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악몽' 혹은 '선물'…남북미·한중일 외교 '요동'
정치 2019/12/07 10:29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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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서울=뉴스1) 최은지 기자 = '연말 시한'을 앞두고 북미가 살얼음을 걷고 있는 가운데 한중일 정상회의를 앞두고 대화 분위기를 맞이하며 문재인 대통령이 동북아 외교 흐름의 중심에 섰다.

그 기점은 오는 25일 '크리스마스'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미에는 크리스마스의 악몽이 될지, 한중일에는 크리스마스의 선물이 될지 기로에 섰다.

◇北, 연말시한 연일 강조…美 '크리스마스 선물'에 기대 혹은 경고

남북미 관계에서 '크리스마스'가 주목되는 이유는 북한이 비핵화 협상의 연말 시한을 앞두고 연일 답변을 촉구하면서다.

북한은 지난 3일 리태성 외무성 미국 담당 부상 명의의 담화에서 "우리가 미국에 제시한 연말 시한부가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다"라며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 결심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영국을 방문 중이던 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군사력을 사용하길 바라지 않지만, 만약 그래야 한다면 사용할 것"이라며 "나와 김정은의 관계는 매우 좋다. 하지만 이것은 그(김정은 위원장)가 합의를 되돌릴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에서의 비핵화 약속을 상기시키며 합의를 이행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자신이 북한의 ICBM 시험이 한창이던 2017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불렀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력' '로켓맨' 발언에 북한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4일 북한군 서열 2위인 박정천 북한 인민군 총참모장은 담화를 통해 "만약 미국이 우리를 상대로 그 어떤 무력을 사용한다면 우리 역시 임의의 수준에서 신속한 상응행동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참모총장은 "우리 무력의 최고사령관도 이 소식(트럼프 대통령 발언)을 매우 불쾌하게 접했다"고도 전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5일 오후 10시쯤 "우리는 무력사용과 비유호칭이 다시 등장하는가를 지켜볼 것"이라며 "만약 그러한 표현들이 다시 등장해 우리에 대한 미국의 계산된 도발이었다는 것이 재확인될 경우, 우리 역시 미국에 대한 맞대응폭언을 시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위원장의 '메시지'가 담긴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김 위원장은 지난 10월에 이어 12월2일 '혁명의 성지'로 알려진 백두산 삼지연 일대를 찾았다. 김 위원장이 중요한 정치적 고비마다 찾는 곳이어서 이목이 쏠렸다. 또한 12월 하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소집하며 연말시한을 지났을 때의 대비 태세도 갖추고 있다.

지난 6월 남북미 정상이 판문점에서 깜짝 회동을 했고 한때 '아름다운 편지'를 주고받으며 대화 재개의 기대감이 나오며 청와대는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되려는 시작점"이라고 평가했지만, 지난 10월 북미 간 스톡홀름 실무협상이 무산되면서 이는 무색해졌다.

북미 대화가 풀리지 않으면서 남북 관계 역시 좀처럼 진전이 되지 않고 있다. 문 대통령의 모친상에 김 위원장이 조의문을 보내며 대화의 끈은 이어지고 있지만 문 대통령의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초청장에 대해서는 "합당한 이유를 찾지 못했다"며 불참을 통보했다. 이에 지난해 평양공동선언에서의 '김 위원장 서울 답방'은 올해에도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미국과는 한일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ISOMIA·지소미아) 종료결정과 유예결정, 한미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두고 양측이 이견을 보이고 있어 남북미 간 얼킨 실타래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일, 정상회담으로 회복되나…미중 패권전쟁 속 한중 관계 설정 '주목'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남북미 중심이었던 외교축이 한중일 3국 정상회의를 기점으로 움직이는 모양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지난달 4일 태국 방콕에서 개최된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서 한중일 정상회의를 12월 중국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23~25일 중국을 방문하며, 한일정상회담은 24일 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일의 경우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에 대한 보복조치는 지난 7월 시작된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조치로 이어지며 급격히 냉각됐다. 여기에 일본이 한국정부를 '안보상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었고 우리 정부는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통보하며 악화일로를 걸었다.

한일 관계는 지난달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 참석한 문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 11분간 '깜짝 환담'을 통해 급진전됐다. 막판 협상 끝에 양국은 지소미아 종료 시한을 6시간 남겨둔 시점에서 일본의 수출규제조치를 철회하고 우리 정부는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유예하기로 했다.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에 따라 연말이면 배상을 거부하는 일본 기업에 대한 현금화 절차에 들어갈 수 있을 전망이다. 이에 일본의 수출규제 철회와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서도 큰 틀의 합의가 이뤄져야 한일정상회담도 가능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청와대는 현재 일정을 조율 중이다.

미중 패권전쟁 속에서 주변국에 우호 제스추어를 취하고 있는 중국도 움직이고 있다. 5년만에 방한한 왕이(王毅)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한중 관계 완전 정상화'를 내밀며 손짓했다.

방한 기간 중 미국에 대한 작심비판으로 지소미아와 방위비 협상 과정에서 복잡한 셈법을 드러낸 한미 사이의 틈을 파고들려는 의도로 해석되는 가운데 한중일 정상회의를 앞두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문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주석을 곧 만나 뵐 수 있게 될 것으로 고대하고 있다"고 말해, 한중정상회담이나 시 주석의 국빈방한 성사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이러한 역학구도의 한가운데 서 있는 문 대통령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기에 치밀한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오는 25일 크리스마스 전후로 문 대통령의 외교전략은 또다시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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