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폭탄 이어 행동 나선 北…다시 '벼랑끝 전술' 꺼내나
정치 2019/12/08 16:35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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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TV가 4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평 남새온실농장과 양묘장 조업식에 참석했다고 전했다. (조선중앙TV) © 뉴스1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연말 시한'을 앞두고 북미 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중대한 시험'을 감행함에 따라 그 의도와 향후 전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2월 들어 북한은 미국과 연이어 말폭탄을 주고 받으며 긴장의 수위를 한껏 끌어올렸었는데 이젠 본격적인 행동에 나서면서 미국을 상대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식의 '벼랑 끝 전술'이 재가동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8일 "2019년 12월 7일 오후 서해위성발사장(동창리 발사장)에서는 대단히 중대한 시험이 진행됐다"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과학원은 중대한 의의를 가지는 이번 시험의 성공적 결과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에 보고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위성을 통해 북한이 지속적으로 동창리 발사장에서의 움직임을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가운데 이번 북한의 시험은 위성 발사체 발사 사전 단계인 엔진시험 활동일 가능성이 점쳐진다.

북한은 과거에도 동창리 발사장에서 위성 발사를 준비한다는 명목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용으로 사용될 수 있는 엔진 연소시험 등을 해왔는데 이번에도 그와 비슷한 수준의 시험이었을 것이란 관측이다.

북한의 이번 시험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필요시 무력 사용' 발언에 북한이 연일 강한 비난 담화를 발표하며 거친 언사를 주고받은 가운데 일어난 상황이라 더욱 눈길을 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지난 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지칭하며 필요시 무력 사용 가능성은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그런 표현이 다시 등장하면 우리 역시 맞대응 폭언을 시작할 것"이라고 경고했으며 박정천 인민군 총참모장 명의의 담화에서도 "미국이 무력을 사용하면 우리 역시 신속한 상응행동을 가할 것이라는 점을 명백히 밝힌다"고 경고했다.

이후 하이노 클링크 미 국방부 동아시아 담당 부차관보는 워싱턴에서 열린 한 강연에서 "미국은 단 한번도 대북 군사력 사용 방안을 의제에서 내려놓은 적이 없다"며 북한의 도발 시에는 강한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맞대응하기도 했다.

북한은 지난 10월 초 스웨덴에서 열린 비핵화 관련 북미 실무협상이 결렬된 이후 미국 측을 향해 "올 연말까지 대북 적대시정책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길'로 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후로도 양측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연내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성과는 사실상 기대하기 힘들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미국 측은 '시간 제약을 두지 않고 북한과의 대화·협상에 임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북한은 "미국이 추구하는 '지속적이며 실질적 대화'는 (미국) 국내 정치를 위한 '시간 벌기용 속임수'"(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미협상이 사실상 중단된 상황에서 올해를 넘길 경우 북한이 핵실험·ICBM 발사 등의 도발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레이프-에릭 이즐리 이화여대 교수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서해발사장 활동을 통해 내년에 비핵화 회담에서 벗어나 도발을 강화할 수 있다는 국제적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말했으며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ICBM용 고체연료 엔진 시험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로켓은 일반적으로 더 안전하고 간단하게 발사 준비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도 "북한의 군 당국(국방과학원)이 시험을 진행했다고 발표한 사실에 비춰볼 때 ICBM에 사용되는 새로운 고체연료 엔진 시험이었을 수 있다"고 주장하며 추후 북한의 ICBM 발사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분위기다.

이에 북한의 고강도 도발이 성탄절(25일) 전후로 펼쳐질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최근의 움직임이 ICBM 발사를 전제로 한 실질적인 움직임이라기보다 협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엄포 수준일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북한이 ICBM 엔진 시험으로 긴장감은 높이면서도 미국이 제기한 '레드라인'을 넘기지는 않으면서 막판 협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미 압박을 높이는 전술을 펼치는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북한이 ICBM을 발사하면서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에는 김정은 위원장도 부담이 클 것"이라면서 "협상의 가능성을 갖고 미국을 강하게 압박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외교전문가는 북한이 ICBM을 발사할 경우 중국이 곤란해질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며 북한이 더 이상 끝으로 가지 않고 막판에 극적으로 북미 협상의 불씨가 되살아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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