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명 중 21명이 3경기 3승 합작… 함께 조별리그 건넌 김학범호
스포츠/레저 2020/01/15 21:18 입력

100%x200

대한민국 U-23 대표팀 오세훈(왼쪽 두 번째)이 15일 오후(현지시간) 태국 방콕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AFC U-23 챔피언십' 우즈베키스탄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득점에 성공한 후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0.1.1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100%x200

대한민국 U-23 대표팀 정승원(왼쪽 두 번쨰부터), 원두재, 오세훈이 15일 오후(현지시간) 태국 방콕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AFC U-23 챔피언십' 우즈베키스탄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상대 선수를 뒤쫓고 있다. 2020.1.1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언젠가부터 많은 축구 지도자들이 '원팀'을 모토로 삼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단체 스포츠인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 된 힘'이라는 게 대다수 지도자들의 공통적인 견해였다. 리오넬 메시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처럼 아직 가끔은 '원맨쇼'를 펼치는 슈퍼스타가 나오지만 결국 '팀을 이기는 개인은 없다'는 게 정설이다.

물론 팀마다 리더가 있게 마련이고 에이스가 없는 팀은 결정적인 순간 힘이 떨어진다는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특정 개인에게 기대서는 좋은 성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특히 특정 대회에 출전하는 팀은 필드를 밟는 선수들 이상으로 벤치에 있는 백업 요원들까지 하나로 똘똘 뭉쳐야한다는 게 축구인들의 목소리다.

이론은 알고 있으나 실상 그것을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제한된 경기, 매 경기가 결승과도 같은 '실전 대회'에서 다수의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은 감독 입장에서 어려운 결정이기도 하다. 그런 측면에서 김학범호는 이상적으로 조별리그를 마쳤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U-23 축구대표팀이 15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태국 방콕의 탐마삿 경기장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C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대표팀은 3전 전승 조 1위로 깔끔하게 토너먼트에 올랐다.

김학범호는 1차전에서 중국을 1-0으로 꺾었고 2차전에서 이란을 2-1로 제압, 2연승으로 최종 3차전 결과에 상관없이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한 상태였다. 홀가분한 경기였다. 일부러 져야하는 경기는 없고, 지난 대회 준결승에서 한국에 1-4 대패 수모를 안긴 우즈벡을 상대로 빚도 갚아야한다는 배경이 있기는 했지만 사실 무리할 경기는 아니었다.

이번 대회의 핵심 지향점은 3위 안에 들어 다가오는 여름 도쿄에서 열리는 올림픽 본선티켓을 확보하는 것이다. 진짜 레이스는 토너먼트 이후다. 김학범 감독 역시 다양한 선수들을 기용하면서 에너지를 배분했다.

1, 2차전에서 모두 골맛을 본 이동준, 이란전 원더골의 주인공 조규성을 비롯해 수비의 핵 이상민과 김진야 등을 벤치에 앉히는 등 12일 2차전과 견줘 6명의 면면이 달라졌다. 왼쪽 윙백에 나선 윤종규는 이번 대회 첫 출전이기도 했다. 중국과의 첫 경기와 비교해 7명이나 달랐던 2차전 선발 라인업을 포함해 계속해서 다양한 선수, 다양한 조합을 가동했다.

시작부터 흐름이 좋았다 전반 5분 정승원이 때린 과감한 슈팅이 오세훈의 몸에 맞고 굴절돼 우즈베키스탄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누가 봐도 정승원의 슈팅이었으나 AFC의 득점자 기록에는 오세훈의 이름이 올랐으니 운이 따랐던 득점이다. 비기기만 해도 조 1위가 확정되는 한국으로서는 더더욱 어깨가 가벼워질 상황이었다. 이후에도 흐름은 한국의 몫이었다.

하지만 전반 21분 하나의 장면에서 리드를 잃어버렸다. 한국 진영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압디솔리코프가 앞에서 잘라 들어가며 헤딩으로 연결했고 머리에 제대로 맞지는 않았으나 절묘한 궤적을 그리면서 한국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결과적으로 운이 따른 득점 이후 불운했던 실점이 나오면서 '장군멍군'이 됐고 너무 이른 시간에 나온 득점으로 들뜰 수 있었던 대표팀은 침착함이 제자리로 돌아왔다. 이후 두 팀은 일진일퇴 공방전을 펼치면서 우승후보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사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공격 빈도는 많았으나 마무리의 정교함이 다소 떨어졌고, 수비 쪽에서는 투박한 실수들이 더러 보였다. 결과가 크게 중요한 승부는 아니었으나 김학범 감독의 표정도 썩 좋진 않았다. 그러던 후반 21분, 체증을 날리는 시원한 득점포가 터졌다.

페널티에어리어 정면에서 오세훈이 수비가 붙어 있는 상황에서 왼발 터닝 슈팅을 시도해 우즈벡 골문을 다시 열었다. 2차전 때 나온 조규성의 원더골에 견줄 수 있는 득점이었다. 한국과 토너먼트에서 만날 상대들은 누가 최전방에 나설 것인지 고민이 많을 상황이 됐다. 다양한 선수들을 가동하면 이런 이점도 취할 수 있다.

김학범 감독은 후반 37분 수비수 정태욱을 불러들이고 김태현을 투입했다. 김태현은 2차전까지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선수다. 23명 최종 엔트리 중 20명의 필드 플레이어가, 특수 포지션인 골키퍼 2명(안준수, 안찬기)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조별리그 3경기에 나서는 의미 있는 순간이었다.

2-1 리드가 유지된 채 종료 휘슬이 울렸고 결국 한국은 3전 전승 C조 1위로 조별리그를 마무리했다. 21명이 나눠 뛰면서 체력은 비축했고, 21명이 함께 3승을 합작하면서 기세는 배가 됐다. 진짜 '한배'를 타고 조별리그를 건넌 김학범호다.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 뉴스1 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핫이슈! 디오데오(www.diodeo.com)
Copyrightⓒ 디오데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