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모우라를 '톱'에 둬야하는 토트넘 딜레마
스포츠/레저 2020/02/06 11:37 입력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019-2020시즌 토트넘은 개막 후 줄곧 어려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시즌 클럽 사상 처음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까지 오르고 정규리그는 4위로 마치는 등 정상권 팀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모습을 보여줬던 토트넘이지만 새 시즌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팀을 5년 6개월 동안 이끌었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을 경질 시키고 '스폐셜 원' 조제 모리뉴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는 것도 흐름이 좋지 않다는 안팎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다. 승부사 모리뉴 감독이 돌아와서도 기복이 있다.

새 감독 효과로 반짝 솟구치던 것 같더니 연말연시를 지나면서 주춤했다. 그러다 최근 들어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결과물도 들쑥날쑥이고 매 경기 내용도 일정하지가 않다. 강호다운 플레이로 승리를 거머쥐는 경기들은 찾기가 힘들다. 수비도 칭찬할 수준이 아니지만, 근래 모리뉴 감독을 가장 속 썩이는 것은 무딘 창끝이다.

신년 초 토트넘에 큰 악재가 발생했다. 간판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이 부상으로 쓰러졌다. 애초 회복까지 4~6주가 예상됐고 따라서 3월에는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었으나 최근에는 4월에나 가능하다는 어두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어쨌든 한동안 핵심 골잡이 없이 살림살이를 꾸려야한다는 것은 사실이다. 지금 토트넘은 '대안' '고육책'으로 전방을 꾸리고 있다.

스쿼드에 케인을 대체할 전형적인 '9번 스트라이커'는 없다. 케인이 부상 당한 뒤 모리뉴 감독은 "스트라이커 케인 없이 경기를 해야 하는 것은 새로운 도전"이라면서 "손흥민이나 루카스 모우라를 케인과 같은 '9번 스트라이커'로 대체할 수는 없다. 우리는 우리가 지니고 있는 것을 활용해야한다"는 말로 주어진 상황에서 활로를 모색한다는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이에 모리뉴 감독을 손흥민과 모우라 카드를 여기저기 돌려 맞춰가면서 가장 적합한 그림을 찾아왔다. 두 선수가 투톱을 이룬 적도 있었고 각각이 원톱을 맡고 다른 이가 측면으로 이동한 경기도 있었다. 어느 쪽도 케인이 있을 때와 같은 무게감을 주진 않았으나, 그래도 나은 쪽은 모우라가 전방으로 올라가고 손흥민이 날개 공격수로 나설 때였다.

6일 사우샘프턴과의 FA컵 32강 재경기 때 모습도 그랬다. 손흥민과 모우라를 세세뇽과 함께 전방에 투입했다. 두 선수가 투톱처럼 움직이기도 했으나 모우라가 보다 중앙 쪽에 비중을 뒀고 손흥민는 측면에서의 움직임이 더 많았다.

이날 모우라의 포스트 플레이는 아쉬움이 많았다. 포스트에 공이 투입되면 다음 단계로 이어지는 징검돌 역할을 해줘야할 모우라였으나 끊기는 경우가 허다했다. 특히 손흥민과의 호흡은 여러 차례 맞지 않았다. 만약 결과가 좋지 않았다면 두 선수에 대한 평가는 박했을 공산이 높았던 경기다.

그런데 모우라가 1-2로 뒤지고 있던 후반 33분 페널티에어리어 정면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을 만들어 팀을 패배에서 구했고, 후반 40분 손흥민이 공간을 활용한 움직임 속에서 PK를 유도한 뒤 자신이 성공시켜 결승골 주인공이 되면서 앞선 시간 속의 부진이 다 지워졌다.

승리를 거두기는 했으나 이날도 토트넘의 공격은 날카로움과는 거리가 있었다. 많은 토트넘 팬들의 머릿속에는 케인이 떠돌았을 답답한 시간이었다. 모리뉴 감독이라고 다를 리 없지만, 그의 표현처럼 현실을 받아들여야한다.

모우라도 중앙 최전방보다는 더 좋은 움직임을 보이는 선수다. 케인이 있었을 때 모리뉴 감독은 손흥민과 모우라를 좌우측에 두고 그 사이에 창의력이 좋은 델레 알리를 배치했다.

결국 모우라의 포스트 플레이가 손흥민보다 낫다기보다는 손흥민이 윙으로 나설 때 보다 생산적이기에 배치한 형태라고 읽는 게 맞다. 만족스럽지는 않으나 그래도 지금은 모우라가 전방에서 버텨줘야 하는 토트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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