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전기 세우셔야" 예고에 기자들 술렁…'지소미아 종료' 막전막후
정치 2019/08/22 20:44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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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춘추관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 여부 논의에 대한 결과를 발표한 뒤 단상에서 내려오고 있다. 2019.8.22/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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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8.22/뉴스1


(서울=뉴스1) 진성훈 기자,조소영 기자,최은지 기자 = 청와대가 일본의 부당한 대한(對韓) 수출규제 조치에 대응해 전격적인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한 22일 청와대 안팎에선 하루 종일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주요 인사들의 분주한 움직임이 이어졌다.

당초 지소미아의 연장 또는 조건부 연장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던 상황이었으나 '협정 종료'라는 예상밖 강수가 나온 것도 이미 이러한 긴박한 분위기에서 읽을 수 있었던 셈이라는 풀이도 나온다.

대일(對日) 대응 전선을 누볐던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은 이날 오전 11시 정부서울청사에서 방한 중이던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만나 1시간 넘게 주요 안보 현안을 논의했다.

같은 시간 청사를 들어서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의 모습이 김 차장과 비건 대표를 기다리던 기자들 눈에 띄었다.

정 실장은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주요 현안들을 보고하기 위해 청사를 찾은 터였다.

지소미아 종료 발표 이후 청와대의 설명을 감안하면 이때 정 실장은 이 총리에게 이날 오후 지소미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예정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 개최 안건 등을 보고했을 것으로 보인다.

김현종-비건, 이낙연-정의용 등 주요 인사들의 면담이 동시에 이뤄졌던 셈이다.

김 차장은 비건 대표와의 면담이 끝난 후 지소미아 문제가 언급됐다는 사실을 전하며 "오후에 열리는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 회의에서 우리가 신중히 검토할 것이고 우리 국익에 합치하도록 판단을 잘해서 내용을 결정할 것(이라고 비건 대표에게 얘기했다)"고 말했다.

비건 대표는 대기하던 기자들을 피해 다른 통로로 청사를 빠져나갔다.

오후 3시 32분,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출입기자들에게 단체 메시지를 보내 NSC 상임위가 오후 3시부터 시작돼 지소미아 연장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고 알렸다.

매주 목요일 열리는 NSC 상임위 회의 시작 직후 이를 알린 것은 이례적이었다.

당초 이날 결론이 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이때부터 이날 결론이 확정 발표되는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오후 6시쯤 '곧 브리핑이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춘추관에 돈 직후 '오후 6시20분 국가안보실 1차장 브리핑'이 공식 공지됐다.

하지만 이때까지도 발표 내용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은 상황. 브리핑을 10여분 남기고 춘추관 브리핑룸으로 모여든 기자들을 향해 청와대 관계자는 "윤전기를 세우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예상밖 결론'을 예고했다. 곳곳에서 '폐기(종료)'를 직감하며 술렁임이 일었다.

결국 6시20분에 발표된 결론은 '지소미아의 종료'였다. NSC 사무처장인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이 직접 마이크를 잡고 간략히 종료 결정을 발표했고, 뒤이어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결정 과정과 배경 등에 대해 20여분간 상세한 설명을 이어갔다. 김 차장은 설명과 질의응답이 모두 끝날 때까지 옆에 서서 이를 지켜봤다.

핵심 관계자는 질의응답 과정에서 질문에 '파기'라는 단어가 언급되자 즉각 "죄송하지만 파기가 아니다. 종료다"라고 바로잡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파기라고 하면 캔슬레이션(cancellation), 터미네이션(termination)인데 저희는 종료, 연장을 하지 않는 것으로, 지소미아 21조3항에도 나와 있는 행동요령으로서 협정에 맞게 한 것"이라며 "파기는 마치 우리가 뭘 어겨서 하는 것인데, 이것은 파기가 아니라 종료라는 것을 명확히 말씀드린다"고 설명했다.

이날 지소미아 종료가 결정된 NSC 상임위에 이어 상임위원들은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대통령 집무실 옆 소회의실로 자리를 옮겨 문 대통령에게 상임위 결정을 보고했다. 이 자리에는 이낙연 총리도 참석했다.

이 때문에 "사실상 NSC 안보관계 전체회의라고 봐도 무난할 것 같다"는 청와대의 설명이 나왔다. 이 '전체회의'에서 다시 1시간가량의 토론을 진행한 끝에 문 대통령이 '종료' 결정을 재가하면서 2016년 11월 논란 속에 탄생했던 지소미아는 3년 만인 오는 11월 수명을 다하게 됐다.


tru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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