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리뷰] '담보', 결말 작위성 아쉬운 '아저씨'의 판타지
연예 2020/09/29 06:0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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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보' 스틸 컷 © 뉴스1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JK필름과 CJ엔터테인먼트가 만나 또 한 편의 휴먼 코미디 영화를 내놨다. 어느 정도의 느낌인지 예상이 가능한 것도 같으면서 묘하게 기대감을 자극한다. '해운대'와 '국제시장', '공조', '그것만이 내 세상' 같은 영화들을 선보였던 제작사 JK필름의 영화라면 적어도 대중의 취향에 걸맞은 '재밌는 영화'를 내놓을 것이라는 신뢰가 있기 때문이다.

29일 개봉하는 '담보'(감독 강대규)는 이에 어느 정도 부합하는 영화다. 사랑스러운 아역 배우의 매력을 주축으로 연기 잘하는 두 배우 성동일과 김희원이 인간적인 캐릭터들을 현실감 있게 구현하며 극을 이끈다.

이야기는 능력있는 중국어 통역 승이(하지원 분)가 종배 아저씨(김희원 분)으로부터 누군가를 찾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부랴부랴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으며 시작한다. 이어 시간은 1993년으로 돌아간다. 군대 상관과 부하 출신인 것으로 보이는 두 남자가 은갈치 양복(?)에 일수 가방을 들고 떼인 돈을 받기 위해 길을 나선다. 조선족 출신 채무자의 부인 명자(김윤진 분)를 발견한 이들은 빌려준 돈의 원금 75만원을 내놓으라고 닥달한다.

하지만 명자는 "먹고 죽어도 없다"고 말하고, 이에 까칠한 사채업자 두석(성동일 분)은 명자의 어린 딸 승이(박소이 분)를 담보로 삼겠다며 승이를 안고 도망쳐버린다. 내일까지 돈을 구해야 하는 상황. 하지만 명자는 돈을 구하기 위해 밀수품을 나르다 불법 체류자인 것이 들켜 추방 위기에 놓이고 그 사이 승이는 두 사채업자의 눈을 피해 도망을 쳐버리고 만다.

승이는 엄마와 단둘이 살았던 허름한 컨테이너로 돌아오지만, 엄마의 행적은 묘연하다. 결국 엄마를 찾기 위해 가방을 짊어지고 나선 아이에게 세상은 차갑고 위험한 곳이다. 그리고 이 같은 위험 속에서 승이를 찾아다니던 두석이 그를 구한다.

'담보'는 어느 정도의 편안한 웃음과 감동이 보장된 작품이다. 재미의 60% 이상은 아역 배우 박소이의 매력에서 나온다. 천진난만하고 귀여운 아이가 보여주는 호소력 있는 연기에 어른들은 어느 순간 마음을 놓아버린 채 극에 몰입하게 된다. 퉁명스러워보이지만, 누구보다 든든한 아빠 두석과 그의 옆에서 엉뚱한 소리를 늘어놓는 종배 캐릭터의 콤비 플레이도 훌륭하다. 그뿐 아니라 중반부 이후부터는 눈물 연기의 달인인 하지원과 그 못지 않게 절절한 감정을 이끌어 내는 김윤진 나문희 등 훌륭한 여배우들의 연기가 감동을 준다.

일견, 신파 영화라는 인상을 줄 수도 있으나 '담보' 속 인물들의 감정은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편이고, 이는 베테랑 배우들의 열연에 기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물론 이는 결말 이전에만 해당하는 설명이다. '담보'의 작위적인 결말 부분이 못내 아쉬움을 주기 때문이다.

영화는 인물들간 쌓아온 먹먹한 감정들을 다소 말이 안 되는 사건 하나로 몽땅 날려버린다. 개연성이 부족한 설정이다. '21세기에 과연 이 같은 일이 가능한가?'를 생각하다가 결말에 몰입하지 못한 채 정신을 차려보면 영화가 끝나 있다. 종배 역을 맡은 김희원은 최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담보'를 "판타지 영화"라고 표현한 바 있는데 과연 판타지 영화 같은 결말이다.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신파의 완성을 위한 '한 방'이 필요해 넣은 억지스러운 설정이라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물론 이처럼 부자연스러운 설정 속에서도 성동일과 하지원의 뜨거운 연기는 관객들의 마음을 끄는 데가 없지 않다. 그럼에도 영화적인 완성도 면에서 좋은 평가를 내리기는 어렵다.

'담보'는 약하고 여린 존재를 보살피고 보호해주고자 하는, 인간이 가진 연민에 대한 이야기다. 특히 자신보다 약한 존재를 돌봐주면서 성장하는 철없는 '남자 어른'들의 모습에서는 좋은 아빠이자 보호자가 되고 싶은, 남자들의 판타지도 읽힌다. 러닝 타임 113분. 2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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