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표그룹, 3개 계열사 통합 무엇을 노렸나
IT/과학 2019/02/12 07:0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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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원 삼표그룹 회장 2016.5.8/뉴스1 © News1

3세 사전 승계 작업 관측에 '사업 효율화' 조치라며 일축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삼표그룹의 계열사인 삼표기초소재·네비엔·경한이 합병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12일 업계에서는 이번 합병이 오너 3세인 정대현 삼표그룹 부사장(41)의 향후 승계에 대비한 사전 정지 작업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그룹측은 사업구조 효율화를 위한 합병이라며 승계 작업설을 일축했다.

정 부사장은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의 아들로 삼표기초소재 대표, 삼표레일웨이 대표, 삼표시멘트 영업부문장, 삼표시멘트 관리지원부문장 등을 거쳐 지난해 초부터 핵심 계열사인 삼표시멘트의 대표이사 자리에 앉았다. 삼표그룹은 현대차그룹과 사돈 관계로 정 부사장의 누나인 정지선씨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의 배우자다.

앞서 삼표그룹은 지난 8일 계열사인 삼표기초소재와 네비엔, 경한을 합병해 '에스피 네비엔'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합병방식은 삼표기초소재가 네비엔과 경한을 흡수하는 방식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된 각 회사들의 감사보고서(2017년말 기준)를 보면 정 부사장은 삼표기초소재와 네비엔의 지분을 각각 78.9%, 70%씩 가지고 있는 최대주주다. 경한의 경우에도 정 부사장이 26.9%를, 네비엔이 13.5%의 지분을 가지고 있어 정 부사장이 다수의 지분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지배권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다.

합병이 삼표기초소재가 네비엔과 경한을 흡수합병하는 형식으로 진행될 예정인 만큼 에스피 네비엔 또한 정 사장의 회사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세 회사 규모를 보면 매출액(2017년 기준)은 삼표기초소재 2281억원, 네비엔 2535억원, 경한 1446억원이며 자산은 삼표기초소재 2110억원, 네비엔 982억원, 경한 754억원 순이다.

삼표그룹은 현재 '정도원 회장→㈜삼표→삼표산업·삼표시멘트 등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주요 계열사들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삼표의 지분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현재 정 부사장이 보유한 삼표의 지분은 14.07%로 아버지 정 회장이 81.9%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비해 훨씬 못 미친다.

향후 정 부사장은 합병을 통해 계열사들의 기업 가치를 확대한 뒤 삼표에 현물출자하는 방식으로 지분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삼표는 통합회사의 에스피 네비엔의 매출액이 신사업 개발 등으로 현재 6000억원대에서 2020년 1조원대로 성장할 것 내다봤다.

정 부사장은 지난 2013년 내부거래를 통해 성장한 삼표기초소재의 물류사업 부문을 떼내어 현물출자하는 방식으로 삼표에 대한 지분율을 14% 이상으로 늘리기도 했다. 이번에 합병되는 회사들도 내부거래를 통해 기업가치를 늘려왔다. 실제로 이번에 합병되는 계열사들의 2017년 매출액 대비 내부거래 비중은 삼표기초소재가 53.9%, 네비엔이 72.5%, 경한이 74%에 이른다.

삼표그룹은 이번 합병에 대해 "사업 성격이 비슷한 기업을 묶어 시너지를 높이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승계를 위한 작업'이라는 평이 높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표는 시너지라고 이야기하지만 합병되는 회사들의 사업 부문이 좀 다르고, 사업장 위치도 화성과 포항 등으로 동떨어져 있다"라며 합병시 시너지에 대한 의구심을 나타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합병 회사가) 삼표와 다시 합병하게 되면 정 부사장의 지분 비율은 올라갈 것"이라며 "결론적으로 정대현 부사장의 개인회사를 지렛대로 이용한 편법계승의 정석적인 모습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지적들에 대해 삼표그룹은 3개 계열사 합병을 바탕으로 에스피 네비엔의 주력 사업을 '환경자원사업'으로 정하고 그룹의 새로운 먹거리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설명했다. 기존 네비엔과 경한이 담당해온 철스크랩 가공, 철강 부산물 재활용, 건설 폐기물 처리, 폐기물 소각장 사업 등에서 환경자원사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찾는다는 것이다.

더불어 삼표그룹은 이번 합병을 계기로 그룹 내 중복되는 사업부문, 관리·영업 기능을 통합·운영하는 조직 효율화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삼표그룹은 합병 기업들 사이의 합병 비율이 공개하지 않아 합병 회사에서 정 부사장이 어느 정도의 지분을 차지할지는 정확히 알기 어렵다. 이에 대해 삼표 관계자는 "지난해 결산이 마무리되지 않아 정확한 기업가치가 산정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합병비율은 아직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했다"고 밝혔다.


potgu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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