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펀드 1조원 날렸다…투자자 일부는 전액 손실도(종합2보)
경제 2020/02/14 17:16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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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정은지 기자,박응진 기자,전민 기자,김승준 기자 = 라임자산운용이 환매를 중단한 1조6679억원 규모의 사모펀드의 손실액만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으로 대출을 내준 증권사들 간의 자금 회수 분쟁이 격화되고 있으며 TRS 일부 펀드에서 일반 투자자들은 한 푼도 못 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라임운용과 신한금융투자는 부실을 은폐한 채 지속적으로 펀드를 판매한 사실이 드러나자 금융당국은 부랴부랴 5년 만에 사모펀드에 대한 규제 강화에 나섰다.

라임운용이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2개 모(母)펀드의 순자산 평가금액(18일 기준)을 보면 '플루토 FI D-1 1호'(플루토)는 46% 감소한 4606억원, 테티스 2호는 17% 줄어든 165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날 순자산과 비교한 손실률인데 환매 중단 이전인 지난해 9월말 순자산 대비 손실률은 각각 49%, 30%로 커진다.

손실규모로 보면 플루토가 6222억원, 테티스가 1692억원 등 7914억원이다. 이는 플루토 장부가액 1조2337억원, 테티스 장부가액 2931억원에서 반토막난 수준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아직 실사가 진행 중인 무역금융펀드인 플루토 TF-1호(2346억원)도 50%의 손실이 예상된다. 전액 손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크레딧 인슈어드(2949억원)는 아직 실사 결정조차 안됐다. 따라서 이들 손실을 모두 합하면 1조원 이상의 손실이 예상된다.

투자자 일부는 전액 손실이 예상된다. 증권사가 선순위로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TRS 계약이 맺어진 일부 펀드들이 있기 때문이다. TRS 계약은 증권사가 1순위 채권자 자격을 갖게 돼 일반 투자자들보다 금액을 먼저 회수할 수 있다. KB증권에서 판매한 '라임 AI스타 1.5Y 1호', '라임 AI 스타 1.5Y 2호', '라임 AI 스타 1.5Y 3호' 등 3개 펀드의 경우 전액 손실이 발생했다. 우리은행에서 판매한 AI프리미엄 등 197억원 규모의 자펀드도 TRS가 사용돼 78%~61%의 손실이 예상된다.

라임 사태가 이 같은 상황까지 이르렀지만 그간 라임운용의 일부 임직원은 직무상 얻은 정보를 이용해 라임운용 임직원 전용 펀드로 수백억 원대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라임은 유동성 위험에 대한 고려 없이 과도한 수익추구 위주의 펀드구조를 설계해 운용했고 장기 비시장성 자산에 투자함에도 불구하고 개방형, 단기 폐쇄형 구조를 채택해 유동성 리스크도 야기했다.

그 뿐만 아니라 TRS 거래 등 레버리지를 활용해 원금 이상의 자금을 사모사채 등 투명성이 결여된 비시장성 자산에 투자했고 잠적한 이종필 전 부사장이 특정 펀드의 손실 발생을 피하기 위해 다른 펀드 자금을 활용해 부실자산을 인수하는 행위를 반복하기도 했다.

게다가 금감원은 "라임과 신한금투는 무역금융펀드에서의 부실 발생 사실을 은폐한 채 정상적으로 운용중인 것으로 오인하게 하고 펀드를 지속적으로 판매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이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상 사기 등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봤다. 금감원은 이들 금융사들에 대한 제재안을 마련해 이르면 올해 2분기 제재심의위원회를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신한금투는 '라임 플루토 TF-1호'(무역금융펀드)펀드의 부실 발생 사실을 알고도 라임자산운용과 공모해 은폐했다는 금융감독원의 발표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라임 펀드가 1조원 이상의 손실이 구체화하자 법적 분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라임 펀드 판매사인 대신증권은 지난 12일 TRS 계약 증권사인 신한금융투자,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3개사와 라임운용 측에 라임펀드 정산분배금의 우선회수금지 등의 내용을 담은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TRS 계약 증권사가 라임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펀드로부터 우선적으로 정산분배금을 받고, 이로 인해 대신증권 고객에 추가적인 손실이 발생하면 해당 증권사에 법적임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피해자들은 판매사에 보상을 촉구하고 있다. 라임 사태 피해자 30여명은 이날 서울 중구 대신증권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피해보상을 요구했다.

투자금 반환을 청구하는 소송 등 각종 민사소송도 줄을 잇고 있다. 결국 라임 사태는 장기화 수순으로 향하고 있다.

정부는 운용사와 증권사에 대한 규제와 감시를 강화하고 투자자에 대한 보호를 골자로 한 대책을 급히 내놓았다. 사모사채·메자닌 등 비유동성 자산 투자비중이 50%를 넘어서면 개방형 펀드 설정을 못하게 했고 모(母)·자(子)·손(孫) 구조 등 복층 투자구조 펀드에 대한 투자자 정보 제공과 감독당국의 모니터링도 강화되며 자사펀드 간의 상호 순환투자도 금지했다. 5년 만에 사모펀드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 것이다. 한편에선 뒷북 대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다른 한편에선 이번 사태로 모험자본 공급이라는 사모펀드 시장의 본래 기능이 위축되어선 안된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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