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묵은 한도 '박항서 매직' 앞에서는…베트남, SEA게임 우승 도전
스포츠/레저 2019/12/09 14:56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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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이번에는 동남아시안게임 우승을 노린다.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축구협회와 처음 손을 잡았던 것은 2017년 말의 일이다. 사실 당시는 안팎으로 시큰둥했다. 베트남으로 떠나기 전 박 감독이 한국에서 마지막으로 지도했던 팀은 내셔널리그 창원시청이었다. 이런 배경과 함께 베트남 내에서는 "한국의 3부리그(내셔널리그) 지도자가 대표팀 감독을 맡는 게 말이 되느냐"며 탐탁지 않아하는 목소리가 적잖았다.

그런데 1년이 지나면서 확 달라졌다. 박항서 감독은 2018년 1월 AFC U-23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이끌더니 그해 여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4강에 팀을 진출시키는 놀라운 성과를 만들었다. 그리고 연말에는 베트남 축구의 숙원이던 스즈키컵에서 우승을 차지, 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랐다. 신바람은 해를 바뀌어서도 이어졌다.

2019년 1월,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은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주관하는 가장 큰 대회인 아시안컵에서 8강까지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당시 8강 면면이 한국, 일본, 이란, 호주, 카타르, UAE, 중국이었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축구 강국들 사이 베트남이 있었다. 메이저대회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한 베트남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도 호성적을 내고 있다.

UAE를 비롯해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와 함께 G조에 속한 베트남은 9일 현재 3승2무 무패 승점 11점으로 조 선두에 올라 있다. 아직 3경기가 더 남아 있으나 최종예선 진출 가능성이 꽤 높은 상황. 이런 승승장구에 베트남축구협회는 서둘러 다시 계약을 맺었다.

박 감독은 지난 11월 초 기본 2년에 옵션 1년을 포함한 기간으로 재계약을 완료했다. 금액 조건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베트남 사상 최고대우라는 게 안팎의 중론이다. '파리목숨'이라는 슬픈 소식과 함께 1년은 고사하고 6~7개월만에도 소위 '잘리는' 감독들이 적잖다. 그런 와중 해외에서 재계약을 맺었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그런 베트남의 신뢰에 곧바로 보답하고 있는 박항서 감독이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U-22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지난 7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필리핀 마닐라의 리잘 메모리얼 스타디움에서 열린 캄보디아와의 2019 동남아시안게임(SEA) 남자축구 준결승전에서 4-0으로 승리,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결승 상대는 조별리그에서 이미 만나 역전승(2-1)을 거둔 바 있는 인도네시아다. 만약 베트남이 인도네시아를 꺾고 정상에 오른다면 60년 만의 쾌거다. 베트남 축구는 지난 1959년 태국에서 열린 초대 동남아시안게임 때 남자축구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바 있으나 당시는 소위 월남(South Vietnam)이라 불리던 시절이었다.

동남아시안게임은 베트남을 비롯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싱가포르, 필리핀,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부르나이, 동티모르 등 동남아시아 11개국이 참가하는 종합 스포츠 대회다. 박항서 감독은 "동남아시안게임은 '동남아시아의 올림픽'이라고 보면 된다. 특히 남자축구는 베트남이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이 대회가 꽤 중요하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

동남아시아 국가들 간 자존심이 걸린 대회라 베트남 축구협회 이상, 베트남 정부도 관심을 쏟고 있는 대회에서 또 한 번 박항서 매직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이미 베트남 국민들에게 큰 선물을 안겼다. 베트남은 최근 13번의 동남아시아대회에서 무려 11번이나 이 종목 금메달을 획득했던 태국을 조별리그에서 탈락시키며 4강에 진출했다. 최대 라이벌을 제쳤기에 우승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 U-22 대표팀은 오는 10일 오후 9시 인도네시아와 금메달을 놓고 마지막 승부를 펼친다. 베트남이 마지막으로 이 대회 결승에 오른 것은 10년 전이던 2009년 대회로, 당시 결승에서 말레이시아에 0-1로 패했다. 베트남 현지는 지금 또 한껏 부풀어 있다는 전언이다. 지금의 기세라면, 또 하나의 역사를 기대해도 좋은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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