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촛불' 마친 숙명여고 학부모들…"당연한 결과지만 아쉬움 커"
사회 2018/12/07 22:21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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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고 학부모 모임인 '숙명여고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7일 마지막 촛불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2018.12.7/ © News1

숙명여고 정상화 비대위 마지막 촛불집회
"쌍둥이 부녀 처벌 꼬리자르기…10년간 전수조사해야"

(서울=뉴스1) 이철 기자 = 한파가 몰아치는 7일 오후 8시30분, 패딩과 마스크로 중무장한 학부모들이 서울 숙명여고 정문 앞으로 하나 둘씩 모였다. 더웠던 여름부터 벌써 100일째 진행해온 촛불집회에 마지막으로 참석하기 위해서다.

숙명여고 학부모 모임인 '숙명여고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이날부로 촛불집회를 마무리했다. 지난 8월30일 학교 측에 의혹 당사자들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며 집회를 시작한지 100일만이다.
 

집회가 시작된 후 숙명여고 학생의 학부모이기도 한 이신우 숙명여고 정상화 비대위원장이 100일간의 촛불 집회를 공식적으로 종료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100일 동안 의혹으로만 제기됐던 모든 것들이 경찰과 검찰 조사를 통래서 사실로 드러났다"며 "우리가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이 실제로 일어났다는 것을 정황과 증거를 통해 온 국민이 알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8월 초 온라인 교육 커뮤니티에 의혹 글을 연속 등재해 사건을 공론화해주신 분과 A씨의 협박성 민원에도 흔들림 없이 대응해준 온라인 커뮤니티 운영진께 감사드린다"며 "한 번이라도 집회에 참여하셨거나 온라인에서 숙명사태에 공분해주신 분들 정말 고맙다"고 고개를 숙였다.

숙명여고 사건은 학교의 교무부장인 A씨(53)가 자신의 쌍둥이 딸에게 시험문제를 알려줬다는 의혹에서 시작됐다. 쌍둥이 자매는 1학년 1학기때 각각 문과 121등, 이과 59등이었는데, 2학기에는 문과 5등, 이과 2등으로 성적이 크게 올랐고 2학년 1학기에는 문과와 이과에서 각각 1등을 차지했다. 성적 급상승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자 서울시교육청은 특별감사 후 지난 8월31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수사를 마친 후 쌍둥이 아버지인 전 교무부장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법원은 증거인멸의 우려 등을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 역시 '사전에 유출한 답안을 이용해 쌍둥이들이 시험에 응시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후 검찰은 지난달 A씨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쌍둥이 자매는 소년보호사건으로 송치했고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됐던 전 교장, 교감, 고사총괄교사 등에 대해서는 혐의 없음으로 처분했다.

검찰 조사까지 나오자 학교도 움직였다. 숙명여고는 지난달 말 쌍둥이 자매를 최종 퇴학처리했다. 이들의 성적을 0점 처리하는 등 성적 재산정 작업도 진행 중이다. A씨에 대한 파면 처분도 추진하고 있다.

마지막 집회를 마친 후 학부모들은 서로를 격려하며 박수를 쳤다. 하지만 이들의 표정이 완전히 밝지만은 않았다.

한 학부모는 "고등학교는 단순히 대학을 가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사회인이 어떤자세를 가지고 살아야하는지 도덕과 규범, 사회규칙을 배우는 곳"이라며 "(이번 사건의 관련자들은)정말 선생님으로서 학교로서 보여줘서는 안되는 모습이었다"고 평가했다.

또다른 학부모 역시 "세 명(A씨, 쌍둥이 자녀)만 꼬리자르기로 일관하는 것 같아 아직도 분이 안풀린다"며 "교육청은 초기대응 당시 제대로 조사를 하지도 않고 구두 종결했다가 각종 민원이 제기되며 감사를 시작했다"며 "경찰로 사건이 넘겨질 동안 A씨는 하드디스크 등 증거를 인멸했다"고 말했다.

이어 "쌍둥이들의 비교과 성적 몰아주기 역시 다른 교사들이 모르고 있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이전 10년간 학교에 근무했던 교사와 같이 학교를 다닌 자녀들에 대한 전수조사 요구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아 화가 난다"고 강조했다.

비대위 역시 성명서에서 "'쌍둥이는 공부 열심히 한 죄밖에 없다'는 희대의 망언을 하며 범죄자 세 부녀를 옹호한 교장, 정문에 항의 포스트잇을 붙이는 학부모들에게 화내고 윽박지른 교감, 모의고사 성적과 내신성적 간 괴리를 잘 알았을 텐데 다수 제자들을 버리고 끝까지 쌍둥이만을 옹호한 담임교사 들은 학생들에게 머리 숙여 사죄하고 교단을 떠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ir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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