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스틸러] '광숙이'로 알던 그녀의 반전…임화영을 위한 '팡파레'(인터뷰)
연예 2020/07/14 07:0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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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임화영 / 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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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화영 / 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스크린에서 기존 스타들을 만나는 재미는 크다. 오랜 경력과 함께 연기력, 흥행력이 보장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상적인 '젊은 배우들'을 새롭게 찾는 기쁨도 이에 못지 않다. 때묻지 않은 연기가 주는 신선함은 물론, 새로운 스타 탄생에 대한 기대감이 영화 팬들의 설렘을 자극해서다.

뉴스1은 떠오르는 젊은 연기자들을 집중조명하기 위해, 이들의 연기관과 속마음 등을 솔직하게 들어보는 심층 인터뷰 시리즈 '영스틸러'(Young Stealer)를 마련했다.

'영스틸러'의 첫 번째 주인공은 연기자 임화영(36)이다.


* 이번 인터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배우 임화영은 한동안 '광숙이'로 불렸다. 지난 2017년 방송된 KBS 2TV 드라마 '김과장'에서 다방 레지 출신 경리인 오광숙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사랑스럽고 의리 넘치던 '광숙이' 이후 임화영은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선 제혁(박해수 분)의 동생 제희로, OCN 드라마 '트랩'에선 프로파일러 윤서영으로 각각 분하며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을 더욱 확장시켰다.

특유 단아한 외모에 갇히지 않고 또 한 번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작품은 지난 9일 개봉한 영화 '팡파레'(감독 이돈구)다. '팡파레'는 예기치 못한 살인사건에 휘말린 다섯 빌런이 오직 살기 위해 벌이는 악몽보다도 더 끔찍하고 잔인한 하룻밤을 그린 본격 생지옥 스릴러 영화다. 임화영은 이 작품으로 지난해 제2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앞으로의 가능성을 더욱 인정받았다.

임화영이 '팡파레'에서 맡은 역할은 미스터리한 악당 제이 역이다. 제이는 잠시 들른 바에서 2인조 강조를 만나 인질이 되고, 2인조 강도가 부른 새로운 인물들이 벌이는 상황들을 지켜보며 긴장감을 조성하는 인물. 제이의 정체를 모르는 남자들은 제이를 약자로 보고, 상황이 꼬여갈수록 전복되는 남자들과 제이의 관계는 어딘지 모르게 통쾌한 반전을 안긴다.

임화영은 이 영화로 배우로서 생애 첫 상인 여우주연상을 수상할 당시를 회상하며 "진짜 책임감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고, 더 발전하라고 주는 상이구나 했다"고 돌이켰다. 그리고는 "스스로를 깨부숴야 시청자 분들께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는 것 같다"면서 "30년 후에도 연기를 계속 하고 싶다"는 바람도 함께 전했다. 앞으로 임화영이 보여줄 더 큰 가능성과 새로운 도전이 더욱 기대된다.

-'팡파레'가 개봉한 소감은.

▶너무 설레고, 요새 많이 시기가 어려운 만큼 개봉이 감사하다.

-'팡파레' 제이는 임화영이 그동안 해온 캐릭터와 상반된다. 그런 점에서 제이에 대한 첫인상은 어땠나.

▶'팡파레'라는 제목을 봤을 때는 밝은 로맨스 장르의 시나리오겠구나 했다.(웃음) 첫장을 열었을 때 제이가 차에서 화장을 진하게 하는 장면이 묘사돼 있었는데 '그런 내용이 아니구나' 하면서 읽었다. 첫인상은 신선하더라. 감독님이 전하시려고 하는 메시지나 보여주시려 하는 색깔이 뚜렷하게 시나리오 안에 녹아들어 있더라. 인상 깊었고 신선하게 느껴졌다.

-제이 캐릭터는 한편으론 도전이었다.

▶맞다. 그동안 전혀 해보지 못한 캐릭터다.(웃음) 내가 과연 카리스마 있고 강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이 캐릭터가 내게 어울릴까 했는데 감독님께서 제 안의 다른 모습과 가능성을 보고 말씀해주신 게 아닐까 했다.

-킬러라는 반전을 지닌 인물이기도 했다. 이 설정에 부합하는 연기를 보여주려 기울인 노력이 있다면.

▶킬러라는 인물이 어떻게 보면 표현하기가 한정적이다. '킬빌'과 '미션 임파서블4' 등 킬러들과 관련한 영화를 찾아보고 했는데 감독님께서는 아무 준비도 하지 말고 상황에 맞게 제이를 즐겼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제이가 착용한 가발이나 옷, 그리고 제이의 화장이나 바에 들어갔을 때 만나는 인물들, 공간이 주는 힘이 제이를 연기할 수 있게끔 만들어주더라.

-제이는 초반 캐릭터를 분명하게 드러내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이 인물의 전사에 대해 어떻게 만들어갔을지 궁금하다.

▶제이의 전사가 무엇일까 고민하긴 했다. 제이가 어떻게 킬러가 됐고 왜 이렇게 의뢰를 받아서 킬러를 할까 그 궁금증에 나 역시도 중점을 뒀다. 평소 연기를 할 때 전사를 많이 연구하긴 한다. 그 인물의 전사를 생각하고 분석했을 때 갖고가는 힘이 크더라. 결과적으로 제이는 이 상황을 즐기는 아이라고 중점을 두고 전사도 그렇게 만들어갔고, 연기하기 수월했다.

-제이의 외적인 모습에 있어서도 임화영에겐 '변신'이라 할 수 있었다. 제이의 가발이나 의상 등은 배우의 의견인지.

▶감독님께서 다 생각해주신 거다.(웃음) 제이는 정말 외적인 모습이 뚜렷했다. 감독님의 생각과 분장실장님의 생각 녹아들었다. 저로서는 가발을 쓴다는 것 자체가 재밌었다. 배우에게 어떤 배역이 주어졌을 때 외적인 걸 많이 고민하기도 한다. 평소 일상에서 입는 의상은 청바지나 티셔츠인데 다른 모습에 도전할 수 있어서 신났다.

-제이는 임화영의 또 다른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캐릭터다. 그런 점에서 새로운 도전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는지.

▶부담은 진짜 조금도 없었다. 너무 신났기 때문이다.(웃음)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나를 깨부수고 한단계 나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그전까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괜찮을까? 내가 정말 해도 되나' 생각하지만, 고민은 하되 두려워 하지 않고 즐거워 하는 편인 것 같다.

-임화영 배우와 제이 사이 접점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지만, 실제 성격은 어떤가.

▶이제까지 연기했던 캐릭터들이 다 제 안에 다 있다. 이번에도 제 안의 제이스러운 부분을 끄집어내서 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조금은 닮아있지 않을까 한다. 어떻게 보면
참다가 한번에 터뜨린다는 점이 비슷하다.(웃음) 이들이 제이에게 하는 행위 자체가 어설프고, '얘네가 지금 누구인줄 알고 이러는 건가' 하는 시선으로 보는 게 있다. 상황이 다르긴 하지만 참다가 터트리는 건 닮은 것 같다.(웃음)

-'김과장' 광숙이부터 '팡파레' 제이까지, 임화영 배우만의 연기 과정이 있다면.

▶저는 제 안의 깊숙한 곳에서 제 것을 꺼내서 표현하려 하는 편인 것 같다. 제 안에서 나오는 것으로 캐릭터에 접근하는 편이다. 광숙이의 발랄함은 없지만 엉뚱함을 갖고 연기했던 것처럼 제 안의 어떤 면을 바탕으로 캐릭터를 만들어왔다.

-제이는 '팡파레'에서 유일한 여성 캐릭터다. '유일한 여성 캐릭터'라는 점이 배우에겐 어떻게 다가왔나. 그리고 '팡파레'라는 제목이 결국 제이를 위한 제목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제이와 제목을 어떻게 연결하려 했나.

▶여자 혼자, 남자 네명, 여성과 남성 이런 걸 생각해보지 않았다. 감독님이 제이를 통해 전달하시려는 메시지가 명확했고 '왜 너희들만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라는 대사가 혼자 여성이었던 제이를 통해 말씀하시고 싶었던 메시지 같다. 또 '팡파레'는 축제, 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울림 등 여러가지 의미가 있는데, 제이는 킬러라는 역할을 즐기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위험한 일이다. 킬러라는 역할을 즐기기 때문에 제이에겐 축제이고, 재밌는 광경이라 봤다. 제목과 제이가 잘 매치되는 것 같다.

-제이를 통해 악역에 도전해봤다. 악역의 매력은 무엇이었나.

▶제이를 연기하면서 환하게 웃었던 장면이 기억이 난다. 마지막에 제이가 총을 겨누면서 환하게 웃는데 현장에서 모니터를 했었다. 저는 제가 그렇게 환하게 웃고 있을 줄 몰랐다. 큰 화면으로 보니까 정말 통쾌하게 웃더라. 시원하게 느껴졌다. 그 장면을 보면서 '내가 저렇게 통쾌하게 웃고 있었구나' 하면서 제이를 연기하며 즐거웠다는 것을 알았다.(웃음)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이했는데, 실감이 나는지.

▶전혀 몰랐다. 10주년인지 처음 알았다.(웃음) '벌써 내가 10주년이나 됐다고?' 했다. 일한지가 벌써 그렇게 됐더라. 그래도 열심히 한걸음 한걸음 걸어왔구나, 더 열심히 걸어가보자 하는 마음이 생겼다.

-데뷔 당시와 지금, 가장 크게 변화된 것이 있다면.

▶많이 성숙된 것 같다. 아직 멀었지만 점점 더 성숙해지고 발전해 나가고 있지 않을까 한다. 배우로서 조금 더 책임감을 느끼고 신중해져야겠다는 마음도 갖게 됐다.

-배우 임화영을 성장시키고 배우로서 가능성을 더 인정받게 한 작품들 중 가장 애정이 가는 작품이 있다면. 혹은 필모 중 나의 이 작품만큼은 꼭 봐줬으면 하는 게 있다면.

▶감사하게도 참여했던 작품들이 다 저를 보여주는 것 같다. 그 중에선 '김과장' 광숙이로 많이 알아봐주시고 좋아해주셨다. 그때 워낙 사랑스럽게 봐주셔서 지금도 애착이 간다. 또 '석조저택 살인사건'이라는 영화는 조금 더 연기로서 한단계 성숙해진 과정을 보여준 것 같다. 연기하면서 정말 생각도 많았고 다른 결로 연기해보려 노력한 작품이다.

-'트랩'에서의 프로파일러 윤서영도 기억에 남는 캐릭터다.

▶프로파일러라는 역할을 하면서 선배님들께서 많이 도와주셨던 기억이 나서 지금도 감사하다. 준비를 많이 하고 열심히 했는데도 서영이를 많이 못 끌어낸 것 같다. 그때 당시엔 감독님과 얘길 많이 나눴고 부족한 부분을 짚어주셨다. 성동일 선배님께 정말 너무 큰 도움을 받아서 선배님께 감사드린다. 그때 '트랩'을 하면서 운전면허도 땄다. '트랩'으로 인해 면허도 따고 해보지 못했던 결의 연기에도 도전할 수 있었다.(웃음)

-배우로서 가장 기쁘고 인상적이었던 순간이 있다면. '팡파레'는 임화영에게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을 당시도 잊지 못할 순간이었을 것 같다.

▶호명됐을 때 '네 정말요?' 하면서 믿지 못했다.(웃음) 정말 생각지 못했는데 너무 감사하게도 큰 상을 주셨다. 정말 아무 생각이 안 나더라. 상을 받자마자 그 생각이 들었다. 진짜 책임감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고, 더 발전하라고 주는 상이구나 했다. 그 상은 우리 '팡파레' 팀을 대표해서 주시는 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제이는 인생 캐릭터라고 볼 수 있을까.

▶앞으로 더 많은 캐릭터를 연기하게 될 것 같지만 분명 인생 캐릭터 중 하나다. 해보지 못했던 색깔의 캐릭터에도 도전했고 생각지 못한 상도 주셨다.

-데뷔 10주년이 되기까지, 연기를 꾸준히 해온 원동력은 무엇이었나.

▶연기가 마냥 좋더라. 저 역시도 종종 '내가 그걸 왜 하고 있지, 이렇게까지 일을 해야 하나' 생각할 때가 있다. 너무 즐겁고 좋아하니까 하는 것 같다. 친구가 제게 '좋아하는 일을 즐기면서 하고 있잖아'라고 말해줄 때 주위 사람들도 그렇게 봐주는구나, 내가 이 일을 좋아한다고 생각해주는구나 했다. 저라는 배우가 제이, 광숙이 서영이까지 다른 인생을 살 수 있는 것도 즐겁다. 이 인물을 잘 그리기 위해 고민하는 과정도 너무 좋다.

-어떤 일이든 10년을 하면 때때로 부침도 온다. 슬럼프를 겪은 적은 있었나.

▶크게 없었다. 다른 인물을 연기하려고 하는 시점에서 스스로 깨부수는 시점이 조금은 많이 고민된다. 그 시점을 깨뜨려야 시청자분들께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는 것 같다. 제 안의 저를 깨부수는 게 매 순간 필요하다. 쉽지 않은 과정이긴 하다.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캐릭터나 장르가 있다면.

▶제가 감사히 생각했던 캐릭터를 넘는 그런 캐릭터들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광숙이처럼 통통 튀고 사랑스러운 역할도 다시 한 번 해보고 싶고 반대되는 역할도 해보고 싶다. 이번에 제이처럼 생각지 못한 캐릭터도 맡았는데 주어진 캐릭터를 충실히 해내고 싶기도 하다.

-배우 임화영의 30년 뒤의 미래는.

▶30년 후에도 연기를 계속 하고 싶다. 연기자의 길을 갈 거고, 30년 뒤에 지금을 되돌아봤을 때처럼 '연기자로서 잘 살았다'고 생각할 수 있을 만큼 연기를 열심히 하고 싶다.

-영감을 주는 배우가 있다면.

▶저는 메릴 스트립을 진짜 좋아한다. 다양한 정말 색깔을 담고 있고 철학이 있는 배우다. 하나의 역할에 치우치지 않고 여러 색깔을 갖고 있는 배우더라.

-'팡파레'를 보지 못한 관객들에게 관전포인트를 짚어준다면.

▶'팡파레'를 선입견 없이 봐주셨으면 좋겠다. 보시기 어려운 시기지만 생각지 못한 반전이 있는 영화를 보실 수 있을 것 같다. 제이를 중점적으로 봐주시는 것도 감사하지만 각 캐릭터들의 상황을 따라가다 보면 더 재밌지 않을까 한다.

-차기작은 tvN 드라마 '산후조리원'이다. 어떤 점을 기대하면 좋을까.

▶'산후조리원'은 이제껏 드라마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장르다. 작가님이 글을 너무 잘 써주셔서 결혼 안한 저도 공감 갈 만큼 좋은 대본을 보고 있다. 저는 극 중 새내기 산모 역할을 맡았는데 '슬기로운 감빵생활' 출연 당시 만났던 스태프들을 다시 만나서 현장 가는 게 더 재밌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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