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사관학교' 된 아마존…전 임원들이 '버린' 한 가지 문화는?
월드/국제 2019/11/23 08:30 입력


(서울=뉴스1) 김서연 기자 =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미국 최대의 '최고경영자(CEO) 사관학교'로 떠올랐다.

2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마존을 담당하는 다나 마티올리 기자는 많은 아마존 출신들이 자신의 경험을 녹여 새 회사를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개중에는 아마존에 '버리고 간' 문화도 있다.

시애틀에 있는 20명 규모 스타트업 렛챌(Latchel)의 '14대 리더십 원칙'은 거대한 이웃인 아마존과 공통점이 있다. 많은 원칙이 완전히 동일한데 우연은 아니다. 렛챌 공동 창업자인 윌 고든은 아마존에서 3년을 일했고, 그가 '고객에 대한 집착' '행동을 위한 편견' 등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의 경영 원칙을 그대로 채택했기 때문. 고든은 '아마존의 비즈니스 복음'을 기업 세계에 퍼뜨리는 아마존 동문 '디아스포라'(diaspora) 중 한 명인 것이다.

수십년동안 미국의 CEO 양성소로는 단연 제너럴일렉트릭(GE)이 꼽혀왔다. GE 전성기 시절 임원급에 오르고 회사의 엄격한 경영 프로그램을 통해 훈련받은 이들은 홈디포(로버트 나델리), 3M(짐 매커니)과 같은 또 다른 거대 기업 CEO로 이동했다.

그러나 이젠 그 자리를 아마존이 꿰찼다는게 WSJ의 분석이다. 아마존 정신의 핵심은 기존 방법에서 벗어나 직원들에게 끊임없이 혁신하고 도전하게 만드는 스타트업 사고 방식이고, 시대에 발맞춰 아마존은 빅테크 시대의 CEO와 기업가의 '인큐베이터'로 자리 잡은 것이다.

아마존 출신 CEO가 이끄는 회사로는 클라우딩 컴퓨터 회사 태블로 소프트웨어(Tableau Software), 의류 등 온라인 소매업체 주릴리(Zulily), 소셜 커머스 업체 그루폰, 스페인 BBVA의 온라인 뱅킹 부문 심플(Simple) 등이 있다.

25년 전 베이조스 CEO가 차고에서 시작한 이 회사에서는 수많은 스타트업 창업자가 나왔다. 콘텐츠 스트리밍 사이트 훌루(Hulu), 전자상거래 플랫폼 베리샵(Verishop), 대마초 판매점 정보 및 평가사이트 리플리(Leafly), 트럭 소프트웨어 제조업체 콘보이(Convoy) 등이 그렇게 탄생했다. 또 위기가 불거진 부동산 임대 스타트업 위코(위워크)는 상황을 안정시키기 위해 전 아마존 직원을 CEO로 영입했다.

이러한 아마존 출신들은 새 회사에 자신들이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들을 반영하고 있다. 그들은 아마존의 경영 문화가 매우 잘 정립돼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제프 유르시신 주릴리 CEO는 채용 면접을 볼 때 역할과 관련된 특정 기술에 기초해 질문하는 아마존 기법도 적용했다고 말했다.

아마존에는 유명한 14가지 리더십 원칙 외에도 팀을 민첩하게 운영하고 데이터를 통한 비즈니스 결정을 이끄는 여러 관행이 있다고 WSJ은 설명했다.

여기엔 각 부서에서 모인 교차기능팀은 '피자 2판으로 저녁 식사를 해결하기 충분할 만큼' 작아야 한다거나, 많은 회의의 첫 30분은 다 같이 6쪽 분량 문서를 읽으며 침묵으로 시작한다는 것 등이 있다. 또 신제품을 출시하는 직원한테는 고객 혜택에 초점을 맞춘 보도자료를 작성해 보도록 시키기도 한다.

다만 일부 아마존 출신들이 반영하지 않은 한 가지 요소가 있는데, 그건 동료 간 협조 정신보다 능력을 우선시하는 고용 관행 등 아마존의 '가혹한 문화'라고 WSJ은 지적했다.

아마존 출신들은 아마존이 채용 면접을 볼 때 지원자의 사회적 응집성은 무시하고 있다며 동료와 협력할 수 있는 능력보단 다른 특성들을 더 중시한다고 말했다. 경쟁을 부추기고 끝없는 능력 발휘를 요구하는 가혹한 문화는 여기서 피어난다.

당초 기술을 우선시해 채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고든 창업자는 "한때 우리는 이렇게 고용하려고 했지만 그건 매우 매우 큰 실수였다"며 기술은 뛰어난 직원을 채용했지만 팀과 잘 지내지 못해 해고했다고 말했다. 그는 "스타트업인 우리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사회적 응집력이 필요하고 서로를 좋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WSJ은 지나치게 속도를 강조하거나 거리낌없이 대립하도록 해 일부 직원들을 지치게 만드는 문화도 아마존 출신들이 반영하지 않고 있는 것, 즉 버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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