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민 부동산백서]'땅값' 하면 강남인데, 공시지가는 왜 명동이?
경제 2020/02/15 08:0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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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임장이 뭐예요?" "그거요~현장답사예요", "초품아는?" "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

부동산 뉴스를 읽다 보면 어디서 많이 들어봤는데, 정확한 뜻이 떠오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터넷 카페에는 부동산 관련 약어들도 상당하고요. 부동산 현장 기자가 부동산 관련 기본 상식과 알찬 정보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기 위해 기획한 연재한 코너입니다. [편집자 주]

(서울=뉴스1) 전형민 기자 = 1억9900만원. 일반인 입장에서는 절대 적지 않은 금액입니다. 이 금액은 어떤 가격일까요? 독자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신 것은 무엇인가요?

바로 얼마 전 정부의 표준지 공시지가 발표에 따른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땅' ㎡의 가격입니다. 가로세로 1m, 성인 3명이 같이 서 있기도 버거운 땅의 가격이 약 2억원이라니, 1평(3.3㎡)만 가져도 웬만한 아파트 부럽지 않은 가격입니다.

정부가 매년 땅값을 정하기 위해 기본이 되는 땅을 전국 2700만 필지 중 50만 필지씩 정하는데, 이것을 '표준지'라고 합니다. '공시지가'는 이렇게 정한 필지를 조사한 ㎡당 가격이고요.

그럼 이 땅은 과연 어디에 있는 땅일까요? 대통령이 사는 청와대? 국회와 증권가가 몰려 우리나라 정치·경제의 1번지라는 여의도? 아니면 땅값 하면 누구나 언제나 가장 먼저 떠올리는 강남일까요?

정답은 서울 명동에 위치한 한 화장품 회사의 매장입니다. 사실 이 땅은 굉장히 유명합니다. 같은 조사에서 벌써 17년째 1위를 수성하고 있기 때문이죠.

이 땅뿐만이 아닙니다. 여기를 기준으로 주변에 우리나라에서 땅값이 비싼 2위부터 10위까지가 전부 몰려있습니다. 모두 ㎡당 1억원을 훌쩍 넘는 가격입니다.

이쯤 하면 궁금증이 생깁니다. 분명히 땅값을 얘기하면 빠지지 않는 곳이 강남인데, 1위부터 10위까지에 강남은 단 한 곳도 포함되지 않았으니까요. 과연 강남 땅값은 어떻게 된 걸까요?

정답부터 말하면 '땅값과 아파트값은 다르다'입니다. '공시지가'는 말 그대로 '땅값'(地價)만을 판단한다는 거죠. 땅 위에 지어진 건물을 뺀 땅값 만으론 강남이 명동을 쫓아오지 못한다는 겁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똑같은 빌딩이 강남과 명동에 있다면 명동이 두 배 이상 비싸지 않겠느냐"고 했습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땅값은 명동, 아파트값은 강남'인 셈입니다.

아파트값은 '공동주택 공시가격'에서 평가합니다.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국토교통부가 매년 4월 말 조사·평가 과정을 거쳐 발표합니다.

그럼 강남 땅값은 싸냐구요? 그럴 리가요. 명동에 비해 싼 것이지 절대 저렴하지 않습니다.

강남구를 기준으로 이번 발표에서 가장 땅값이 비쌌던 곳은 ㎡당 9190만원으로 책정된 'A 타워'였습니다. 이 지역도 명동과 마찬가지로 1위부터 4위까지가 강남역 사거리에 옹기종기 모여있습니다.

그렇다면, 한 100억원 정도 있으면 강남역 사거리에 30평쯤 되는 땅을 살 수 있는 거냐고요? 그것도 아닙니다.

공시지가는 정부가 정한 적정 가격이지만,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실제 거래는 대체로 훨씬 높은 수준에서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이를 '실거래가'라고 합니다.

공시지가와 실거래가의 차이를 숫자로 나타낸 게 바로 '현실화율'입니다. 현실화율이 높을수록 두 가격의 차이가 좁혀지는 것이죠. 문제는 현실화율이 땅의 위치, 용도에 따라 제각각인 데다, 너무 떨어진다는 점입니다.

공시지가가 재산에 대한 세금을 부과하는 기준점이 되는 만큼 제대로 측정이 돼야 조세 정의가 바로 서는데, 현실화율이 떨어져 결국 '땅 부자'만 좋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하지만 반대의 목소리도 높습니다. 별다른 소득 없이 집 한 채가 전 재산인데, 계속 살다 보니 집값이 올라서 세금이 늘어버리는, 선의의 피해자가 생긴다는 겁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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