기분이 좋았어요. 정말 비슷한 분을 캐스팅한 것 같아요."

'담보'는 성동일 김희원 등 두 선배 배우를 비롯해 김윤진 나문희 등 베테랑 배우들과 함께 할 수 있어 더 의미있는 현장이었다. 특히 하지원은 성동일과 꼭 한 번 작품을 해보고 싶었었다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성동일 선배님과 너무 작품을 하고 싶었거든요. 선배님이 제 아빠가 되는 과정은 힘이 들지 않았어요. 서로 눈을 보고 있거나 한 공간 안에 있을 때 아빠와 딸로 자연스럽게 변해갔죠. 선배님의 너무나 큰 장점이신 것 같아요. '개딸'이요? 그건 잘 모르겠어요.(웃음) 선배님은 누구나 딸이 될 수 있을만큼, 좋은 아빠가 돼주세요."

성동일은 '담보' 홍보 기간 딸 역할인 하지원과 다음 작품에서는 연인으로 만나고 싶다거나, 김희원과 삼각관계를 연기해보고 싶다고 농담을 해 웃음을 줬다. 하지원은 이 같은 성동일의 말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웃음을 터뜨리며 어쩔 줄 몰라했다.

"농담으로 선배님이 인터뷰할 때 딸인데 연인으로 보였다고 얘기를 하세요.(웃음) 삼각관계라니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그런데 그런 생각을 하기는 했어요. 너무 아쉬워서 다른 영화든 재밌는 작품이 있으면 또 다르게 한 번 호흡을 맞춰보자고요. 다시 한 번 작품을 해보고 싶어요."

'담보'에는 여러 번 관객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드는 장면들이 등장한다. 그 중에서도 엄마 명자와 어른이 된 승이의 재회 장면은 두 여배우의 뜨거운 감정이 충돌하며 극적인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영화의 주요 장면 중 하나다.

"사실은 그 신이 제 첫 촬영이었는데, 쉽지 않았죠. 감독님께서도 뭔가 제가 감정을 끌어내기가 힘들까봐 음악을 주셨어요. 음악을 들으면서 감정들을 조금 더 느끼려고 했었고요. 그런데 김윤진 선배님이 정말 대단하신 게 많이 걱정했는데 처음 선배님과 딱 눈을 맞추면서부터 교감이 되는 거예요. 엄마와 딸처럼 그 감정이 올라왔어요. 걱정했던 것보다 순조롭게 촬영이 됐던 거죠."

하지원은 감정 연기의 달인이다. 호소력 짙은 그의 연기는 늘 관객들의 마음을 끄는 데가 있다. 그는 감정 연기를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백지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저는 오히려 머릿속에 백지 상태로 만든 후에 촬영에 들어가요. 모든 메모리를 다 지워버리죠. 힘든 과정이기는 한데 그래야지만 어떤 자연스러움이 나올 수 있는 것 같아요. 우주에 저 혼자 떨어진 것처럼 눈을 감고 액션 을 하기 전 저 혼자 놓는 그런 과정들을 만들어요."

'담보'를 찍으며 하지원은 다시 한 번 가족의 의미를 되돌아 보게 됐다. 그는 자신의 옆에서 자신을 보호하고 지켜주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족이라면서, 영화를 찍은 후 되새기게 된 가족의 의미에 대해 밝혔다.

"이 영화를 찍고 '가족이 뭐라고 생각하세요?'라는 질문을 받게 돼요. 제가 대답을 어떻게 했느냐면 '지켜주는 사람, 날 가장 가까이서 지켜주고 보호해주는 사람'이라고 했죠. 이 영화를 통해서 그런 생각을 조금 더 하게 됐어요. 요즘엔 가족이지만 못 보고 지내는 사람도 많고, 멀리 있어 자주 보지 못하는 사람도 있잖아요. 피가 섞인 가족이 아니지만, 영화에서 두석과 종배가 그랬듯 날 옆에서 지켜주고 보호해준다면 그게 가족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올해로 데뷔 25년차인 하지원은 최근 휴식을 하며 스스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갖고 있다고 했다. 좋은 음악을 듣고 책을 읽고 영화를 보며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다. 추석 때는 스케줄도 잡지 않고 어머니를 도와 제사 준비를 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번에는 조촐하게, 간소하게 제사를 지내기로 했어요. 시장도 보고, 엄마를 도와서 야채도 다듬고요. 저 다 할 줄 알아요.(웃음) 다 도와드려요. 채소 썰라고 하면 썰고, 전도 부치고, 시키는 심부름도 잘 하고요. 요즘엔 시간적 여유가 생기다 보니 나에 대한 생각들을 정말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항상 작품 속의 캐릭터가 어떤 삶을 살고, 그런 생각들만 하며 살다가 진짜 내가 뭘 좋아하는지를 볼 수 있는 그런 시간을 갖게 된 거죠."

하지원의 독특한 점은 데뷔 25년차가 될때까지 스캔들이나 열애설이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열심히 일에만 매진해온 탓일까. 하지원은 지금까지 결혼을 염두에 두고 살아온 적이 없었다고 했다. 특히 그는 '자만추'(자연스러운 만남 추구자)라면서 들어오는 소개팅까지 마다한다고 말했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자연스러움이었다. 일이나 연애나, 혹은 자신을 돌아보는 일까지 자연스럽게 하게 되는 일들에 집중하는 것. 오랫동안 인기 배우로 '롱런'하는 하지원의 비결인 듯했다.

"저는 뭔가 하나에 집중하면 다른 게 안 보이는 스타일이에요. 요즘에는 또 여유가 있다보니 자연스럽게 나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거죠. '이런 시간을 보내야지'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좋아하는 것들을 찾게 되고요. 아직 차기작은 결정되지 않았어요.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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