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호 1년, 고용·분배 선방…정책결정 과정서 존재감 '의문'
경제 2019/12/09 06:05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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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News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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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가 2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오른쪽) 등과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2019.11.27/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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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화성국제테마파크 부지에서 열린 화성국제테마파크 비전 선포식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재명 경기도지사,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이학수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서철모 화성시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19.11.21/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세종=뉴스1) 한재준 기자 = 문재인 정부의 2기 경제팀을 이끌어온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오는 10일 취임 1년을 맞는다. 취임 초기 "경제정책의 종착지는 일자리 창출"이라고 말했지만 여전히 고용 상황은 만만하지 않다.

'타다'로 대표되는 규제혁신 과제와 분양가상한제 같은 굵직한 정책 앞에서 소극적인 역할에 머물렀다는 평가도 나온다. 설상가상으로 미·중무역분쟁과 일본 수출규제 등 대외 악재가 겹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은 2% 달성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정책에 경제 원칙을 반영하려고 한 2기 경제팀의 노력은 인정하면서도 정부가 공언한 구조개혁 과제를 실현하기 위해 홍 부총리가 보다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필요하다면 기존 정책 방향도 과감하게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고용·분배지표 일부 개선 불구 성장률 추락

"국민의 피부에 닿는 고용 및 분배지표가 어렵기 때문에 어떤 정책을 펴서라도 개선이 필요하다"

홍 부총리는 올해 대국민 신년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만큼 취임 초기부터 고용과 분배지표 개선에 대한 부담감이 컸다.

지난해 고용 지표는 참사 수준이었다. 월별 취업자 수 증가폭이 몇천 명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한 해 동안 늘어난 평균 취업자 수가 전년 대비 9만7000명에 그쳤다. 금융위기 여파가 있던 2009년(8만7000명) 이후 최소치였다.

여기에 매 분기 나오는 소득분배 지표도 악화해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하지만 최근 고용·분배 지표들은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해 1~10월 평균 취업자 수 증가폭은 약 27만6000명으로 정부의 목표치를 훨씬 웃돌았다. 10월 기준 전체 고용률은 61.7%로 23년 만에 가장 높았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7.3%로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89년 이후 30년 만에 최고치였다.

개선 기미가 보이지 않던 소득분배 지표도 올해 3분기 기준 4년 만에 개선됐다. 저소득, 고소득층 소득이 동반 증가한 데다 중산층 소득 점유율도 높아졌다.

이와 관련해 홍 부총리는 "정부가 일관성 있게 추진해 온 소득주도성장, 포용성장의 효과가 지난 2분기 실현되는 조짐을 보여주고 이번 3분기에는 본격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자평했다.

다만 고용·분배 지표 개선에도 불구하고 경제성장률 추이는 반대로 흘러갔다.

글로벌 반도체 수요 부진과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조치 등 대외 변수가 국내 경기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국제기구나 연구기관들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연초부터 하향 조정하기 시작했다.

정부가 한 차례 수정한 경제성장률 목표치(2.4~2.5%)를 사수하기 위해 5조8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추경) 예산과 예산 조기집행을 통해 경제활력 제고에 나섰지만 올해 경제성장률은 남은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0.97% 증가해야 2.0%를 간신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4분기 삼성전자 등 기업의 대규모 투자가 예정돼 있지만 정부도 성장률 2.0% 달성이 지금으로서는 최선이라고 보고 있다.

◇소신 있지만 존재감 작아…구조개혁에 강한 목소리 내야

홍 부총리는 취임 초기부터 소통과 정책 조율에 힘썼다. 그가 현장에서 정책 건의사항과 애로사항을 듣는 소통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한 횟수만 1년 새 32회에 달했다.

경제활력대책회의로 이름을 바꾼 경제장관회의는 총 26회 진행됐으며 여기에서 각종 산업 대책과 저출산·고령화에 대비하기 위해 기재부를 필두로 꾸려진 인구정책 1기 태스크포스(TF)의 정책도 논의됐다.

홍 부총리는 버스 파업, 분양가 상한제, 국민연금 주주권행사 가이드라인 등 굵직한 현안이 있을 때는 비공식 회의체인 녹실회의에서 부처간 의견을 정리하기도 했다.

이처럼 부총리가 현장 및 부처 간 소통에 앞장섰기 때문에 정부가 시장에 던진 각종 정책이나 대안과 관련한 시그널에 혼선이 오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이 과정에서 부총리로서의 목소리와 존재감은 상대적으로 작았다는 아쉬움도 나온다.

애초 기재부는 분양가상한제가 가져올 부작용 우려를 인지하고 시행에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정책 조율 과정에서 동(洞) 단위의 분양가상한제 시행이 결정됐지만 기대한 효과와는 달리 되레 집값이 상승하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제수장인 홍 부총리가 강하게 목소리를 내지 못하면서 정책 결정 과정에 정치적인 논리가 개입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규제혁신 이슈의 대표 격인 '타다'와 관련해서도 같은 지적이 쏟아진다. 이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된 상태지만 기재부가 적극적으로 나오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홍 부총리는 검찰이 타다의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이재웅 쏘카 대표를 불구속 기소했을 때도 "상생해법이 충분히 강구되고 작동되기 전에 이 문제를 사법적 영역으로 가져간 것은 유감이다. 여타 분야 신산업 창출의 불씨가 줄어들까 우려스럽다"고 말하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홍 부총리를 필두로 한 2기 경제팀이 성과를 내려면 각종 현안에 보다 강한 목소리를 내며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내년 경제정책방향에 구조개혁을 핵심 과제로 넣은 만큼 필요하다면 기존 정책방향의 수정까지도 언급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제가 활력을 되찾으려면 여러 혁신 과제를 해결하는 것이 필요한데 타다 문제처럼 많은 부분이 비경제 분야에서 결정되고 있다"며 "그런 점에서 보면 홍 부총리가 보다 적극적으로 현안에 대응하지 못한 부분은 아쉽다"고 평가했다.

이어 "정부가 추진하려고 하는 구조개혁을 위해서는 2기 경제팀이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정책에 대해서도 원칙에 따른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며 "부작용을 낳은 정책은 과감하게 수정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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