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신고 요청에 고객간 문제 개입 못해"…올리브영 '중립' 대응논란
IT/과학 2020/02/14 17:31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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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영 전경 @뉴스1


(서울=뉴스1) 강성규 기자 = CJ올리브영 한 매장에서 여성 고객이 남성으로부터 두 차례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이 여성은 경찰에 신고해 달라고 매장 직원에게 요청했지만 신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어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이 한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지난 12일 오후 8시26분쯤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올리브영 매장을 방문했다가 8시27분쯤 30~40대로 추정되는 남자에게 강제 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오후 8시30분쯤 동일한 남성에게 2차로 강제추행을 당했다고도 했다.

사건 인지 직후 이 여성은 바로 뒤돌아서 남성에게 항의했으며, 카운터에 있는 남성 직원에게 신고 요청을 했다. 그러나 이 직원은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는 게 여성측 주장이다.

결국 이 여성은 스스로 경찰에 신고했지만 그 사이 남성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이후 출동한 경찰은 CCTV 등을 확인하고 이 여성의 진술을 확보했다. 하지만 이 여성은 매장 측으로부터 사과를 전혀 받지 못한채 일단 귀가했다고 주장했다.

이 여성은 다음 날인 13일 올리브영 본사에 불만 접수를 하고 남자친구와 함께 해당 매장을 찾아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실랑이가 벌아지며 점장이 경찰에 신고를 했다. 경찰은 양측을 중재한 뒤 여성이 사과를 받게 하고 귀가하도록 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현재 해당 사건을 여성청소년수사관에 배당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올리브영측은 사건 당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논란에 대해 "중립을 지키는 것이 매장 매뉴얼"이라고 해명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과거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는데, 당시에 매장 직원이 관여하고 신고를 했다가 오히려 직원이 피해를 입은 일이 있었다"며 "그러다보니 고객간의 문제는 어느 편도 들어주지 않고 중재를 하는 것이 매뉴얼"이라고 밝혔다.

또 "이번 사례에서는 여성이 피해를 입은 사실을 직원이 직접적으로 목격하거나 인지하지 못했다"며 "여성 고객이 피해를 주장한 사실에 대해 확인하는 과정에서 여성 분이 신고를 해달라고 요청을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실 확인이 안되니 우리도 일단 확인부터 하려는 상황이었고 그 과정에서 해당 여성이 불쾌감을 느낀 것 같다"고 부연했다.

반면 해당 여성은 "당시 남성 직원이 신고 요청에 대해 성추행범에게 '여성분이 신고하신다고 하는데 동의하시나요'라고 의사를 물어봤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고를 여러 차례 요청한 상황이었다. 바로 신고를 해줬더라면 현행범 체포가 가능했을 상황"이라며 "이렇게 질문하는 게 매장에서 얘기하는 '내부규정'에 맞는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관련 업계에서도 CJ올리브영측의 매뉴얼은 다소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매장 직원이 잘잘못을 판단하는 것은 안되겠지만 경찰에 신고하는 것까지 외면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전국에 매장을 운영하는 업체 관계자는 "위험에 처한 여성이 도움을 요청하면 별도 설치된 벨을 눌러 바로 (경찰에) 신고할 수 있는 시스템을 필요한 지역에 갖추고 있다"며 "그 시스템이 없는 매장이라도 위험에 처한 사람이 있으면 도움을 주는 게 당연하다. 그리고 도움을 줘야 한다고 교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설사 추후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지더라도) 도움을 요청하면 도와주는 게 상식적인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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