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호철 "5·18은 권력장악 위한 신군부 다단계 쿠데타 일부"
전국 2018/12/08 17:48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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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광주 동구 금남로 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서 열린 포럼 '5·18 광주는 기획되었나'에서 손호철 서강대 명예교수가 발제하고 있다.2018.12.8/뉴스1 © News1 한산 기자

(광주=뉴스1) 한산 기자 = 5·18민주화운동은 신군부가 권력장악을 위해 실행한 다단계 쿠데타의 과정에서 촉발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손호철 서강대 명예교수는 8일 광주 금남로 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서 열린 포럼 '5·18 광주는 기획되었나'에서 "5·18은 신군부가 권력장악을 위해 12·12사태부터 80년 8월까지 실행한 다단계 쿠데타의 맥락 속에서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손 명예교수는 "신군부는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1979년 12·12사태부터 1980년 8월27일 (전두환이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대통령으로 추대될 때까지 5단계에 걸쳐 쿠데타를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5·18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단계적 쿠데타 과정은 Δ1단계(1979년 10월26일~12월12일) 군 장악 위한 사전모의·준비 시기 Δ2단계(1979년 12월12일~1980년 4월14일) 군 재편·국가장치 장악준비기 Δ3단계(4월14일~5월17일) 본격적인 행정부 장악에 나선 시기 Δ4단계(5월17일~27일) 비상계엄 확대조치,무력으로 정치권과 민중세력을 항복시키는 시기 Δ5단계(5월27일~8월27일) 대통령으로 추대, 집권하는 시기로 구분된다.

그는 "5·18민주화운동이 광주에서 일어난 것은 신군부의 전략적 선택에 따른 것"이라며 "5·17비상계엄확대조치에서 당시 한국을 대표하던 민주투사 중 (영남권의) 김영삼은 가택연금시키고 (호남권의) 김대중은 구속시켰다. 이튿날인 18일 서울과 광주에서 비상계엄 확대조치에 저항하는 움직임이 나타났지만 신군부는 광주에만 공수특전단을 추가로 투입해 잔인한 강경진압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다단계 쿠데타의 일부였던 80년 5월 광주는 당연히 넓은 의미에서는 '기획된 것' 이라고 말할 수 있다"며 "신군부가 정치권과 민중세력을 항복시키기 위한 게 5·18"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처음부터 신군부가 광주시민들을 상대로 유혈진압을 할 계획을 꾸몄다는, 이른바 '좁은 의미의 사전기획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아직까지 신군부가 광주의 저항을 유도하기 위해 김대중을 구속했다는 증거가 없고, 또 18일 오전 '계엄철폐', '전두환 퇴진', '김대중 석방' 등을 내건 학생들의 시위가 산발적으로 벌어졌지만 이때에는 강경진압이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소외받고 민중운동 전통이 깊은 광주가 다른 지역보다 주체적 역량이 강해 광주에서 역사적인 항쟁이 일어났다는 '주체적 역량설'에 대해서도 "일리가 있는 주장이지만, 5·18 9개월 전에 발발한 부마항쟁(1979년 10월) 당시에는 침묵했던 이유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포럼에 토론자로 참여한 김정한 서강대 트랜스내셔널인문학연구소 HK연구교수도 "1990년대 말 이후 국가폭력에 대한 비판이 강조되고 피해자 보상 문제가 결부되면서 5·18 연구와 담론이 '저항'에서 '희생과 피해'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며 "어쩌면 사전기획설은 국가폭력에 의한 광주의 '희생과 피해'를 부각시키려는 심리와 정서를 반영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밝혔다.

김 연구교수는"사전기획설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이 광주의 저항"이라며 "가해-피해 관점에서 진상규명도 중요하지만 5·18의 대의는 '저항'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수부대는 '부마지역 학생소요 사태 교훈'에 의거해 초기부터 잔혹하게 진압하면 상황이 끝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지만 예상과 달리 저항하는 학생과 시민의 수가 늘어나자 11공수, 3공수를 증파해야 했다"면서 "신군부가 광주의 저항을 유도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당시 어느 누구도 광주에서 학생과 시민의 격렬한 저항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봐야 한다"며 고 말했다.

이건상 전남일보 편집경영본부장은 "신군부가 장기적인 권력 장악과정에서 강력한 저항과 반발이 되는 광주에 대해 늘 선제적으로 전략적 선택을 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는 입장을 내놨다.


s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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