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 또 애 먹은 '안방 호랑이' 벤투호…의외의 고비 된 '평양 원정'
스포츠/레저 2019/09/14 06:0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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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한국시간) 터키 이스탄불 파티흐 테림 스타디움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한국과 조지아 경기에서 손흥민이 선수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2019.9.5/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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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7일 오후(한국시간) 터키 이스탄불 파티흐 테림 연습경기장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오는 10일 투르크메니스탄 아시바가트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첫 경기를 치른다. 2019.9.7/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홈 어드밴티지는 어느 팀에게나 존재한다. 시차나 기후나 음식 등 외부 요인에 익숙하고 무엇보다 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등에 업고 치를 수 있는 홈 경기가 낯선 원정에서 펼쳐지는 경기보다 유리한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모든 경기를 홈에서만 치를 수는 없다. 특히 어지간한 대회는 대부분 원정에서 펼쳐진다는 것을 감안할 때 '집밖의 승률'을 얼마나 높일 수 있느냐는 강자가 되기 위한 중요한 조건 중 하나다.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진출에 도전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숙제이기도 하다.

과거 한국 축구가 '아시아의 호랑이'의 위용을 뽐낼 때는 장소와 상대를 가리지 않고 당당했다. 언제 어디서 경기해도, 적어도 아시아 내에서는 당당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압도적인 우위가 사라지기 시작하더니 최근에는 '한국도 해볼 만하다'는 인식을 상대에게 주고 있다. 그래도 홈에서는 아직 호랑이 기운이 남아 있다. 하지만 집밖에서는 애를 먹고 있다.

원정으로 펼쳐진 9월 A매치 2연전에서도 축구대표팀은 산뜻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간) 터키에서 펼쳐진 조지아와의 평가전에서 대표팀은 2-2로 비겼다. 전체적인 방점은 '실험'에 찍혔던 경기다. 당시 대표팀은 익숙한 포백 대신 스리백을 가동했다. 벤투 감독 부임 후 스리백으로 경기에 나선 것은 당시가 3번째였다.

새로운 전형 안에 새로운 선수들도 적잖이 투입됐다. 18세 '막내형' 이강인과 뉴 페이스 골키퍼 구성윤이 선발로 A매치 데뷔전을 치렀고 울산현대 소속의 이동경도 후반 교체로 필드를 밟았다. 이정협이 손흥민과 함께 최전방에서 호흡을 맞춘 것, 오른쪽 윙백으로 황희찬이 깜짝 출전한 것 등 다양한 실험이 펼쳐졌다.

이러한 변화와 함께 대표팀은 전체적으로 매끄럽지 않은 경기 운영을 보여줬다. 벤투 감독 스스로 "부임 후 최악의 경기력"이라 칭했던 전반전을 포함해 졸전에 그쳤는다, 다행히 멀티골을 터뜨린 황의조의 결정력 덕분에 패배는 면할 수 있었다.

이어진 투르크메니스탄과의 원정경기는 2-0으로 승리했다. 벤투호의 궁극적인 지향점인 2022 카타르 월드컵을 향한 첫 단추였는데, 전후반에 터진 나상호의 선제골과 정우영의 추가골을 묶어 승점 3점을 획득했다. 가장 중요했던 '결과'는 챙겼으나 속사정까지 조목조목 살피면 아쉬움이 남던 경기다.

사실상 투르크메니스탄의 밀집수비를 효율적으로 뚫지 못했던 경기다. 전반 13분 선제골은 수비가 잘못 걷어낸 것이 나상호에게 향한 것이니 운이 어느 정도 따랐다. 이후로는 이렇다 할 찬스를 잡지 못했다. 내내 두들기면서도 추가골을 뽑지 못하니 선수들 에너지만 소모됐고, 시간이 흐를수록 상대의 역습 빈도만 높아져갔다. 답답한 상황에서 터진 후반 37분 정우영의 추가골은, 프리킥 득점이었다. 우리가 만든 '작품'은 없었다는 의미다.

만족스럽지 않은 경기력의 모든 원인이 '원정'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하긴 어렵다. 언급했듯 조지아전은 실험적 성격이 강했고 투르크메니스탄전은 알고도 대응하기 힘든 밀집수비가 발목을 잡은 영향이 크다. 하지만 홈에서는 칠레, 우루과이, 콜롬비아 등 세계적인 팀과도 대등하게 싸우던 것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남는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다음 이어지는 원정경기가 '평양 김일성경기장'이라 관심이 배가되고 있다.

1차전을 승리로 장식한 대표팀은 오는 10월10일 화성에서 스리랑카를 상대로 2차전을 갖는다. 그리고 닷새 뒤 북한과 원정 3차전을 치르는데, 장소가 평양 김일성경기장이다. 남자축구 A대표팀 간 남북대결이 북한에서 열린 것은 지난 1990년 9월11일 평양 능라도 경기장에서 열린 '남북 통일축구'가 유일하다. 그때는 친선경기였으나 이번에는 실전이다.

그 어떤 곳에서 펼쳐지는 원정 무대보다 낯설 경기다. 통일축구가 열린지 벌써 29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선수들뿐만 아니라 지원을 해줘야할 스태프들도 평영 원정은 초행길이라는 점에서 더더욱 부담스럽다. 가뜩이나 북한이 바레인과 스리랑카를 연거푸 꺾고 2연승 중이라는 것도 대결을 보다 흥미롭게 만들고 있다.

조 1위로 올라선 북한이 안방에서 한국에게 패하고 싶을 리 만무하다. 어떤 형태로든 상승세를 잇기 위해 배수진을 칠 경기다. 2차 예선부터 가시덤불이 등장했다. 가뜩이나 원정에서 고전하고 있는 한국 축구가 의외의 순간 쉽지 않은 고비를 만났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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