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종자산업, 유전자원에 집중하다
전국 2018/04/18 18:03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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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성한 농촌진흥청 농업유전자원센터장© News1

(전주=뉴스1) 박효익 기자 = ■손성한 농촌진흥청 농업유전자원센터장

세계는 지금 좋은 종자를 확보하기 위한 소위 ‘종자전쟁’이라 표현되는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전쟁터 같은 일상을 버텨내는 농업인들 그리고 우리 국민들에게 ‘종자전쟁’이란 단어가 무뎌진 칼날이진 않을까 내심 걱정이 되지만, 종자를 많이 들여다 본 사람으로서 이제 우리나라도 대세의 흐름을 타고 종자의 가치에 집중해야할 때라고 생각한다.

세계 종자시장은 2016년 40조원을 초과해 2020년 187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며, 선진국의 10여개 거대기업이 세계 종자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면서 후진국의 종자시장도 지배하고 있다. “어떻게 선진국은 종자산업을 키워왔을까?”란 질문의 답은 우수품종의 재료인 다양한 유전자원 확보로 귀결된다.

 
우리가 유전자원의 중요성에 대해 눈뜨지 못한 때 선진국은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유전자원을 수집하고 활용해 세계적 상품으로 개발했다. 제주도 원산이고 토종인 '구상나무'가 전 세계의 크리스마스나무로, 북한산의 '털개회나무'는 미스킴라일락으로 개량된 게 대표적이다.

사실 지금 재배되는 벼, 밀, 고추 등 대부분의 작물이 야생 유전자원에서 품종육성 과정을 거쳐 생산성 증대와 고품질의 작물로 진화됐다. 또 광활한 대지에서 기계화 재배를 위해 제초제를 뿌려도 잡초만 죽고 살아있는 콩, 줄기 속에 숨어있는 해충을 스스로 죽일 수 있는 옥수수 등 다양한 유전자변형작물(LMO)까지 진화되고 있다.

2016년 세계 LMO 재배면적은 우리나라 경지면적의 112배인 185만1000㎢에 달하며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신품종을 육성하기 위해 인공적으로 새로운 유전자를 도입하는 것은 제한사항이 많기 때문에 다양한 유전자원으로부터 유전자를 찾는 게 유리하다.

이와 같이 다양한 유전자원 확보가 중요해 지면서 세계는 자국의 유전자원의 주권을 보호하고 강화해 가고 있다. IMF 위기에 우리나라 주요 종자회사가 외국에 매각되면서 우리 종자산업도 황폐화됐고 종자에 대한 권리도 이전됐다.

그러다보니 2012년 외국 종자회사에 약 176억원의 로열티를 지불했고 2020년 79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나라도 종자산업을 재건하기 위해 국가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특히 2013년부터 '종자산업육성 5개년계획'을 추진하면서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김제에 민간육종연구단지를 구축했고, 국책사업인 '골든시드프로젝트'를 추진해 수출과 수입대체용 60여개 신품종을 고유 유전자원을 활용해 개발함으로써 2016년 종자로열티를 118억원으로 줄여 2012년의 로열티 금액보다 58억이나 절감할 수 있었다. 즉 신품종의 원천재료인 유전자원이 우리나라 종자산업의 핵심재료라는 것을 보여준다.

농촌진흥청 농업유전자원센터는 현재 31만의 유전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토종자원은 물론이고 세계 각지에서 수집한 유용한 자원을 관리하고 있다.

시험포장에 유전자원을 증식하며 특성은 어떤지를 계속 조사해 왔고, 육종가에게 무상으로 분양도 해왔다. 지난 한해 분양해준 자원으로 105개의 신품종으로 만들어지는 성과도 거뒀다. 앞으로는 눈에 보이는 특성부터 유전자(DNA)까지 다양한 특성을 모아 빅데이터로 구축하고 분석해 육종가에게 최적의 자원을 제공하고자 한다.

그렇게 해 우리 청이 보유한 기술과 자원이 종자산업계에서 ‘잘 자란 나무’가 될 수 있도록 협력네트워크도 강화할 것이다. ‘잘 자란 나무’는 한 알의 씨앗에서부터 시작된다.


whick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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