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4중 족쇄' 채우자 재건축 조합 심의 신청도 '뚝'
경제 2018/03/07 06:0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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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기준 재건축 연한(30년)을 충족한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단지. 2018.2.20/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시 도계위, 심의안건 적어 본회의 일정 연기
정부의 재건축 규제 기조에 조합들 사업추진 '주춤'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정부의 잇따른 재건축 규제로 사업 추진이 힘들어지고 사업성이 불투명해지면서 조합들의 재건축 심의 신청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서울시에 따르면 당초 이날 열릴 예정이었던 '2018년 제3차 도시계획위원회 본회의'는 2주 후인 21일로 연기됐다. 심의를 요청한 안건이 워낙 적고 중대한 안건이 없어 미뤄졌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도계위 본회의는 재건축, 재개발, 도시환경정비사업 등 서울시 도시계획에 관한 중요사항을 심의하고 인허가를 결정하는 곳이다. 재건축 조합 등이 정비계획안을 짜서 구청을 통해 제출하면 심의를 통해 사업 진행 여부를 결정한다. 통상 매월 첫째·셋째주 수요일에 열린다.

하지만 올해 들어 심의 신청이 거의 없다시피 해 회의 횟수가 줄었다. 예정대로라면 이날까지 총 다섯번의 회의가 열렸어야 하지만 1월 둘째주 수요일(17일)에도 심의안건이 없어 회의가 연기됐고 1월 첫째주(3일)는 새해 연휴로 회의가 생략됐다. 2월의 경우 단 2번(7·21일) 회의가 열리는데 그쳤다.

2월 상정된 안건도 첫째주 3건, 셋째주 4건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재건축과 관련된 것은 1건(신반포 18차 재건축 경관심의안 자문) 뿐이었다.

이는 지난해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지난해 재건축 등 정비사업이 활황일 때에는 도계위 본회의에 10여 건의 심의 신청이 몰렸다. 심지어 심의 시간이 부족해 한 주를 더 할애해 월 3회씩 회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부동산시장 과열과 무분별한 재건축 진행을 막기 위한 정부의 재건축 규제가 강화되면서 분위기는 180도 달라졌다. 재건축 조합들은 사업을 멈추고 눈치보기에 나서면서 심의 신청이 급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까지 재건축 규제가 본격화되기 전에 심의를 받으려는 조합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정신이 없었다"며 "올해 들어서는 규제의 영향인지 재건축 심의 신청이 확연히 줄었다"고 전했다.

정부는 지난해 8·2부동산대책 이후 재건축조합원지위양도 금지, 초과이익환수제 부활, 분양가상한제 도입 등 재건축 규제를 연거푸 내놨다. 올 들어서는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를 강화하면서 재건축에 대한 4중 족쇄를 채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이번에 재건축 안전진단 평가항목 중 구조안전성 비중을 50%로 대폭 확대하면서 재건축 연한(30년)을 다 채우더라도 붕괴 우려가 없다면 재건축이 힘들게 됐다. 앞으로도 심의 신청은 계속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재건축에 대한 4중 족쇄가 채워져 연한만 채우면 재건축이 될 것이라는 과도한 기대감이 사라졌다"며 "조합들의 사업 추진도 주춤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반영하듯 건설사들의 경기상황 진단도 비관적으로 바뀌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81.5로 전월 대비 0.8포인트 하락했다. CBSI가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현재의 건설 경기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매년 2월에는 혹한기 이후 공사 발주가 증가하기 때문에 CBSI가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2000∼2017년까지 18년 간 2월 CBSI 지수가 하락한 경우는 2011년과 2013년 단 2차례에 불과하다.

건산연 관계자는 "지난달 발표된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정상화 방안으로 인해 재건축사업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건설사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된 것이 지수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jhk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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