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딥:풀이]② "봉준호·최동훈 감독님, '방구석 1열' 꼭 나와주시죠"(인터뷰)
연예 2019/01/28 14:1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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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영주 감독, 김미연 PD, 윤종신, 장성규 아나운서(왼쪽부터) / 사진제공=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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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신 / 사진제공=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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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연 PD / 사진제공=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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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규 아나운서 / 사진제공=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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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영주 감독/ 사진제공=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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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JTBC


"누나 '가버나움' 봤어? 그 감독 진짜 대단하더라"로 시작된 인터뷰 사전 토크는 순식간에 '어벤져스' 시리즈와 유럽신화의 연결고리, 금주와 금연의 효과, 정치성향이 다른 친구와의 대화방법,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 자녀 교육 등등등, 꼬리에 꼬리를 물고 종잡을 수 없는 방향까지 퍼져 나갔다. 웃음과 대화가 끊이지 않던 그 사이 김미연 PD는 "이런 대화 속에서 주제를 잡기도 한다"고 했다.

인터뷰가 시작하기도 전에 정신없이 휘몰아치는 말의 향연에서 깨달을 수 밖에 없었다. 수다는 바로 '방구석 1열'의 힘이었다. 고백하건대, 노트북에 불이 날 뻔한 인터뷰였다.

지난해 8월 처음 시작한 '방구석 1열'은 그간 TV가 영화를 다루던 방식의 고정관념을 깬 프로그램이다. 배우와 감독들을 '모시고' 용비어천가를 읊는 대신, 인문학적 관점으로 바라본 영화 그리고 영화를 통해 바라본 사회현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자그마한 방구석 배경이 무색하게, '방구석 1열'의 이야기는 프레임 밖으로 쉴 새 없이 뻗어 나간다.

'방구석 1열'을 만드는 이들의 힘도 컸다. 윤종신은 다른 프로그램에서와 달리 '방구석 1열'에서는 화두를 던지고 이야기를 끌어내는 역할을 맡고, 변영주 감독은 '현역' 영화인으로서 바라보는 시각은 물론, '방구석 1열'이 담는 방대한 지식의 창구다. 일명 '영알못'(영화를 알지 못하는)인 장성규 아나운서는 제작진의 '페르소나'인 동시에, 시청자들에게는 소소한 웃음을 주며 방구석의 편안한 분위기를 책임진다.

JTBC '방구석 1열'을 만드는 과정이 궁금해서 직접 찾아가 만난 김미연 PD와 윤종신, 장성규 아나운서 그리고 영화감독 변영주 감독. 이들의 한바탕 수다는 물론 '봉준호 최동훈도 나와달라'는 강력한 섭외 발언, 또 본업인 영화 연출을 위해 프로그램을 떠나는 변영주의 마지막 인사를 담았다.

<[N딥:풀이]①에 이어>

-방송에 영화 주제에 대해 논하는 '단톡방'이 등장하는데, 실재하는 건가.

▶(변영주) 마지막 방송 녹화를 앞두고 시청자 게시판에 인사라도 남길까 들어가봤더니, 다들 단톡방 주소를 찾으시더라. 단톡방은 없다.

▶(윤종신) 우리는 되게 바보 같은 사람들이다. 오프라인에서 만나서 얘기한다.

▶(변영주) 맞다. 우리 되게 아날로그하다. '야야 그런 얘긴 만나서 얘기해' 이런 식이다.

▶(김미연) 지금 사람들이 관심있는 것에 연상되는 영화들을 적절한 시기에 맞춰 하는 형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변영주) 어려운 것은 저작권 때문에 주제로 선정하지 못하는 영화들이 많다.

-예를 들면 무엇이 있나.

▶(변영주) '맘마미아' 같은 뮤지컬 영화들. 외화 쪽은 저작권 때문에 안 풀린다. '어벤져스'를 통해서 실은 북유럽 신화 얘기를 하면 재밌겠다 생각했다. '어벤져스' 원본이 북유럽 신화에 기대서 가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할 수가 없다. '스타워즈'도 마찬가지고. 마블, 디즈니 나쁘다. (웃음)

▶(김미연) 원 배급사와 국내 배급사의 계약기간이 보통 2년인데, 기간이 끝나면 원 배급사에 저작권이 돌아간다. 원 배급사와 접촉하는 과정이 두세 달 걸린다. 지금은 국내 메이저 배급사들이 많은 도움을 주고 있어서 하고 있지만 단가의 차이가 커서 영화를 다루려면 우리 프로그램 한 편의 제작비를 다 줘야 할 때도 있다.

▶(윤종신) 우리 시대의 아이콘 같은 영화도 다루고 싶다. '대부' 하면 얼마나 재미있겠나. 그런데 못 한다.

▶(변영주) 로버트 드니로와 알 파치노를 두고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못 한다. 또 하고 싶은 것은 1960년대 만든 할리우드의 대작 시대극들이 있다. 이런 것들이 되게 재밌다. 결국 이 대작 시대극이 어떻게 오늘날의 기술을 발전시켰는지 이야기하면 좋지 않겠나. 그런데 저작권이 안 풀리니까 아쉽다.

▶(김미연) 그래서 폭스코리아나 워너브라더스코리아에서 '방구석 1열'에서 영화를 다룰 수 있도록 조금만 더 창구를 열어줬으면 좋겠다. 다시 회자되어야 할 영화들이 너무 많이 묻혀있다.

▶(변영주) 예를 들어 '반지의 제왕', 영화는 아니지만 '왕좌의 게임' 등의 이야기를 하면 고딕적인 판타지 문학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 우리나라 젊은 친구들이 판타지 문학에 관심이 많다. 이와 어울리면 정말 인문학적 관점으로 이야기하는 영화를 다룰 수 있는 거다. 홍콩 누아르, 프렌치 누아르 등 저작권이 안 돼 시도를 못하는 것들이 많다.

-변영주 감독은 현직 영화감독이니까 영화인들이 '방구석 1열'을 보는 여러 반응들을 더욱 가깝게 들었을 것 같다.

▶(변영주) 다 재밌다고 한다.

▶(윤종신) (송)강호형이 이 프로그램 되게 재밌다고 하더라.

▶(변영주) 나중에는 내 시나리오도 재미있게 읽었으면 좋겠다. (웃음) 감독들이 이제 슬슬 (프로그램에) 나오려고 한다. 왜 그러냐면 기본적으로 감독들이 자기 영화 개봉하는 게 아니면 안 나온다. 개봉 시기에는 2박3일간 카페를 잡고 인터뷰를 하면서 똑같은 이야기를 한다. 그게 너무 힘들지 않나. 그래서 방송도 잘 안 하려고 하는데, '방구석1열'은 재미있게 바라보더라.

▶(윤종신) '방구석1열'은 감독님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으니까. 감독님이 원하는 것은 많이 보는 프로그램에서 배우와 앉아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거다. 그러면서 감독 자체가 브랜딩이 되고, 그것이 다음 영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아는 사람의 작품에 대해 다루게 되면 조금 더 자기검열을 하게 되지 않나.

▶(변영주) 솔직히 그래서 외국 영화 할 때가 훨씬 편하다.

▶(윤종신) 변영주 감독은 의외로 자기 영화 할 때 얘기를 잘 못한다. 되게 쑥스러워하더라.

▶(변영주) 이 프로그램하면서 또 하나 느낀 건데, 예전에는 별로 안 좋아했다가 '방구석 1열'에서 다루면서 그동안 몰랐던 장점을 찾기도 한다. 점점 내가 너무 착해지고 인자한 어른이 되고 있구나 싶다.(웃음)

▶(윤종신) 변영주 누나가 수용성 높은 창작자가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거 좋지 않냐. 수용성은 중요한 요소다. 극에 있는 사람은 설득되지 않지만, 합리적인 사람은 설득을 하고 설득된다. 결국 이런 사람들이 사는 세상이지 않나.

▶(김미연) 두 분의 성향 때문에 감독님들이 나오는 것도 있다. 단순히 '감독님 말이 맞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작품에 대해 새로운 의견을 듣기를 원하는 분들이 많다.

▶(변영주) 정말 걱정하지 말고 나왔으면 좋겠다. 특히 PD가 십이고초려하는 여러 감독들이 나와주길 바란다. 봉준호라든가 최동훈이나 김성수라든가, 재미있으니까 좀 나와달라. (웃음) 윤종빈 감독도 되게 즐거워하면서 돌아갔다.

▶(김미연) 윤종빈 감독님이 방송 재미있게 편집해줘서 감사하다고 문자를 보냈더라. 이걸 이렇게 했네, 하면서 재밌어 하시는 것 같다.

▶(윤종신) 맞다. 감독님들, 생각보다 잃을 거 없고 얻고 가니 나와 달라. 윤종빈 감독님은 흔히 방송가에서 말하는 방식으로 '따먹고' 갔다.(웃음)

▶(김미연) 초반에 장준환, 한재림 감독님이 나와준 것이 너무 감사하다. 어떤 성격의 프로그램인지 아직 잘 모를 때 였는데도 나와주셔서 프로그램에 힘을 많이 실어줬다. 그 뒤로는 '나도 나가고 싶었다'는 감독님들의 반응이 있어서 기쁘고 감사했다.

-영화인들 중에서도 조금 더 깊게 이야기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대한 갈증이 있었나 보다.

▶(윤종신) 연상호 감독도 인상적이었다. '부산행'같은 히트 영화 외에는 다른 이미지가 없었다.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눴더니 그동안 그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이 쭉 나오지 않나. 그래서 '부산행'도 다시 본 사람이 많다.

▶(변영주) 감독님들 아시겠지만 IPTV 수익을 생각해보라. (웃음) '아가씨' 개봉 후에 사람들이 (김민희가 과거에 출연한) '화차'를 다시 많이 봤다. 인세가 들어오더라. 그거 좀 짭짤하다. 그 돈으로 아이폰도 샀다. (웃음) 감독들이 봤으면 한다.

▶(윤종신) 나는 저작물의 유효기간은 영원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극장 개봉은 큰 이벤트이긴 하지만 IP로 넘어가고 플랫폼으로 넘어가서 영원히 자기를 만들어준다.

▶(김미연) '리틀 포레스트'를 다뤘을 때 실제로 VOD 순위에서 1위를 했더라.

-예전에는 별로였지만, '방구석1열'을 보고 다시 보게 된 영화들은 무엇이 있나.

▶(윤종신) 나는 '박하사탕'. 방송에서도 말했지만 나는 영화가 다룬 어두운 시대를 방관하면서 산 세대였다. 운동권 형들, 누나들, 집회 나오라고 하면 무서워했고 모르고 싶어 했던 스무살이었다. 그렇게 생긴 죄책감이 있던 거다. '1987'이 많은 사람들이 본 것도 당시에 방관한 사람들이 많이 본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프로그램에서 그런 이야기를 솔직하게 할 수 있어서 좋았다.

▶(변영주) 나는 '러브레터'였다. 재미없었고 뻔했고 예쁘게 하려는 것이 느껴졌다. 왜 인물 직업이 유리공예인가. 예쁘게 불 피우지 않나.(웃음) 그런데 '방구석1열'에서 다시 보면서 (마음이) 흔들리는 느낌이 있구나 싶었다.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으니 홍보 방송이 되지 않을까 우려는 없나.

▶(변영주) 그 역할을 내가 해버린다. 예컨대 강형철 감독이 나왔을 때 감독 스스로 자기 영화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 영화는 개봉 언제냐'고 묻는 식이다.

▶(김미연) 사실 우리는 예전부터 강형철 감독님 섭외에 나섰다. '스윙키즈'와 관련한 섭외는 아니었다. 신작 개봉 시기여서 출연했다는 오해도 있을 것 같다.

▶(변영주) 실제로 홍보 섭외는 아니었고 대본에도 없었고 그냥 내가 이야기를 꺼내준 거다.

▶(윤종신) 그리고 개봉 시기에 나오는 것도 괜찮은 거 아닌가.

▶(변영주)우리 프로그램이 좋은 건 시청자들도 모르는 영화가 아니라 알아서 '맞아 맞아' 리액션을 할 수 있어서라고 생각한다. 나오지도 않은 개봉을 앞둔 영화를 가지고는 이야기를 할 수 없지 않나. 어쨌든 개봉 영화를 다루지는 않는다.

<[N딥:풀이]③에 계속>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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