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평양 원정? 놀러가는 거 아냐”(일문일답)
스포츠/레저 2019/10/07 18:4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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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오데오 뉴스] 한국남자축구국가대표팀의 주장 손흥민(토트넘홋스퍼)이 ‘집중’을 강조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남자대표팀은 7일 파주 NFC에 소집됐다. 벤투호는 오는 10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스리랑카와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두 번째 경기를 치른 뒤, 북한 평양으로 건너가 15일 김일성 경기장에서 2차 예선 세 번째 경기를 가진다.

29년 만에 갖는 남자대표팀의 평양 원정인데다 손흥민을 포함해 이강인 등 중요 선수들이 모두 평양 원정 명단에 합류하면서 팬들과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다. 실제로 이 날 파주 NFC에는 수많은 취재진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하지만 손흥민은 평양 원정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차분하고 냉철하게 대답했다. 그는 “다들 지금 북한전에만 집중한다. 우리는 북한하고만 경기하는 게 아니다. 우선 홈에서 열리는 스리랑카전을 잘 치르고 그 다음에 북한전을 걱정해도 늦지 않다. 다가오는 경기에만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손흥민은 “우리는 경기만 하러 가는 거지 여행객이 아니다”라면서 “놀러가는 게 아니다. 대표팀에 들어온 선수로서 경기 하나만 생각하고 평양에 다녀오고 싶다”고 강조했다.




< 손흥민 일문일답 >

◆ 평양 원정을 앞둔 소감은?

다들 지금 북한전에만 너무 집중한다. 한편으로는 걱정된다. 우리는 북한하고만 경기하는 게 아니다. 우선 홈에서 열리는 스리랑카전을 잘 치르고 북한전을 걱정해도 늦지 않다. 다가오는 경기에만 집중하고 싶고, 선수들에게도 그렇게 얘기하고 싶다.

◆ 인조잔디에서 마지막으로 뛰어본 게 언제인지?

(한참 생각하다가) 아마 함부르크 유스 때인 것 같다.

◆ 인조잔디에서 뛰다가 다치지 않을까 걱정하는 팬들이 있다.

인조잔디 경험은 많이 없지만 천연잔디도 부상의 위험은 있다. 그런 걸 걱정하기 보다는, 그저 내가 언제 이런 경기를 해보겠나? 선수로서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을 것 같고 추억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 한광성과의 만남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특정 선수를 지목하기 보다는, 대표팀에서 북한을 처음 상대해보기에 그저 무조건 이기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좋은 경기 해서 이기고 싶다.

◆ 평양 원정 응원이 무산될 것 같다.

진짜 걱정을 많이 하는 것 같다(웃음). 선수들도 그 부분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기에 빨리 받아들여야 하고, 준비를 더 많이 해야 할 것이다. 쉬운 경기는 없다. 특히 북한전은 우리가 더 신경써야 한다. 팬들이 못 오는 건 타격이지만 선수들끼리 잘 뭉쳐서 이기면 얻어가는 게 더 많기에 잘 준비해서 좋은 결과로 돌아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어떤 기분으로 소집훈련에 왔는지?

발걸음이 가벼울 수가 없다. 월드컵 진출 여부가 달려있는데 어떻게 가볍게 들어오겠나? 선수들과 함께하는 건 좋지만 한편으로서는 주장으로서 좋은 경기력과 결과를 가져와야 하는 입장이다. 부담감을 갖지 않으려 하지만 쉬운 건 아니라고 본다. 중간 위치에서 해야 할 일도 있고, 경기장 밖에서 도움 많이 받고 줘야 할 입장이다. 항상 대표팀에 올 때 가벼운 발걸음으로 온 적이 없다.

◆ 소속팀에서 골도 넣고 있는데 좋은 분위기가 대표팀에도 이어질까?

내가 잘했으면 팀 성적도 좋았을 것이다. 그런 부분에 있어 책임감 느낀다. 축구는 혼자만의 스포츠가 아니다. 나도 팀 성적을 많이 생각하고 걱정하게 되더라. 대표팀에 올 때도 마찬가지다. 팀 경기력이 좋으면 뿌듯함을 많이 느낀다. 우리는 월드컵에 나가는 게 중요한 임무이고 숙제이기에 차근차근 맞춰나가야 한다.

◆ 평양 원정에서 하고 싶은 게 있나?

별로 없다. 내가 거기서 뭘 보고 오겠나? 우리는 경기만 하러 간다. 여행객이 아니다. 나는 경기에만 집중하고 있다. 놀러가는 게 아니다. 대표팀에 들어온 선수로서 경기 하나만 생각하고 다녀오고 싶다.

◆ 투르크메니스탄전 때는 밑에 쳐져서 플레이를 했는데?

그게 선수들에게도 도움이 된 것 같다. 왜냐면 가끔 답답한 상황이 나오고, 선수들도 저로 인해 공간이 많이 열리는 상황이 나오기에 나도 선수들을 도와주고 싶다. 내가 사이드에 있을 때는 상대 선수들이 수비하기 쉬울 것이다. 내가 중앙에서 플레이를 도와줬을 때, 팀 내에 개인능력이 좋은 선수들이 워낙 많기에 이들이 사이드에서 1대1 돌파를 할 수 있도록 그런 상황을 많이 만들어주고자 밑으로 내려가서 플레이 한 것이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세밀한 밀집수비 하는 팀들에게는 사이드에서 좀 더 공격이 이뤄져야 효과적이기에 그 부분을 생각해 연결하고 풀어주는 상황을 만들려고 한다. 내가 사이드에 섰을 때는 내가 해줘야 하는 부분이고, 선수들과 이야기를 많이 해 잘 풀어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게 맞다.

◆ 스리랑카는 최약체로 꼽힌다. 대승을 기대하는 팬들이 많은데?

축구에 최약체가 있나? 같은 11명이 하는 경기다. 항상 강팀도 약팀에 질 수 있다. 나는 그 팀을 존중한다. 상대도 여기까지 와서 좋은 경기력과 정신력으로 나올 것이기에 우리도 그 이상으로 준비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쉽게 얻어올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다. 우리가 더 만들어내야 하고, 그게 어떤 팀이 됐든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어렵다고 생각한다. 경기장에서 최고의 모습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다보면 승리할 것이고, 많은 골도 넣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건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 황희찬이 소속팀에서 잘 하고 있는데?

잘하고 있어서 좋다. 항상 (황)희찬이한테도 이야기를 많이 해주려 한다. 충분히 좋은 선수가 될 수 있고, 능력도 있다. 물론 내가 말한다고 도움이 죌지, 내가 말한다고 듣는 선수인지도 모르겠다(웃음). 워낙 파괴력 있고 드리블 돌파와 마무리 능력까지 가지고 있기에 힘을 아껴두면 조금 더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중앙에서 힘을 쏟다 보니 마지막에 자기가 힘을 못 쓸 때가 생기더라. 희찬이도 이제 선수로서 경험이 쌓이다 보니 그런 점을 터득했고 경기에서 여유있고 자신감있는 플레이를 보여주는 것 같다. 이게 전부가 아닌 앞으로 더 성장할 수 있는 선수이기에 더 노력해서 좋은 모습 보여주길 바란다.
( 사진 = 대한축구협회 )
김수정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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