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 표준감사시간 도입 갈등 지속…"품질 높이자" vs "감내 못해"
경제 2019/02/11 17:47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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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최준경, 2차 공청회서 "모두를 100% 만족시키는 제도 없다"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표준감사시간 제정안을 놓고 회계업계와 기업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표준감사시간은 기업마다 적정한 회계감사 투입시간을 정해 감사의 품질을 끌어올리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데, 기업들이 비용 증가 등을 이유로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공인회계사회(이하 한공회)는 11일 서울 서대문구 한공회 대강당에서 표준감사시간 제정에 관한 2차 공청회를 열었다. 한공회는 오는 13일 심의위원회를 개최해 지금까지 제기된 의견들을 검토·심의해 조만간 최종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한공회는 앞서 기업을 자산 규모 순으로 9개 그룹으로 나눠 제정안을 발표한 바 있다. 9개 그룹의 분류는 자산 200억원 미만의 소규모 비상장사부터 자산 2조원 이상(개별기준) 대기업 상장사까지 다양하다. 규모가 클수록 투입되는 감사시간도 늘어난다.

토론자로 참석한 회계업계 관계자들은 우선 제도 도입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동근 한영회계법인 품질위험관리본부 실장은 "(일부 기업에 대한) 유예적용은 신중해야 하고 최소화해야 한다"면서 "(제정안에 따른 감시시간도 부족한데) 이래 갖고 지금 코리아디스카운트가 해결될지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정운섭 삼덕회계법인 상무는 한공회가 최종안을 2019·2020·2021년 3개년도에 적용하고, 3개년의 운용현황을 분석한 후 재계산 과정을 거쳐 다음 3개년도에 적용하기로 한 데 대해 "3년이 아니라, 더 단축해서 현실화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고영진 NICE신용평가 정보운영본부 상무도 표준감사시간 제정의 근거가 된 지난해 11월 외부감사법 개정의 취지에 따라 표준감사시간 제정안이 감사품질을 개선할 수 있는 획기적 수단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제도 도입 취지에 공감하는 한편 기업의 형태가 다변화한 만큼 복합기업들의 성격을 감안한 표준감사시간 도입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반면 감사시간과 비용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들 사이에서는 볼멘 목소리가 나왔다.

손창봉 LG전자 연결회계팀장은 "(일부 기업들의) 감사 이슈가 감사 시간이 부족해서 생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회계를 많이 하는 상황에서 또 (시간을) 늘리라고 하면 부담이 늘어난다. 제 생각에 표준감사시간은 회계이슈가 됐던 기업들에게 선별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병욱 주식회사 제이티 상무는 "8그룹은 180% 늘어나고, 9그룹은 166%, 7그룹은 170% 늘어난다"며 "비용을 지불할 회사의 입장이 충분히 반영됐는지 큰 의문이다. 왜 이렇게 졸속으로 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투자자 보호 등 때문이라면 상장사에 우선 시행하고, 비상장사는 유예가 아닌 제외를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윤장혁 화일전자 대표도 "기업이 감내할 수 없는 시간을 강요하는 게 현실이다. 수많은 회사가 (감사시간이) 200~300% 늘어난다"며 "과도하게 늘어나는 회사에는 상한선을 둬 부작용을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제도 도입이) 회계투명성 때문이라면 감사시간과 감사보수의 연계성을 끊어달라. 회계사가 이익집단이라고 욕 먹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 대표는 "감사인이 피감회사에 집중하지 않는 문제(도 있다)"면서 "부실감사 원인이 꼭 기업에만 있지는 않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도진 중앙대 교수는 "감사시간이 늘어나는 것은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근데 보수는 꼭 그렇지 않다. 보수를 너무 많이 받으면 독립성 훼손으로 감사품질이 훼손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정 교수는 그러면서 "(일부 기업에 유예가 아닌) 100% 적용할지는 투자자들의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며 "비상장사는 제외시켜달라는 것(고병욱 주식회사 제이티 상무의 주장)은 회계이슈가 아닌 입법이슈"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최중경 한공회 회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모두를 100% 만족시키는 제도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조정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조정하되 '감사풀질을 제고하고 이해관계인을 보호한다'는 당초 입법목적은 달성해야 한다는 소명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했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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