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혁-장시호 책임공방에 '국정농단 실세' 최순실 실종
사회 2017/02/17 20:51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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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이규혁씨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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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호 씨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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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씨© News1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성도현 기자,김일창 기자 = 삼성에 후원금을 내도록 강요한 의혹이 있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영재센터)의 핵심 증인과 피고인의 주장이 대립했다. 이규혁 전 영재센터 전무(39)는 사무총장이던 장시호씨(38)가 센터의 운영을 총괄했다고 주장했고, 장씨는 이씨의 책임도 분명히 있다고 맞섰다.

표면상으로는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이지만, 영재센터 관계자들이 자신들과 직접적으로 마주한 장씨의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그 과정에서 '국정농단'의 핵심인 최순실씨(61)의 개입 여부 등을 제대로 밝혀내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17일 열린 장씨와 최씨,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56)에 대한 3회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규혁씨는 "영재센터의 운영을 누가 실제로 했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장씨가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난 통장도 본 적이 없다"며 "내부적인 일은 장씨가 다 운영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장씨는 영재센터에는 이씨의 책임도 분명히 있다고 맞섰다. 이날 공판에서 장씨 측은 재판부에 이씨와 허승욱 전 영재센터 회장 등의 책임도 있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재판부는 장씨 측이 "모든 일을 시켜서 했다고 (이씨와 허 전 회장이) 주장하는 건 해선 안 되는 변명이고, 자신들이 한 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장씨의 주장은 지금까지와는 다소 달라진 태도다. 장씨 측은 지난달 17일 "강요 혐의를 인정한다"고 밝힌 이후 지금까지 공판에서 증인의 진술에 강하게 부인하는 일은 많지 않았다. 장씨가 증인의 진술에 "옳지 않다"며 의견서를 제출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영재센터 관계자들이 장씨에게 책임을 넘기는 형국이 되자, 장씨가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허 전 회장은 10일 "영재센터의 운영은 장씨가 했다"고 지목했다. 이날 이씨도 "문체부에서 보조금 2억원을 받아낸 장씨가 내게 사업계획을 작성하라고 지시했다"며 "전무를 맡은 것도 재능기부로 도와달라 요청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장씨를 선의로 도와줬을 뿐이고, 그마저도 시키는대로 따르기만 했다는 취지다.



다만 이들의 주장처럼 장씨가 영재센터의 핵심이라고 지목되는 건 무리라는 지적이 많다. 실제로 공판이 진행되면서 장씨는 실무적인 역할을 담당했을 뿐, 그의 윗선은 이모인 최씨와 박근혜 대통령이라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어서다. 당시 회장과 전무이사 등 임원진이 이를 전혀 몰랐다고 하는 건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도 있다.

영재센터 관계자들 입장에선 '국정농단'의 핵심인 최씨와 거리를 두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이날 공판에서 박재혁 영재센터 초대 회장은 "GKL 측을 만났을 때 그들이 (윗선에 의해) 마지못해 후원한다는 느낌은 없었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전 실무적으로 설명해 잘 모른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검찰에 따르면 장씨는 검찰 조사에서 지난해 3월 삼성에서 10억원을 후원받은 것에 대해 자신과 최순실씨, 이규혁씨 등 영재센터 관계자들이 최씨 소유 미승빌딩에 모여 계획서를 작성했다고 털어놨다. 후원금 강요를 최씨가 주도했다는 정황이지만, 이날 공판에선 그런 최씨가 거의 언급되지 않았다.

이들이 최씨를 정말 모를 수 있다. 하지만 영재센터와 관련해 전혀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는 건 무리라는 시각도 있다. 국정농단에 개입하진 않았더라도, 그에 연관돼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려 한 정황이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 공판에선 허 전 회장이 전지훈련에 자신의 아버지를 데려가고 와인을 구매하는 등 영재센터 자금을 유용한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날 장씨가 의견서를 제출하면서 '삼성에서 받은 후원금을 허 전 회장 등이 스키·빙상캠프 전지훈련 비용 등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한 이유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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