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보복' 우려 vs 수입 소비세 인하…갈피 못잡는 화장품 업계
IT/과학 2017/01/12 06:2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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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K-뷰티'의 핵심시장인 중국에서 호재와 악재가 혼재하고 있다. 중국 당국이 수입화장품에 부과되던 소비세를 대폭 인하하면서 화장품 수출 기업에 호재가 될 것이란 전망과 사드 보복 차원의 통관 불허가 본격화돼 수출 급감을 우려하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어서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에서 불어온 'K-뷰티' 열풍에 편승하기 위해 너도나도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의 사드 배치 갈등으로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증권사들도 화장품 업종에 대해 상반된 내용의 리포트를 내면서 기업들은 좀처럼 갈피를 못 잡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발 'K-뷰티' 열풍, 새해엔 꺾일까 계속될까

지난 몇 년간 중국 여성들 사이에 한류 스타들의 피부 비결은 한국산 화장품이라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K-뷰티' 인기는 치솟았다. 중국에서 '히트상품'을 내면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수천억원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올리게 되자 너도 나도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지난해 화장품 수출액이 전년대비 37.5% 증가한 4조3000억원(약 35억6000만 달러)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관세청·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중국으로의 수출액은 2015년까지 해마다 두 배씩 늘었다.

아울러 지난해 10월 중국 당국이 내수 진작을 위해 30% 물렸던 고급색조화장품에 대한 소비세를 15%로 축소하면서 직접 진출하거나 수출 주력인 우리나라 기업들에 호재로 작용될 것으로 기대됐다.

아모레퍼시픽 중국법인은 선제적으로 호응해 4개 브랜드 327개 제품 판매가격을 평균 10% 정도 인하했다. 라네즈 기초 메이크업 라인 9%, 이니스프리 에코 라스팅 아이라이너 20%, 에뛰드하우스 디어 달링 젤 틴트 30%, 설화수 채담 스무딩 팩트 5% 인하 등이다.

아모레퍼시픽뿐 아니라 에스티로더의 '클리니크' '바비 브라운' '조 말론' 등 유명브랜드도 중국에서의 가격을 인하하면서 많은 국내 기업들도 흐름을 뒤따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LG생활건강, 네이처리퍼블릭, 토니모리 등은 주요 기업들은 상황을 더 지켜본 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지난해 11월 사드 배치 부지 선정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에 반발한 중국 당국이 각 방송국에 비공식적으로 한류스타 출연 제한을 통지하는 등 '한한령'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에서 한류스타 출연이 제한되면 '한류 마케팅' 효과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특히 최근 중국 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질검총국)이 한국산 화장품의 수입을 무더기 불허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사드 보복'이 본격화됐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LG생건 관계자는 "중국법인의 화장품 가격 인하를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 "사드 영향 여부와 중국 시장 상황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처리퍼블릭 관계자는 "이번 달 중순 이후 가격을 인하할지 여부를 검토 중"이라며 "색조와 향수 등 고급 화장품에 적용되는 내용으로 기초화장품의 인하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토니모리도 구체적인 인하율과 시기를 정하기 위해 상황파악에 힘쓰고 있다.

◇화장품 산업 '흥망성쇠' 韓·中 외교에 달려

그동안 화장품 산업은 내수보다 수출로 성장해왔다. 수출도 중국·홍콩·대만 등 중화권에 편중돼 있어 예기치 못한 상황이 닥치면 업계 전반에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화장품이 가장 많이 수출된 국가는 중국으로 41.1% 비중을 차지했다. 전년 29.6%보다 11.5%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중화권에 속하는 홍콩과 대만을 포함하면 비중이 70.45%로 오른다.

중국 당국이 지난해 말부터 비관세 장벽을 높이고 나서면서 화장품 업계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중견·중소 업체들은 일반화장품 등록증 취득과 기능성화장품 위생 허가 절차가 까다로워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무역협회 북경지부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12월부터 화장품의 품질 안전성을 높인다는 이유로 신규 화장품 안전기술규범을 실시하고 납·비소·카드뮴 함유량 제한을 강화했다. 또 기능성을 입증할 서류 요구 수준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한한령에 이은 비관세장벽 강화에 따라 화장품 수출 기업들의 옥석이 가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한 관계자는 "브랜드력을 키우고 유통 채널을 견고하게 만들어온 업체와 시류에 편승해 화장품 사업을 시작한 업체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식약처와 화장품 업계는 중국 당국의 '2016년 11월 불합격 화장품 명단' 발표를 사드 보복 조치로 보는 건 무리한 해석으로 보고 있다.

식약처 화장품정책과 관계자는 "대부분의 부적합 건수가 이아소 1개사에 집중됐다"면서 "부적합 사유도 서류 미비로 업체의 실수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기적으로 공지되는 내용을 확대해석한 부분이 있다"면서 "11월 발표는 한 중소업체의 제품 13건이 불허돼 많이 걸린 것처럼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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