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초점] '월화극 첫방'…'해치', 젊은 영조+묵직한 정통사극 '휘몰아친 60분'
연예 2019/02/12 09:3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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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1 SBS 캡처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해치'가 묵직한 정통사극 위에 눈을 뗄 수 없는 몰입도 높은 캐릭터들을 선보이면서 이야기의 포문을 열었다.

지난 11일 처음 방송된 SBS 새 월화드라마 '해치'는 왕이 될 수 없는 문제적 왕자 연잉군 이금(정일우 분)이 사헌부 다모 여지(고아라 분), 열혈 고시생 박문수(권율 분)와 손잡고 왕이 되기 위해 노론의 수장 민진헌(이경영 분)에 맞서 대권을 쟁취하는 유쾌한 모험담, 통쾌한 성공 스토리다.

'이산' '동이' '마의'를 선보인 김이영 작가의 신작답게 대서사시의 시작을 알리는 묵직한 정통사극의 기운을 드러내면서, 기존에 퓨전사극들이 채워주지 못한 밀도 높은 이야기와 중량감 있는 인물들의 대립을 그려냈다. 조선시대 검찰이라고 할 수 있는 사헌부가 부조리한 위정자들을 견제하려는 장면으로부터 시작해, 앞으로 펼쳐질 권선징악의 큰 그림을 예상하게 했다.
 

조정 안에서 충돌하는 세자들의 세력들을 보여주며 극의 밑바탕을 탄탄하게 그렸고, 그 위에 입체적인 인물들을 배치하면서 흥미를 끌었다. 극을 이끌어가는 연잉군 이금(정일우 분)은 그동안 작품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영조의 청년 시절을 그린다는 점에서 흥미를 돋웠다. 1부의 주제처럼 '천한 왕자'였던 영조의 젊은 시절은 흥미로웠다. 왕에게 버림받고 스스로도 '조선에서 제일 쓸데없는 인간'이라 평하는 사람이다. 능력은 출중하나 출신 성분 때문에 조정에 발을 들일 수는 없었고, 과거 시험 대술을 봐주면서 살아간다. 그런 그가 밀풍군 이탄(정문성 분)의 악행의 가까이 다가가면서, 앞으로 변화할 모습이 궁금증을 유발한다.

가장 독특하게 보인 것은 바로 박문수(권율 분). 이금이 대술하는 과거시험장에서 만난 박문수는 능청스러운 성격에 입담, 재기발랄한 성격이 더해진 입체적인 인물로 재미를 더했다. 그와 이금이 티격태격한 첫 장면은 짧은 분량에도 일명 '브로맨스 케미스트리'를 발견할 수 있던 것. 전체적으로 묵직하고 무게감있는 내용 속에서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유일한 캐릭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후반부에 등장한 여지(고아라 분)는 조선시대 여자의 신분으로 감찰 역할을 소화하는 인물이다. 이금이 밀풍군에게 위협당하는 여지를 구제해주면서 인연이 시작됐다. 밀풍군의 비리를 파헤치려는 여지의 활약을 기대해볼 만 하다.

밀풍군 이탄이 차기 왕에 한발 가까이 다가갔지만 실제로는 살인마라는 점이 드러나면서 이야기는 더욱 흥미롭게 펼쳐졌다. 현대극에서 밥 먹듯이 쓰는 사이코패스 살인마 설정을 사극으로 옮겨 오니, 낯설어도 몰입도는 높아졌다. 이를 연기하는 정문성의 광기 어린 연기도 압권. 선악 구도의 대립이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해진다.

연출은 기존 사극보다 훨씬 더 세련된 그림이었다. 조명의 존재를 잊은 듯 어둡게 찍은 화면은 다소 낯설었지만, 악한 세력을 극명하게 표현하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전체적으로 빛과 어둠을 사용해서 선악구도를 표현했고, 사극이 주로 애용하던 정면 클로즈업 대신 다양한 구도의 화면을 연출한 것도 차별점이었다.

배우들의 연기력도 큰 모자람은 없었다. 군 전역 후 드라마에 복귀한 정일우는 기존 사극 경험을 살려 위화감없는 연기를 보여줬다. 에너지 넘치는 젊은 청년과 차별받은 왕자의 쓸쓸한 감정이 보였다. 대사 처리에 아쉬움은 있으나 극에 크게 방해가 될 정도는 아니었다. 권율은 전반적으로 다른 인물들과 정반대의 기운을 내는 캐릭터였음에도 자연스러운 연기력으로 극의 재미를 이끌었다. 고아라도 대사 처리나 표정에서 사극 배경과 다른 어색한 모습도 보였으나, 1회에는 등장한 분량 자체가 적어 이를 연기력의 문제로 보기는 무리였다.

'해치'는 1회에서 묵직한 이야기와 입체적인 인물들을 등장시키면서, 정통사극의 무게감과 재미를 바라던 시청자들의 바람을 충족시켰다. 앞으로 펼쳐질 대서사시가 월화극 왕좌를 굳건하게 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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