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계수 20년만에 IMF수준…文정부, 성장도 분배도 놓쳤다
경제 2019/09/12 06:07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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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계산 (원 자료 출처 통계청), (단위: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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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서영빈 기자 = 소득분배의 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가 현 정부 들어 20년만에 IMF 외환위기 당시와 비슷한 수준으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성장률·주력산업 생산이 침체할 수 있다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 들어 분배수준을 개선하는 것을 우선 과제로 삼았으나 지표는 거꾸로 가고 있다.

◇지니계수 IMF 이후 최고

통계청이 지난달 22일 발표한 '2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의 마이크로데이터를 <뉴스1>이 자체분석해 지니계수로 재가공한 결과 올해 2분기 지니계수는 30.64로 지난해에 이어 30선을 유지하며 IMF외환위기 당시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지니계수는 소득분배수준을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다. 인구분포와 소득분포의 관계를 설명하는 지표이며 0에 가까울수록 평등하고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함을 의미한다.

통계에 따르면 지니계수는 통계가 시작된 1990년부터 장기적 증가 추세를 보이는데 3번의 급격한 상승기가 있었다. 바로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199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그리고 세번째가 소득주도성장을 표방한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2018년이다.

지니계수는 1995년 2분기까지 25~27 사이에 머물다가 IMF 외환위기 이듬해 30선을 넘어 1999년 30.83를 찍는다. 2000년 들어 다시 진정되는 모양을 보이다 2008년 외환위기와 함께 다시 29.87로 오른다. 지니계수는 이후 다시 회복세를 보여 2015년 26.93으로 IMF 직전 수준까지 떨어진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직후 2018년 다시 30선을 깨고 30.69를 찍는다. 2019년 30.64로 0.05%포인트(p) 떨어져 소폭 개선됐지만 2분기 기준으로 30선을 넘은 것 자체가 IMF 이후 처음이다.

지니계수 자체 계산식은 지니계수의 정의에 따라 인구누적·소득누적 그래프의 면적을 계산하는 방법을 썼다. 통계청에 따르면 이는 통계청 공식 계산식과 다르지만 근사적 방법이므로 미세한 수치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전체적인 추세는 반영하고 있다.

또 가구 수·지역 등의 변수에 따라 몇가지 상이한 수치가 나올 수 있는데 이중 기획재정부가 지난 2일 발표한 수치와 가장 비슷한 값이 나오고, 1990년까지 연속선상에서 비교가 가능하도록 '2인가구 이상 도시 가구·가구간이전지출 차감' 값으로 한정했다.

◇"분배 개선, 민간고용이 가장 큰 요인"

지니계수가 떨어지고 올라오는 구간을 보면 어떤 정책이 주효했고 혹은 실패했는지 알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가장 큰 변수로는 고용상황이 좋을 때 자연스럽게 지니계수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빈곤층에게 직접 재정지원을 하는 '정부이전지출'이 늘어날 때 다소 개선이 이뤄졌다. 마지막으로 최저임금 인상 정책은 오히려 소득분배 개선을 악화시키는 작용을 한 것으로 보인다.

지니계수가 2008년 고점에서 2015년 IMF 이전 수준까지 떨어진 구간은 '소주성'과 무관한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이다. 이명박 정부 당시에는 고용상태가 좋았고, 박근혜 정부 당시엔 기초연금 등 정부이전지출 정책을 손봤던 게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니계수는 IMF 이후 굉장히 크게 올라갔다가 이명박 정부 때 많이 개선됐다"며 "그때는 노령연금 (등 복지정책)보다 고용상황이 좋았던 게 크게 작용했다. 5분위배율을 봐도 그때가 개선되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2015년 기초노령연금을 확대한 게 소득분배 개선 효과가 있었다"며 "우선 저소득층 고용이 좋았고 둘째로 공적연금의 효과가 배가된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복지지출은 문재인 정부 들어서 더 크게 늘었지만 2018년 지니계수가 급격히 악화된 이유는 뭘까? 이는 가장 중요한 변수인 고용상태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2017년까지 30만명대 고용증가에 익숙했으나 2018년 (증가량이) 10만명 미만으로 내려갔다"며 "그런 측면에서 어려운 한 해가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용이 악화된 원인은 최저임금 급등 정책 등 과도한 시장개입이 한 요인으로 꼽힌다. 최저임금 정책은 소득분배 개선을 목표로 했지만 실제로는 '역방향'으로 작용한 셈이다. 그러다가 정부 이전지출 정책이 확대되면서 2019년 그 효과가 상쇄됐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문재인 정부 노동정책은) 처음에는 최저임금·주휴수당 등으로 시작했고 이전지출 정책은 상대적으로 적었다"며 "2018년에는 최저임금 정책의 영향으로 분배가 악화됐고 2019년에 이전지출이 많아지면서 조금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 정도 많은 양의 이전지출 정책을 폈으면 2019년에 분배 개선 효과가 훨씬 많았어야 했는데 기존의 노동정책 실패로 인해서 이 정도 수준밖에 개선이 안된 것"이라며 "처음에는 최저임금 정책이 분배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겠지만 결과를 보면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정부이전지출 정책의 경우 정부에서 주는대로 소득이 되니 당장 효과가 나타나기는 하는데 그게 '베스트'인지는 알 수 없다"며 "그보다 시장에서 (고용을 통해) 알아서 효과가 나타나는 게 좋지만 현재 시장에서는 오히려 반대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 일부분만 보여주며 "개선됐다" 되풀이

눈여겨볼 점은 정부가 소득분배지표를 공개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개선된 부분만을 공개하며 전체 분배상황이 개선됐다고 해명하는 패턴을 반복한다.

통계청은 지난달 22일 '2019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를 발표해 1분위와 5분위의 소득격차가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고소득층·저소득층과의 양극화가 역대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는 의미다.

그러자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소주성특위)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올해 2·3·4분위 소득분배 속도가 1·5분위보다 빠르다'는 논리를 들고 나와 우리나라가 "중산층 성장형 사회"가 되고 있다고 강변했다. 덧붙여 "부익부 빈익빈의 가계소득 양극화 현상이 뚜렷이 완화됐다"며 통계청 발표와 정 반대의 주장을 했다.

이에 언론들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기준 중산층 지수가 금융위기 수준으로 악화됐고 올해도 계속 나빠지는 중임을 밝혀내 보도했다. 소주성특위와 홍 부총리의 주장이 실언이 된 셈이다.

그러자 기재부는 1일 밤11시쯤 부랴부랴 보도참고자료를 냈다. 결국 OECD 기준 중산층 지수가 악화됐음을 인정하는 내용이었지만 보도자료 이름은 정 반대로 '중산층 기준 및 최근 중산층 소득개선 현황'이었다. 보도자료는 "중산층 개념과 기준은 국제적으로 통일된 명확한 기준이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 대안으로 '페어플레이 정신, 신념 소유, 약자를 두둔하고 강자에 대응하는 사람' 같은 모호한 기준을 제시하기도 했다.

더불어 기재부 보도자료는 "중간계층 소득 개선 등 전체 분배상황을 보여주는 지니계수는 2019년 2분기에도 하락하며 2분기 연속 개선(됐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기재부가 분배 개선의 근거로 제시한 지니계수는 2017~2019년 단 3년간의 1·2분기 지표만이 공개됐다. 짧은 기간에 초점을 맞췄기에 자칫 일반적인 수준보다 크게 개선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지니계수(기재부 자체계산)는 2017~2019년간 Δ1분기 기준 31.0%, 33.0%, 31.7% Δ2분기 기준 28.6%, 30.6%, 30.5%다.

하지만 관찰기간을 조금만 확대해보면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뉴스1>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분기 기준 지니계수는 2018년 33.19로 역대 가장 높다. 이는 IMF 영향권에서 지니계수가 가장 나빴던 1999년 1분기 32.10보다도 1p 이상 높다. 또 2018년 1분기는 전년 동분기보다 1.86p 높고 전 분기보다는 4.83p나 높다. 이 시기에 최저임금 인상 등 소주성 정책이 본격 적용되면서 일종의 '쇼크'가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같은 '쇼크'상태인 2018년을 제외하고 본다면 올해 1분기 지니계수 31.83은 2017년 1분기(31.35)에 비해서는 여전히 증가추세이며 금융위기 영향권인 2010년(32.47) 이후 최대치에 해당한다. 저점인 2015년 29.61과 비교해도 2.71p나 높다.

이같은 통계를 두고 '전체 분배상황을 보여주는 지니계수가 2분기 연속 개선됐다'고 해석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전체 상황이 보이지 않도록 개선세가 나타난 기간의 지표만 발표한 것부터 문제인 셈이다.

김 교수는 "숫자상으로 더 좋아진 건 맞으니 작년에 비해 나아졌다고 얘기할 수는 있다"면서도 "다만 전체적으로 현 정부에서 여러가지 정책을 시행하기 전에 비해 안 좋아진건 맞으니 ('개선됐다'는 말은) 상당히 제한적으로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에 비해 조금 나아졌지만 그 전에 비해 나아진 게 없기 때문에 그렇게 자랑할 만한 일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suhcrat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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