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철진 키움 전력분석팀장 "통계, 감으로 하는 야구와 큰 차이"
스포츠/레저 2019/01/12 06:0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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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진 키움 전력분석팀장. © News1

(서울=뉴스1) 조인식 기자 = 1973년생인 키움 히어로즈 장정석 감독은 자신보다 한 살 어린 이동욱 감독이 NC에 부임하기 전까지 KBO리그 10개 구단 사령탑 중 막내였다. 젊은 감독답게 통계 활용에도 적극적이고, 취재진을 만날 때도 각종 데이터에 대한 언급이 다른 감독에 비해 많은 편이다.

이철진 전력분석팀장은 장 감독의 판단을 돕는다. 이 팀장은 활용해야 할 기록과 그렇지 않을 것을 구분해 벤치가 잘못된 판단을 내릴 확률을 줄인다. 현장 코칭스태프의 감각에 통계라는 옷을 덧입힌 키움은 지난해 전문가들의 예상을 웃도는 성적을 냈다.

미국에서 경제학 석사까지 마친 이 팀장은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일하다 구단에 직접 문의해 구단 직원이 된 케이스다. 야구에 대한 오랜 관심과 좋아하던 분야인 통계를 접목해 2014 시즌 막판부터 히어로즈에서 일하고 있다.

 
키움은 SK와 함께 통계를 가장 잘 활용하는 팀으로 꼽힌다. 장 감독이 대표적으로 언급한 것은 선발투수의 피로도를 체크하는 방식이다. 전력분석팀은 상황별로 가중치를 부여한 투구 수를 측정하고, 투수 교체 타이밍이 되면 벤치는 이를 참고자료로 활용한다.

예컨대 상황별 가중치에 의해 90개만 던져도 120개를 던진 피로를 선발투수가 느낄 수 있고, 여유 있는 경기라면 전력투구를 하지 않아 투구 수가 같아도 피로가 덜 쌓일 수 있다.

물론 상황에 관계없이 짧은 이닝이라도 전력투구해 눈도장을 받아야 하는 투수는 이 범위에서 벗어난다. 이 팀장은 "외국인 선수 포함 고정 선발투수에게만 적용하고, 처음 선발로 던지는 투수나 스팟 스타터에게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불펜은 다른 방식으로 피로도를 측정한다.

최근 들어 통계 활용이 늘어나면서 선수들이 먼저 찾아오는 경우도 많다. "투수들은 공의 회전수나 릴리스 포인트를 많이 궁금해하고, 타자들은 장타가 잘 나오는 존이나 타구 속도가 잘 나오는 각도 등에 대해 자주 묻는다"는 것이 이 팀장의 설명이다.

또한 구단에서는 선수들이 직접 물어볼 때가 아니더라도 평소에 통계를 익숙하게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 전광판에 WHIP나 OPS 등의 기록을 띄운다. 전력분석팀은 각 파트 코치들과도 소통하며 선수들에게 맞춤형 조언을 해준다.

이 팀장은 타율, 평균자책점 등 전통적으로 많이 활용되던 통계보다는 선수의 능력을 좀 더 실제에 가깝게 나타내는 기록을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팀장은 이러한 '클래식 스탯'에 대해 "선수의 순수 능력을 과소, 과대평가하게 만든다"며 과감한 발언도 아끼지 않았다.

대안으로 이제는 익숙해진 OPS(출루율+장타율)와 FIP(수비 능력과 무관한 삼진, 볼넷, 홈런으로 투수를 평가하는 지표)를 꼽았다. 이 팀장은 "출루율에 가중치를 둔 GPA(OPS보다 출루율에 중점을 두고 타자를 평가하는 지표), wOBA(가중 출루율)도 있지만, 편의성, 접근성에서 OPS를 따라가기 어렵다"며 편리하면서도 비교적 정확한 OPS가 타자 능력 측정에 적합하다고 이야기했다.

물론 이 팀장은 "wOBA는 모든 득점 기여를 계산해내는 기록의 근간이다. 좀 더 정밀하게 리그 득점 환경을 반영하면서 OPS보다 정확하게 타자의 능력을 측정한다고 본다"고도 말했지만, 보편적 접근을 고려하면 OPS가 편한 것은 사실이다. 출루율과 장타율의 단순 합산인 OPS는 타율만큼이나 간편하다.

이어 FIP에 대해서는 "굉장히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다. 장타 억제 능력, 투수의 커맨드 등을 삼진, 볼넷, 홈런을 통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뛰어난 투수들을 보면 모두 삼진을 잡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덧붙였다.

투수의 순수한 능력을 평가하는 데 있어 삼진, 볼넷, 홈런 3가지로만 구성되는 FIP가 ERA(평균자책점)보다 훨씬 정교하다는 게 이 팀장의 의견이다. 이 팀장은 "FIP는 ERA보다 변동성이 크지 않고, 연도별 편차도 적다"는 설명도 더했다.

또 한 가지 과감한 제안은 투수와 타자의 상대전적에 집착하지 말자는 것이다. 이 팀장은 "(투타 맞대결 기록은)통계적으로 30타석 이상 돼야 의미 있다고 하는데, 20타석 이상이면 (코칭스태프에) 말씀드린다. 한 번 만나 3타수 2안타를 친 건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고 잘라 말했다.

대신 키움은 상대 불펜투수와 키움 타자들, 키움 불펜투수와 상대 타자들의 예상 맞대결 성적을 뽑는다. 이 팀장은 "여러 데이터를 토대로 만나지 않았던 선수들의 맞대결 성적도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다"고 전했다.

이미 장기레이스에서 통계는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되고 있다. 이 팀장은 "통계를 완전 배제하고 감만 가지고 운영하는 팀과 통계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팀은 1년에 10승 가까이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스마트한 데이터 활용이 야구의 모습을 크게 바꿔놓을 수 있다는 확신도 보였다.


ni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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