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에 인생2막 연 BS청춘라디오방송국 아나운서들
전국 2017/06/11 09:0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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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오전 10시30분이 되면 강원 원주시에 위치한 밥상공동체종합사회복지관 BS청춘라디오방송국에서 신나는 음악과 함께 다양하고 알찬 라디오 방송이 시작된다. 사진은 지난 9일 방송 모습.2017.6.11/뉴스1 © News1 권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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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공동체종합사회복지관 BS청춘라디오방송국의 최고령 아나운서인 최문산씨(84)가 그동안 모은 대본을 보여주며 아나운서 생활을 소개해주고 있다.2017.6.11/뉴스1 © News1 권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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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오전 10시30분이 되면 강원 원주시에 위치한 밥상공동체종합사회복지관 BS청춘라디오방송국에서 신나는 음악과 함께 다양하고 알찬 라디오 방송이 시작된다. 사진은 지난 9일 방송국 아나운서들과 복지관 이용자들이 방송을 청취하는 모습.2017.6.11/뉴스1 © News1 권혜민 기자


(원주=뉴스1) 권혜민 기자 = 밥상공동체종합사회복지관을 이용하는 어르신들,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이 직접 운영하는 BS청춘라디오방송국이 다가오는 30일 개국 1주년을 맡는다.

밥상공동체종합사회복지관(관장 허기복)은 지난해 6월 강원도 복지기관 최초로 어르신들이 직접 운영하는 방송국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급식소를 이용하러, 또는 복지관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용하러 오는 어르신들의 무료한 대기시간을 달래주자는 취지였다.

현재 방송국에는 복지관 이용자, 자원봉사자, 일반 시민 등 17명이 1·2기 아나운서로 활동하며 다양한 소재를 갖고 방송을 하고 있다. 최근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3기생 9명은 6~7월 교육을 받은 후 합류하면 복지관 아나운서는 총 26명이 된다.

BS청춘라디오방송국에 퇴직은 없다. 배영희 아나운서(79·여)는 "복지관 관장님이 저에게 퇴직은 없다고 강조하셨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방송을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아나운서들은 대본 작성부터 DJ, 방송기계 조작까지 방송국 운영을 맡아 다양한 지역소식을 알리는 소통창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17명의 아나운서 중 최고령자이자 1기생인 최문산씨(84)는 재미있는 역사탐방이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평소 역사책 읽는 것을 좋아했던 최씨는 '목소리가 좋으니 아나운서에 도전해보면 어떻겠느냐'는 주변사람의 권유로 라디오 방송을 시작했다.



그는 태조가 조선을 창건한 이야기부터 창덕궁, 경회루 등 궁궐소개까지 역사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방송을 통해 전하고 있다.

그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다가오는 20일에는 6·25전쟁 관련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방송을 하고 나서는 신문 하나를 읽어도 그냥 흘리지 않는다. 방송에 인용해야 겠다는 생각으로 보니 공부가 많이 된다"고 말했다.

배씨가 1년 째 맡고 있는 코너명은 그때, 그 시절이다. 학창시절 유독 짓궂었던 같은 반 학생 이야기부터 진달래꽃 따먹었던 이야기까지 추억보따리를 한껏 풀어놓는다.

배씨는 "처음에는 너무 떨렸는데 선생님들이 용기를 주시고 하니 하면 할수록 자신감이 생겼다. 부스 밖에서 사람들이 손을 흔들어주고 반응해 줄 때 보람이 생긴다. 방송을 한 후 살아가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나운서가 된 후 엄마 생각도 많이 한다. 그는 "어머니가 글을 모르셨다. 그래서 자식인 내가 못 배워서는 안 된다며 학교를 보내주셨다. 글을 몰랐다면 방송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또 다른 여성 아나운서인 안애자씨(74·여)는 학창시설 수필, 단편소설 등을 쓰는 작가를 꿈꿨다. 안씨는 그 꿈은 70세가 넘어 드디어 이뤘다.



그는 "작가는 되지 못했지만 노후에 아나운서를 하게 되니 열정을 갖고 한다. 목소리는 타고 나야하지만 정확한 발음을 위해 노력하고 좋은 내용을 주기 위해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씨가 맡고 있는 프로그램은 노년에 꼭 알아야 할 건강 상식부터 인생과 철학 이야기 등을 전달해주는 이런저런 이야기이다.

복지관 직원이자 청춘라디오 담당자인 박은희씨(44·여)는 "지난 1년 간 방송 펑크를 낸 분이 단 한 명도 없다. 몸이 아파도 새벽 일찍 병원에 갔다가 방송을 하러 오신다. 또 아나운서분들이 대부분 컴퓨터를 못하기 때문에 대본을 수기로 작성한다. 성실함과 열정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BS청춘라디오방송국의 편성 프로그램은 그 어느 방송국 못지않게 알차다. 도시민이 귀농 후 농사 짓고 있는 이야기부터 유익한 건강상식까지.

아나운서들은 매월 1~2회 있는 방송을 위해 그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한다. 또 청취자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주고 노년의 마음을 달래주기 위해 몇 날 며칠 대본을 준비해 마이크 앞에 앉는다.

또 프로그램 중간 중간 흥을 돋궈줄 수 있는 음악 선곡에도 심혈을 기울인다. 배영희 아나운서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가요, 노래자랑이나 가요무대에서 들었던 트로트, 공연장 같은 곳에서 박수를 많이 받았던 노래들을 선곡한다"고 말했다.


hoyana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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