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성행위 강요에 이성교제 들키면 삭발…'학생선수 기숙사' 인권심각
사회 2019/10/23 12:0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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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서울=뉴스1) 서혜림 기자 = 체육을 전공하는 어린 학생들이 군대와 같은 환경에서 훈련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특별조사단)은 16개 학교의 기숙사를 방문하고 50여명의 학생선수를 대상으로 개별면담을 통해 조사한 결과, 인권침해사례를 대거 발견했다고 23일 발표했다.

특별조사단에 따르면 상시합숙훈련을 하는 학생들이 군대와 같은 통제를 받으며 심각한 인권침해를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생들은 선배들의 빨래를 강요받았고 이성을 교제하고 있는 사실이 적발되면 삭발을 해야만 했다. 일요일 저녁부터 금요일 저녁까지 휴대폰은 압수당했고 관등성명을 외치며 군대와 같은 생활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폭력과 폭력사건도 확인됐다. 특별조사단은 기숙사에서 4건의 성폭력과 폭력사건이 발생한 사실을 확인해 조사를 진행했다. 특히 Δ합숙소 내 상습구타와 단체기합 Δ동성선수에 의한 유사 성행위 강요 Δ성희롱과 신체폭력 사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시설도 열악했다. 16곳 중 4곳은 10명 이상의 학생이 한 방에서 생활했다. 또 절반 이상은 별도의 휴게시설이 없었다. 체육중고와 초등학교 1곳을 제외한 379개 기숙사 중 80개 기숙사에 스프링클러가 없었다. 스프링클러가 있는 것처럼 보고하고는 노즐을 모두 제거한 곳도 있었다.

학교에서 가까운 곳에 살아도 기숙사에서 합숙훈련을 받기도 했다. 관련법을 위반한 것이다. 인권위가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에서 자료를 받아 '학교체육진흥법'에 금지된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국 초중고 학생선수 기숙사 380여개 중 157개 기숙사에서 근거리 학생도 합숙훈련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별조사단은 Δ학생들이 폭력으로부터 보호를 받고 Δ기숙사 공간은 적정 규모가 확보되어야 하며 Δ과도한 통제와 규율이 중단돼야 하며 Δ관련 법령을 개정하고 감독을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2007년 합숙소 폐지에 대해 인권위가 권고했지만 합숙소는 여전히 인권침해의 온상으로 확인됐다"며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학생선수 기숙사 전반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관련 부처에 권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별조사단은 24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명동 YWCA 대강당에서 '합숙소 앞에 멈춘 인권-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를 열어 촘촘하게 문제를 밝히고 토론할 예정이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김현수 특별조사단 단장이 실태조사를 발표하고 관련 전문가들이 토론자로 참여한다.


suhhyerim77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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