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코로나 최대 감염국-②] 전염병에 취약한 이유 3가지
월드/국제 2020/03/27 07:03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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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제작한 20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모형도.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코로나19가 미국에서 팬데믹(대유행)을 일으키기 전에도 전문가들은 선진국 중에서 미국 가장 취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은 Δ노숙자 56만 명 Δ의료보험 미가입자 3000만 명 Δ 고용주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노동법 등으로 선진국 중 어느 나라보다 코로나19에 취약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었다.

◇ 노숙자들 바이러스 확산의 '뇌관' : 일단 전국의 노숙자들이 바이러스 확산의 '뇌관'이 될 수 있다. 지난 10일 뉴욕타임스(NYT)는 "의사들이 미국 내 50만 명 이상의 노숙자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거나 죽을 위험이 높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주택도시개발부 등에 따르면 미국 전역의 길거리에 56만 명 이상의 노숙자가 있다.

NYT는 "이들은 비좁은 노숙자 쉼터에 머물고, 물품을 공유하며, 잘 씻지 않아 바이러스에 노출되기 쉽다. 따라서 이들은 코로나19에 두 배로 취약하다"고 보도했다. 또 노숙자의 30% 정도는 근본적으로 폐 질환을 앓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미국 내 주요 공공시설이 문을 닫은 점도 노숙자들의 감염 우려를 높인다. 미국 캔자스시티와 시애틀 등지에서 공공도서관이 문을 닫아 노숙자들이 비위생적인 환경에 노출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지적했다.

WP는 "공공도서관은 따뜻하고 건조한 환경이 유지되며 손도 씻을 수 있고 코로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인터넷 접속도 가능하다. 이런 시설 사용이 제한돼 노숙자들이 더 취약한 환경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 의료보험 없는 사람 인구의 약 10% : 미국의 비싼 의료비 역시 미국이 코로나19에 취약한 이유로 꼽힌다.

영국 BBC는 지난 14일 "미국 인구 3억 2720만 명 중 건강보험 미가입자는 2750만 명으로 추산된다. 수천만 명이 병원도 가지 못한 채 죽어갈 수 있다"며 미국이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는 건강보험이 없으면 의사와 단 몇 분 동안 상담하는 데만 수백 달러(수십만원)를 내야 한다.

3살 때 부모를 따라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이민 왔다는 세바스찬은 BBC에 "나는 성인이 된 이후 항상 손을 씻는 것에 집착해 왔다. 나같은 사람은 병이 나면 의사를 볼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불법 이민자 1100만 명 중 1명이다.

세바스찬은 "나는 한 번도 병원에 가본 적이 없다. 가족들 모두 코로나19에 대한 뉴스를 접했지만 우리는 건강보험이 없어 치료를 받지 못한다. 특히 불법체류자이기 때문에 병원에서 의사를 만나면 강제 추방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본 보험에 가입돼 있어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에선 의료보험을 민간회사들이 운영하기 때문에 환자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상당하다. 의심 증상이 있어도 대다수의 미국인들이 병원에 갈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이다.

◇ 고용주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고용법 : 간호사는 코로나19 환자와 가장 가까이 있어 감염 위험이 가장 높은 직업군 중 하나다. 하지만 유급 병가를 받지 못한다. 미국에선 유급 병가가 법적으로 의무화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코로나19는 여러 국가를 휩쓸며 나라별로 각기 다른 결함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중국은 정보 은폐가 바이러스를 확산시켰지만 미국에서는 경제 상황에 따라 사람을 차별하는 의료체계가 병을 확산시키고 있다.

특히 바이러스는 빈부귀천을 가리지 않는다. 이민자나 극빈층 등 취약 계층이 병원에 가지 못하는 것은 개인에게 좋지 않은 일일 뿐만 아니라 국가 전체 공중 보건 위기를 야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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