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초동수사 엉망…실종신고 후 21시간 부모와 연락도 안해
사회 2017/10/12 23:2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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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중생 살해·시신 유기 혐의를 받고 있는 '어금니 아빠' 이모(35)씨가 11일 이씨 부녀가 거주했던 서울 중랑구 망우동 자택에서 열린 현장 검증을 마친 뒤 이송되고 있다. 2017.10.1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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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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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금니 아빠' 이모(35)씨의 딸 이모(14)양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12일 오전 서울 도봉구 북부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2017.10.12/뉴스1 © News1 임준현 인턴기자

업무처리 규칙 예외조항 있지만 초동 대처 미흡
피해자 사망 시점도 번복…신고 후 12시간 생존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어금니 아빠' 이영학(35)에게 살해당한 피해자 A양의 사망 시점이 실종신고 다음날인 지난 1일로 확인된 가운데 경찰의 초동 수사 의지가 부족했다는 정황이 속속 나오고 있다. 경찰은 실종신고를 접수한 후 다음날 오후 9시까지 무려 21시간 동안 피해자 부모에게 수사를 위한 전화 한 통화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 초반 경찰이 적극적으로 A양의 소재 파악에 나섰다면 실종 당일 피해자가 이영학의 집을 방문했던 것을 확인하고 이미 성범죄 혐의로 내사를 받고 있던 이영학과의 연관성을 파악하거나 적어도 집을 찾아 사건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었지만 소중한 기회를 놓쳤다.

앞서 A양이 신고 후 12시간 넘게 이영학 집에서 수면제 드링크를 마시고 잠들어 생존해 있었다는 점과 함께 초동수사 부실에 대한 비판은 더욱 거세질 수 밖에 없게 됐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오후 11시쯤 접수된 실종신고 하루 뒤인 1일 오후 9시에야 A양의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A양이 이씨의 딸 이모양(14)과 만난 사실을 확인했다. 신고 접수 후 A양의 행적 등을 수사했다고는 하지만 정작 가장 잘 알고 있을 피해자 가족에 대한 조사를 소홀히 한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A양의 어머니는 경찰에 실종 신고 한 뒤 1시간여 뒤인 1일 오전 0시 이양과의 통화를 통해 딸이 이양과 만났다는 사실을 인지한 상태였다. 경찰의 초동 수사 의지가 부족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게다가 강력사건과 연관됐을 수 있는 실종신고였음에도 일선 형사들은 경찰서장에게 보고하지도 않았다.

경찰 '실종아동등 및 가출인 업무처리규칙' 제18조에 따르면 실종 아동 및 가출인 발생신고를 접수한 관할 경찰서장은 즉시 현장출동 경찰관을 지정해 탐문·수색활동을 벌이도록 돼 있지만 중랑경찰서장은 사건발생 나흘 뒤인 4일 오전 11시30분에야 A양의 실종과 관련된 보고를 받았다.

이에 대해 경찰은 '경찰서장이 판단하여 수색의 실익이 없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에는 탐문·수색을 생략하거나 중단할 수 있다'는 예외 조항을 들며 업무처리규칙과 실제상황과는 다르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A양의 실종신고가 늦은 시간 접수된 점을 보더라도 예외 조항을 적용해 수사한 것은 미온적인 태도라는 비판이 나온다.

앞서 경찰은 A양이 이양을 만난 사실을 전해 듣고 2일 오전 11시쯤 이양의 집을 찾아갔다. 하지만 집에는 이씨와 이양 모두 없는 상태였다.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을 종합해보면 경찰이 이씨 부녀의 집에 방문했을 당시는 이씨와 이양이 A양을 살해한 뒤 강원도 영월 소재 야산에 시신을 유기한 지 14시간이 지난 때였다.

이씨 부녀 집 근처와 주변 폐쇄회로(CC)TV를 조사하던 경찰은 A양이 이씨의 집에서 나오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강력범죄 가능성을 인지, 지난 3일 실종사건을 형사 사건으로 전환했다. 결국 중랑경찰서장은 형사사건으로 전환된 직후도 아닌 다음날에서야 보고를 받은 것이다.

전날(11일) 경찰이 A양의 사망시점 또한 번복한 터라 부실 수사 논란은 더욱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이씨의 집을 방문한 A양이 당일 살해당한 것으로 밝혔지만 추가 조사 결과 A양은 다음날인 10월1일 오전까지는 살아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실종 신고가 30일 오후 11시쯤 접수됐기 때문에 경찰의 A양 실종 수사에 12시간 정도 시간이 있었던 셈이다.

경찰 조사결과 A양은 신고가 접수된 이후에도 잠든 채 이씨의 안방에 누워있었다. 경찰은 다음날 딸 이양이 오전 11시53분쯤 집을 나갔다가 오후 1시44분에 다시 들어온 점을 들어 이 사이에 A양이 이씨에 의해 살해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딸의 친구 A양을 살해하고 유기한 이영학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고 13일 오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밝혀지지 않은 범행동기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확인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12일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양에 대해서는 계속 조사를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경찰관계자는 "딸 이양에 대한 송치는 13일 중으로는 힘들 것 같다"며 "추가적으로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hanant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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