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격화 속에서도 손흥민은 손흥민…레바논 팬들도 열렬 환영
스포츠/레저 2019/11/14 06:41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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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베이루트 공항에 도착하자 많은 팬들이 달려들어 이동에 어려움을 겪었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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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아시아인으로서 EPL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이 자랑스럽다고 말한 레바논 팬. © 뉴스1


(베이루트(레바논)=뉴스1) 임성일 기자 = 손흥민은 손흥민이었다. 한국인들은 물론 레바논 현지인들도 손흥민을 향해 뜨거운 환영의 인사를 건넸다. 안전요원들이 손흥민을 향해 달려드는 이들을 저지하면서 버스까지 인도했을 정도의 격한 반응이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3일 오후(이하 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에 도착했다. 대표팀은 이날 오전 베이스캠프였던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셰이크 자예드 크리켓 스타디움에서 최종훈련을 진행한 뒤 전세기를 이용해 레바논으로 넘어왔다.

3차전까지 치른 현재 한국은 2승1무 승점 7로 H조 선두를 달리고 있다. 레바논은 2승1패 승점 6점으로 3위다. 그 사이에 한국과 승점이 같은 북한이 2위에 올라 있다. 다득점에서 북한을 살짝 앞서고 있는 한국은 격차를 더 벌리기 위해, 레바논은 최종예선으로 진출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2위 이내 진입을 위해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이다.

아주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대표팀은 경기 전날까지 레바논이 아닌 UAE 아부다비에 머물렀다. 벤투 감독은 지금껏 '현지에 빨리 넘어가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경기 전까지 최대한 좋은 환경에서 알차게 훈련하는 것'이라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대표팀은 지난 9월 투르크메니스탄과의 1차전을 앞두고 터키에서 훈련하다 경기 전날 결전지로 이동했다. 10월에도 그랬다. 북한과의 평양 원정을 앞두고 파주NFC에서 호흡을 조절하다 중국을 거쳐 이동했다. 레바논전도 마찬가지 형태다.

벤투 감독은 경기를 하루 앞두고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베이루트에서 훈련을 하지 않은 것은)계획의 일부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이것이 우리 선수들을 돕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했다"면서 "아부다비의 좋은 환경, 조용하고 차분한 환경에서 침착하게 준비하는 게 더 낫다고 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현재 레바논 현지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결정이기도 하다. 한 달 여 가까이 진행되고 있는 반정부 시위대의 수위가 점점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선수단 및 취재진의 이동을 돕는 현지 가이드들은 안전에 대해 신신당부하고 있다.

지난 2011년부터 레바논에서 지내고 있다는 한 현지 가이드는 "이번 주가 시위 최악의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 전국적으로 시위대들이 주요 도로를 봉쇄하고 있다"면서 "시위대 요구가 관철되지 않는 한 멈추지 않을 것으로 짐작된다. 경제 상황이 바닥을 치고 있고 집권 세력에 대한 불신이 하늘을 찌른다. 레바논 국민 전체가 시위대라 보면 될 것"이라고 상황을 전했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많이 무거워져 있는 레바논이다. 그래도 동경하던 인기스타를 만났을 때 발현되는 '팬심'은 여느 곳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입국 수속을 마치고 베이루트 국제공항 안으로 빠져나가던 순간 수많은 인파가 1명을 향해 달려들었다. 주인공은 역시 손흥민이었다.

한국인과 현지인을 가릴 것 없이 많은 이들이 손흥민을 향해 환호성을 질렀고 일부 팬은 함께 사진을 찍는 영광(?)도 누렸다.

자신을 손흥민의 팬이라고 소개한 한 레바논 청년은 "같은 아시아인으로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빼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손흥민이 자랑스럽다"면서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있는 손흥민의 사진을 흔들어 보였다. 시위 격화 양상 속에서도 손흥민의 존재감은 많은 이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벤투호는 14일 오후 3시, 한국시간으로 밤 10시부터 베이루트에 위치한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레바논과 격돌한다. 이 경기가 현지인들에게는 무료로 개방될 전망이다.

레바논의 치오보타리우 감독은 경기 전 공식 회견에서 "아마 내일 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아주실 것으로 보이는데, 팬들 덕분에 선수들이 강한 정신력을 얻을 것이다. 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기대한다"고 많이 찾아와 줄 것을 당부했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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