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日, 대화거부 넘어 자존심 훼손할 정도 무시…외교결례"
정치 2019/08/23 17:03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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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종 국가안보실 제2차장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춘추관에서 지소미아 종료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9.8.23/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최은지 기자 =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은 23일 한국 정부가 일본과의 대화를 위해 8·15 광복절에도 고위급 인사를 파견했고, 광복절 경축사 내용에 대해 사전에 알려주기까지 했지만 일본이 '무시'로 일관했다고 설명했다.

김 차장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하기까지 미국을 포함해 한국 정부가 모든 노력을 기울였지만 이를 거부한 것은 물론 '무응답'의 외교적 결례를 범한 것은 '일본 정부'라고 지적했다.

김 차장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어제 정부의 한·일 지소미아 종료는 많은 고민과 검토 끝에 국익에 따라 내린 결정이었다"라며 "지소미아는 양국간 고도의 신뢰관계를 기초로 민감한 군사정보를 교환하기 위한 것인데, 일본이 이미 한·일 간 기본적인 신뢰관계가 훼손되었다고 하는 상황에서 우리로서는 지소미아를 유지할 명분이 상실됐다"고 강조했다.

김 차장은 일본측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일본이 강제징용 관련 대법원 판결이 1965년 청구권협정에 위배한 것이라는 점에 대해 "우리 정부는 일관되게 일본 정부, 군 등 국가권력이 관여한 '반인도적 불법행위'는 1965년 청구권협정으로 해결된 것으로 볼 수 없으며, 따라서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개인의 손해배상청구권은 여전히 살아있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외무성 조약국장도 1991년 8월 27일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개인청구권 자체가 소멸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표명했다"라며 "2차대전 중 시베리아에 억류되어 강제노역을 당했던 일본인의 개인청구권 문제에 대해 일본 스스로도 '일본-소련간 공동선언'에 따라 개인청구권이 포기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고 꼬집었다.

김 차장은 일본측이 대화에 진지하게 임하지 않으면서 일방적으로 한국이 국제법을 위반했기 때문에 먼저 시정조치 취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외교적 해결방안을 열어두고 대화를 추진했다며 어떤 노력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열거했다.

김 차장은 "우리 정부는 7월 두 번에 걸쳐 고위급 특사를 일본에 파견하였으며, 8월 초에는 우리 주일대사가 일본측 총리실 고위급을 통해서도 협의를 시도했으나, 결과는 변함이 없었다"라며 "심지어 8월15일 광복절에도 우리 고위급 인사가 일본을 방문했으나 결과는 똑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산업부도 일본측이 문제삼고 있는 우리의 수출허가제도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일본 경산성측에 대화를 지속적으로 요청했다"라며 "대통령의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우리는 일본에 대화의 손길을 내밀었고, 심지어 경축사 발표 이전에 일측에 이러한 내용을 알려주기까지 했지만, 일본측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고맙다는 언급조차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또한 지난 21일 베이징에서 개최된 한일 외교장관회담, 한일의원연맹 소속 우리 의원들에 대한 일본 의원들의 외교 무례, 문희상 국회의장 특사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한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등 노력에도 일본이 "진지하게 대화에 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차장은 일본이 한국의 노력뿐만 미국의 제안도 거절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차장은 "미국도 지난달 29일 현상동결 합의(Standstill Agreement)를 우리와 일측에 제안했다"라며 "우리측은 이를 환영하고 일측과의 협의에 동의했지만, 일본은 미국의 이러한 제안마저도 거부했음은 물론 이런 제안이 존재하는 것을 부인했다"고 설명했다.

김 차장은 "우리로서는 진심으로 편견없이 일본과 강제징용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모든 방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할 용의가 있었고, 이러한 입장을 일본측에 전달했다"라며 "그러나, 이에 대한 일본의 대응은 단순한 '거부'를 넘어 우리의 '국가적 자존심'까지 훼손할 정도의 무시로 일관했으며, '외교적 결례'를 범했다"고 책임을 물었다.

김 차장은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한 재검토 가능성에 대해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김 차장은 "우리는 신뢰를 회복하고 여러 차례 외교채널을 통해 창의적인 솔루션까지 언급해가면서 문제를 잘 해결하려고 했고, 미국은 현상동결 합의까지 제시하면서 해결하려고 했는데 그럼에도 한국을 화이트리스트 대상국가에서 배제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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