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와바타 야스나리가 기록한 바둑 명인의 마지막 대국
문화 2019/03/16 09:0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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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바타 야스나리 '명인' 책 표지

[신간] 명인…6개월간 이어진 바둑 한판 소설로 남다

(서울=뉴스1) 여태경 기자 = 1938년 6월26일부터 12월4일까지 장장 6개월에 걸쳐 바둑 한판이 진행된다. 14회나 계속된 이 경기는 바둑의 명인 혼인보 슈사이의 생애 마지막 은퇴 대국이다.

이 전무후무한 대규모 경기로 65세의 슈샤이 명인은 경기 중반에 병으로 쓰러졌고 11월 중순까지 석달 간 중단된 경기는 겨우 재개됐지만 명인은 결국 5집을 진다. 50년 간 이어온 '불패의 명인'이라는 기록이 30세의 젊은 신성에게 깨지고 명인은 대국이 끝나고 1년 뒤인 1940년 원래 몸을 회복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일본 소설의 거장 가와바타 야스나리(1899~1972)는 당시 경기를 주최한 도쿄 니치니치 신문에 관전기를 게재했다. 그는 거장다운 감각적인 필치로 바둑에 대한 애정과 명인에 대한 존경을 담아 명인의 생사를 건 승부를 생생하게 묘사했다.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관전기를 총 64회에 걸쳐 연재했고 당시 일본 전역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그는 명인이 홀로 몰입하고 숙고하는 태도, 으스대지 않는 조용한 모습, 끈질기게 대국에 임하는 승부사 기질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바둑 명인의 마지막 대국 한 수, 한 수를 문학의 거장이 예술로 승화시킨 관전기 '명인'이 27년 만에 국내에서 출간됐다. 작가가 수년에 걸쳐 완성한 '명인'은 41개의 장이 각각 단편 소설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뛰어난 완결성을 갖고 있다. 이 작품은 작가가 자신의 작품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었다고 전해진다.

그는 "'명인'은 충실한 기록 소설이라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소설이라기엔 기록 요소가 많고, 기록이라기엔 소설 요소가 많다. 기사의 심리에 대해서는 모두 나의 추측이다. 이를 당사자에게 물어본 것은 하나도 없다. 날씨 묘사 하나를 들더라도, 역시 나의 소설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명인 / 가와바타 야스나리 씀 / 유숙자 옮김 / 메리맥 펴냄 / 1만4000원


har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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