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김세연 "파견된 시민에서 시민으로 돌아갑니다"
정치 2019/11/23 07:0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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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뉴스1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11.21/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진성훈 기자,김정률 기자,이균진 기자 = "파견된 시민에서 시민으로 돌아갑니다"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21일 오후 국회에서 뉴스 1과 인터뷰를 갖고 "저는 파견기간이 종료돼 원래 위치로 돌아가지만 파견된 동안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추가 파견의 의미나 보람이 더 있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실에서 진행된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보수는 환경 변화에 끊임없이 유연하게 적응해야 진정한 보수다. 그런 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력, 그것을 갖추기 위해서 필요한 변화 감지능력, 그리고 생존을 위해서 스스로 변해야 하는 자기 개혁성, 이런 것들이 동시에 장착이 돼야 진정한 보수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련의 사태를 거치면서 자기 개혁성을 제거해버린 보수는 더이상 보수라고 하기 어렵다고 본다"며 "내부에 혁신 동력이 살아있으면 환경 변화에 살아남기 위해 묻혀 있던 DNA를 다시 끄집어내 다시 적응하는 것이 가능한데 그 능력이 상실됐기 때문에 수명을 다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김 의원과의 일문일답.

-불출마선언 기자회견문에서 고민과 고통이 느껴졌다
▶기자회견문을 여러 번 읽었다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이 계셔서 의외였고, 감사하게 생각했다.

-합리적인 보수, 건강한 보수라는 것이 어려운 것을 넘어 지금 상태에서는 불가능하다고 본 것 같다
▶보수는 환경 변화에 끊임없이 유연하게 적응해야 진정한 보수다. 그런 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력, 그것을 갖추기 위해서 필요한 변화 감지능력, 그리고 생존을 위해서 스스로 변해야 하는 자기 개혁성, 이런 것들이 동시에 장착이 돼야 진정한 보수라 할 수 있다. 일련의 사태를 거치면서 자기 개혁성을 제거해버리는 보수는 더이상 보수라고 하기 어렵다고 본다. 내부에 이런 혁신동력이 살아있으면 환경 변화에 살아남기 위해 묻혀 있던 DNA를 다시 끄집어내 다시 적응하는 게 가능할 것인데 그 능력이 상실됐기 때문에 이제는 수명을 다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 정치의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총체적으로 문제가 있다. 현재 존재하는 문제들만 보고 각각 고치려 해도 해결이 안될 것이다. 서로 시스템으로 엮어있기 때문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문제의 근본으로 내려가서 풀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민주공화정 시민의 권리와 책임의 자각, 그리고 그 자각 위에서 정치 과정에의 지속적인 참여, 이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영원히 문제를 풀지 못하고 계속 머물러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정치인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우리의 압축적인 역사발전 과정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제 개발로 경제적 번영은 이뤘지만 정치적, 그러니까 경제적 선진국 지위는 획득했지만 정치 선진국으로서의 지위는 제대로 습득하지 못한 것 같다. 이는 물적 기반에 기초한 것이 아니라 정신적, 문화적 기반에 기초하는 것이기 때문에 제대로 습득하지 못한 것 같다.

탄핵 사태로 대한민국 시민의 정치적 각성이 이뤄졌는데 문제는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각 정당의 정치인이 과거를 사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현대를 살아가는 대한민국 시민들로서는 그 인식과 행태를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자각과 끊임없는 실천, 진정한 시민교육이 시작되고 한 세대가 지나야 한다. 다만 그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으니 기성세대가 할 수 있는 만큼의 개선을 시작해야 한다. 진정한 민주공화정 대한민국은 제대로 된 시민교육을 받게 되는 1세대가 사회로 나왔을 때 비로소 막이 열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당의 위기인가, 보수 전반의 위기인가. 아니면 한국 정치의 위기, 대한민국의 위기라고 보는 것인가
▶모두의 위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 상태의 한국당은 존재 자격을 상실했다고 보기 때문에 그런 제안을 한 것이다.

-부산시당위원장 선거 출마선언문이 홈페이지에 있다. 거기에도 보수재건, 보수통합이란 말이 있었다. 그때는 희망을 가지고 있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이대로 가면 회생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본다. 그래서 시간이 더 늦어지기 전에 근본적인 해법을 제안한 것이다. 전원 불출마의 경우에는 각자가, 당 해체의 경우에는 당 차원에서 수용하고 결단할지 여부를 봐야 한다. 그 결단을 당 구성원의 한사람인 제가 요구하거나 압박하는 것은 저의 권한 범위를 넘어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단지 저의 인식 위에서 이런 해법이 최선이라고 판단했고, 의견을 제안한 것이다. 제안한 것으로 저의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꿈꾸는 보수의 가치는 무엇인가. 왜 보수가 바로 서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보수라고 해서 진보의 평등 가치를 외면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기본적인 원리는 자유의 원리 위에 평등의 가치가 함께 구현되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보수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면에서 진보의 세계관에 공감하는 부분이 있지만 그런데도 제가 진보가 아닌 이유는 현상을 보고 해법을 도출하는데 있어서 인식은 과감하고 치열하게 하되 해법은 합리적이고 온건하게 하는 것이다. 급격한 사회 변화 또는 급진적인 정책을 일방적으로 시행해서 나타나는 우리가 겪고 있는 상황을 예방하고 점진적이지만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환경 변화에 공동체 전체가 적응을 순조롭게 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 보수정당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현재 한국당은 전통의 존중 가치에는 충실해도 환경 변화에 대한 무지 또는 둔감, 그리고 그것을 변화의 실천으로 옮기려는 의지의 부재 또는 박약, 이런 부분으로 인해 진정한 보수정당으로서 자격을 상실했다고 생각한다.

-당내 소위 소장파가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초선 때처럼 행동에 나서기 어려운 여건에 처해있는 경우도 있다. 인식의 공유는 극히 제한적이지만 일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연대 활동으로 이뤄질 수 있는 토양은 아니게 됐다. 일련의 공천 과정에서 소장 개혁파가 거의 사라졌다. 지금의 결과는 이미 예정돼있었다.

-불출마 선언 당시 당 해체를 말했다.
▶1차원적인 생존 욕구만 남았다. 나의 존재가 공동체에 어떤 의미를 가지고 기여할 것인지에 대한 인식이 없어진 것이다. 그래서 존재 이유가 없는 것이다. 존재 자체가 역사에 민폐가 돼버린 것이다.

-한국당에 있어서 남은 희망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희망의 싹이 한국당 안에 있으면 말라 죽게 될 것이다. 새로운 누군가에 의해 새로운 정신으로 희망의 싹을 아름드리나무로 키워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있던 곳으로 돌아간다는 의미는 무엇인가
▶저의 정체성을 정치인으로 생각하지 않고 국회에 들어왔다. 파견된 시민의 관점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불출마선언문의 절대반지 비유와 닿아있는데 국회의원이라는 직무는 현실 정치 권력이 일정 부분 결합되는 것이다. 작은 반지를 끼게 되는 것이다. 계속 다른 관점으로 보려고 노력해왔다. 원래 있던 곳의 의미는 파견된 시민에서 시민이 된다는 것이다. 저는 파견 기간이 종료돼 원래 위치로 돌아가지만 파견된 동안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추가 파견의 의미나 보람이 더 있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쇄신을 말했다. 불출마선언 이전에 쇄신을 위한 노력을 했다고 생각하나
▶부족했던 점이 많았다. 특히 20대 국회에서는 쇄신 노력하다 벽에 부딪혔다. 복당 이후에 드러난 쇄신 노력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언제 나올지 모르는, 언젠가는 등장하게 될 새로운 주체들이 서로 만나 교류하고, 토론하고 서로 신뢰를 쌓아가는 그런 플랫폼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최근 2년 정도는 거기에만 집중했다.

-구체화된 것이 있나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다.

-내년 총선은 어떻게 보는지
▶지금 의석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보수통합은 이뤄질 것이라고 보나
▶지금까지의 경과로 보면 전망이 밝지 않다고 본다.

-황교안 대표가 단식투쟁에 나섰다.
▶황교안 대표를 포함해 어느 누구도 개인적으로 공격하거나 비난할 뜻이 없다. 그런 점에서 마음이 아프다. 국가적인 재앙이 오고 있는 것은 맞다. 거기에 대한 강한 문제의식, 소명의식으로 몸을 던지는 결단을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다만 황 대표께서 조금더 정치 경험이 축적됐거나 조금더 폭넓은 자문을 받으셨다면 결정을 달리하실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다.


asd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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