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락으로 떨어졌던 황제…타이거 우즈의 '부활 스토리'
스포츠/레저 2019/04/15 15:49 입력

스캔들, 이혼, 부상, 약물…각종 악재 딛고 마스터스 우승

(서울=뉴스1) 정명의 기자 = 나락으로 떨어졌던 황제가 되살아났다. 타이거 우즈(44·미국)가 14년만에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며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우즈는 15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7475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4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기록,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우승했다.

 
지난 2005년 이후 무려 14년만에 입어보는 그린재킷이다. 메이저대회로 따지면 2008년 US오픈 이후 11년만의 우승이다. 재기가 어려울 것 같았던 우즈의 부활이라 세계 골프팬들의 박수갈채가 쏟아지고 있다.

생후 6개월부터 골프 클럽을 손에 쥐었다고 알려진 우즈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천재골퍼'로 이름이 높았다. 1996년 PGA투어에 데뷔한 이후로는 각종 기록을 수립하며 '골프황제'로 격상했다.

투어 2년차였던 1997년에 이미 우즈는 슈퍼스타로 발돋움했다. 마스터스 그린재킷을 처음 입은 것도 1997년이었다. '빨강 상의, 검정 바지'는 우즈의 상징이 됐고, 그해 우즈는 4승과 함께 커리어 첫 상금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2000년(US오픈, 브리티시오픈, PGA챔피언십)부터 2001년(마스터스)에 걸쳐서는 사상 최초로 메이저 4연승을 달성하기도 했다. 미국 언론에서는 이를 두고 '타이거슬램'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골프 선수로 승승장구하던 우즈는 한 가정의 가장으로도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2004년 스웨덴 출신 모델 엘린 노르데그렌과 결혼해 2007년 딸, 2009년 아들을 얻었다. 그야말로 남부러울 것이 없는 인생이었다.

우즈가 나락으로 떨어지기 시작한 것은 2009년 11월이었다. 이른바 '섹스 스캔들'이 터진 것. 20여명에 이르는 여성들이 우즈와 불륜 사이였다고 언론에 폭로하면서 우즈는 사면초가에 놓였다. 결국 우즈는 2010년 노르데그렌과 이혼하며 위자료만 1억1000만달러(약 1250억원)를 써야 했다.

스캔들 이후로도 우즈의 기량은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부상이 우즈의 발목을 잡았다. 2008년 US오픈에서 불편한 무릎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감동을 선사한 우즈는 이후 무릎 수술을 받았고, 2014년부터는 허리 부상으로 4차례나 수술대에 올라야 했다.

2017년 5월에는 운전석에서 잠든 채로 경찰에 체포되는 사건이 있었다. 처음에는 음주운전으로 알려졌지만 우즈는 "부상과 불면증 때문에 복용한 약이 원인"이라고 해명했다. 실제 약물 양성 반응이 나와 우즈는 벌금과 보호관찰, 사회봉사 등의 처벌을 받았다.

그대로 주저앉는 것처럼 보였던 '황제'는 기어이 정상에 다시 섰다. 지난해 PGA투어 챔피언십에서 2013년 8월 이후 5년만에 우승의 기쁨을 맛본 우즈는 이번에는 14년만에 마스터스를 제패했다. 전성기 시절과 비교해 크게 줄어든 우즈의 머리숱이 세월의 흔적으로 남아 있었다.

역경을 극복하고 부활한 우즈를 향해서는 미국 전현직 대통령을 비롯한 각계 인사들의 축하 인사가 쏟아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진정한 챔피언 우즈에게 축하를 보낸다"고 전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마스터스 우승은 탁월함과 투지, 결단력의 증거"라고 했다.

누구보다 감격스러웠던 것은 우즈 자신이다. 그는 "아이들이 아버지가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했던 모습을 영원히 잊지 않고 자랑스러워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2년 전 처음 그린재킷을 입고 아버지(얼 우즈, 2006년 사망)의 품에 안겼던 우즈의 앞에는 이제 훌쩍 큰 두 아이가 있었다.


doctor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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