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리뷰] '결백', 신혜선에게 무엇인가가 있다
연예 2020/06/05 11:2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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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백' 스틸 컷 © 뉴스1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영화 '결백'(감독 박상현)은 정통 법정 드라마다. 억울한 피의자와 그의 결백을 밝혀내기 위해 나선 실력있는 변호사가 등장하며, 법정에서의 신이 영화의 1/3 이상을 차지한다. 주인공인 변호사가 사건 뒤에 숨겨진 여러 관계들의 비밀을 밝혀내는 과정에서 서스펜스가 발생한다.

다소 전형적이라고 할 수 있는 구조지만, 묘하게도 '결백'은 처음부터 끝까지 관객들의 몰입을 붙잡고 놓지 않는다. 촘촘한 심리묘사와 더불어 이를 120% 이상 소화해낸 배우들의 열연 덕이 가장 크다. 특히 이번 영화를 통해 처음으로 스크린 주연을 맡은 배우 신혜선의 존재감과 연기력이 괄목할만 하다. 드라마 장르에서 연기 잘하는 배우의 중요성이 다시 한 번 확인되는 지점이다.

4일 오후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결백'은 한순간에 아수라장이 돼버린 장례식장의 풍경을 그리며 시작한다. 시장부터 마을 이장까지 오랫동안 서로 알고 지낸 사람들은 둘러앉아 막걸리를 나눠 마시고, 자폐 장애가 있는 이집 상주 안정수(홍경 분)는 무슨 일 때문인지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소란을 일으킨다.

그러던 중 갑작스럽게 막걸리를 나눠 마신 사람들이 구토를 하며 쓰러지기 시작한다. 이 농약 막걸리 사건은 전국적으로 보도되고, 이제 막 살인사건 항소심에서 (유죄인 것이 분명해 보이는) 의뢰인의 '혐의없음'을 이끌어낸 실력있는 변호사 안정인(신혜선 분)이 이를 보게 된다.

사실 정인은 장례식의 주인공 태수와 그의 아내 화자(배종옥 분)의 딸이다. 과거 아버지의 핍박을 받으며 어렵게 공부했던 정인은 가족과 절연한 채 대형 로펌 에이스 변호사로 성공했고, 십수년의 세월이 흘렀다. 엄마 화자가 유력한 살인 용의자가 된 것을 본 그는 당장 고향집으로 달려가고 화자가 급성 치매로 도저히 범죄를 저지를 수 없는 상태임을 확인한다.

이후 정인은 엄마의 변호사를 자처한다. 금세 초동 수사의 미비함을 지적하고 병보석을 끌어낸 정인의 실력이라면 쉽게 해결될 것으로 보였던 사건이지만, 그의 앞에는 도리어 가시밭길이 펼쳐진다. 정인은 비협조적인 마을 사람들과 묘하게 얽혀있는 피해자들의 관계 속에 무엇인가 있음을 직감한다.

'결백'은 영화적으로 새로운 것을 보여주는 작품은 아니다. 평이한 구조 속에 촘촘하게 묘사되는 인물들의 심리를 따라가며 이들이 보여주는 감정의 변화를 통해 감동을 받아야 하는 작품이다.

장르적으로는 밋밋하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더러 보인다. 법정 스릴러 장르에서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줄만한 트릭이나 드라마틱한 반전 같은 것이 거의 없거나 부각되지 않고 지나간다. 조금 더 활용됐으면 하는 소재들도 있다. 치매를 화자와 딸 정인의 관계에 애절함을 더 부여하기 위한 설정 이상으로 사용했더라면 더 '쫄깃한' 재미를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단서를 밝혀가는 과정은 평범하다. 정인은 어머니의 결백을 밝혀내기 위해 자신의 실력을 발휘해 치밀한 조사를 벌이고, 그 속에서 사건 뿐 아니라 사건에 얽힌 과거의 비밀에 대한 단서들을 발견해 간다. 영화는 별다른 장치 없이 이를 묵직하게 전개시켜 나간다. 그 속에서 가장 부각되는 것은 어머니와 딸의 드라마다.

신혜선을 중심으로 배종옥 허준호 태항호와 홍경까지 탄탄한 내공의 배우들이 영화를 강력하게 받쳐준다. 배우 자신은 캐릭터를 '싸가지 없는 인물'로 그리려고 했다고 하지만 신혜선이 묘사한 안정인은 관객들로 하여금 마음을 열어 신뢰하고 응원하게 되는 인물이다. 슬픈 과거를 갖고 있지만 자기 연민이나 비하 없이 꿋꿋하게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캐릭터는 신혜선의 연기력과 깔끔한 이미지를 덧입어 관객들의 감정이입을 끌어내는 인물로 완성됐다.

노인 분장과 치매 캐릭터 등을 통해 변신을 선보인 배종옥의 연기도 인상깊다. 두 여배우가 만들어내는 어머니와 딸의 감정신들은 지나치게 감상적이지 않으나 마음을 먹먹하게 울린다. 신예 홍경 역시 자폐 장애를 갖고 있는 인물을 훌륭하게 연기했다. 허준호, 태항호 등의 캐릭터도 제몫을 다했다. 러닝 타임 110분. 오는 1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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