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6대책 한달②]집값 상승 '불의고리' 끊었다…설 이후가 분수령
경제 2020/01/15 07:0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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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의 모습.©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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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정부가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한 가운데 역대 가장 강력한 규제로 불리는 12·16부동산 대책이 한 달을 맞이하고 있다. 부동산 투기를 뿌리뽑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가 부동산 과세, 금융분야까지 전방위적 규제로 구현되면서 매주 가파른 오름폭을 보였던 서울 집값도 둔화하고 있다. 뉴스1은 지난 한 달간 12·16 대책이 부동산시장에 미친 영향을 비롯한 명암을 살펴보고 바람직한 부동산 정책 방향을 가늠해본다.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정부의 고강도 세금·대출 규제인 12·16 부동산대책이 발표된 지 한 달째 접어들면서 고공 행진하던 집값이 서서히 잡혀가는 분위기다. 특히 그동안 서울 집값을 견인하던 재건축 등 고가 아파트의 매수세가 꺾이면서 전반적인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다.

대출 규제를 피한 강북 등 중저가 단지에서 '풍선효과'를 노린 호가 상승 움직임이 있지만, 매수세는 많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규제 의지가 강한 만큼 집값이 당분간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규제 영향이 본격화하는 설(구정) 이후부터 집값 방향성이 명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강남 재건축 급매물 속출…콧대높은 압구정도 3억원 '뚝'

15일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상승률은 12·16 대책 당일인 지난달 16일 0.11% 고점을 찍은 뒤 4주 연속 둔화해 지난주 0.07%를 기록했다. 특히 규제 직격탄을 맞은 서울 아파트값 상승 폭이 눈에 띄게 줄면서 전반적인 수치 변화를 이끌었다. 서울은 대책 1주일만인 12월 넷째 주 상승 폭이 반 토막(0.20%→0.10%) 난 뒤 계속 하락해 지난주 0.07%를 기록했다. 오는 16일 발표되는 이번 주 수치는 그보다 더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

서울 집값 상승세가 주춤해진 것은 정부가 초고가 아파트 대출 규제를 통해 집값 상승의 '불의 고리'를 끊었기 때문이다. 서울 아파트 시장은 대책 전까지 강남권 등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며 상승세를 지속했다. 그중에서도 15억원 초과 초고가 아파트의 거래가 매달 전체 거래의 10% 이상을 기록하며 과열을 주도했다. 초고가 아파트가 신고가를 기록하면 그 밖의 단지들이 '갭메우기'(단지 간 시세를 좁혀가며 추격매수를 이어가는 것)를 하며 따라 올랐다.

정부는 이에 12·16 부동산 대책에서 초고가 아파트를 집값 상승의 주범으로 보고 강도 높은 규제를 가했다. 9억원 초과 주택에 대해 주택담보대출 가능 금액을 줄이고, 15억원 초과 아파트는 아예 대출을 막았다. 또 자금조달 증빙서류 제출을 의무화해 편법·불법 증여의 진입이 어려워지도록 했다. 이어 고가 아파트의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을 최대 80%까지 올려 보유세마저 높였다. 재건축에 대해서는 분양가상한제를 확대 적용하고, 초과이익환수제를 확정해 투기수요 진입을 차단했다.

그러자 강남권 재건축을 중심으로 급매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강남구 은마아파트와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등에서 대책 전 시세보다 2억~3억원 떨어진 급매물이 먼저 나왔고, 주변으로 확산해 재건축 대장주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도 최대 3억원 떨어진 급매물이 등장했다. 그 밖에 단기 급등했던 송파구 엘스, 리센츠 등 준 신축 고가 아파트에서도 급매물이 나오며 호가가 하락했다. 국토부 조사에서 15억원 초과 아파트값 변동률은 이미 지난달 마지막 주(-008%)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중저가 단지 '호가 올리기' 매수세는 '미지근'…첫 마이너스 지역 촉각

이번 대출 규제를 피한 강북권 등의 9억원 이하 중저가 단지에서는 집주인들이 '풍선효과'(규제 제외 지역에서 수혜를 기대하는 것)로 호가를 올리려는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고강도 규제로 서울 시장 전반이 매수세가 위축돼 거래는 많지 않은 상황이다. KB국민은행 부동산 조사에서 지난주 서울 강북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97.5를 기록해 16주 만에 기준선(100) 아래로 떨어졌다. 100 미만은 해당 지역에 집을 팔려는 사람이 사려는 사람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는 9억원 이하 단지의 풍선효과 발생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집값 상승 조짐이 보이면 즉각 추가 규제를 가할 계획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9억원 이하에서 가격이 오르는 풍선효과가 난다거나 정책이 기대하는 것 외에 다른 효과가 생길 수 있다"며 "그런 것을 예의주시하면서 언제든지 보완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서울의 첫 마이너스(-) 지역 출현 시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주택시장은 심리가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첫 번째 하락 지역이 등장하면 매수세는 더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서울 25개 자치구 모두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연이어 상승 폭이 줄어들면서 언제든 보합(0)이나 하락 지역이 나올 수 있다. 강남권의 위축세가 두드러진다. 서초구의 경우 대책 직전 상승 폭이 0.33%에 달했으나 지난주 0.02%까지 떨어져 마이너스 진입을 목전에 뒀다. 송파구도 대책 전 0.33%에서 지난주 0.04%로 크게 둔화했다.

전문가들은 대책의 효력이 제대로 나타나기까지 시일이 걸리는 점을 고려해 구정 이후부터 집값 방향성이 명확해질 것으로 봤다. 감정원 관계자는 "지난해 9·13 대책 때에도 발표 후 6주가량 지나 규제 영향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며 "설 명절이 지나면서 집값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도 "주택 문제의 경우 설이나 추석 등 명절에 가족들과 의견 수렴을 거친 뒤 결정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며 "설 이후에도 매수세가 회복되지 않고 급매물이 더 늘어난다면 집값 하방압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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