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 농촌마을에서 삶을 굽는 도예가 부부
전국 2016/07/16 10:07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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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강 아뜰리에 정원에서 신정숙(왼쪽)·조윤상 작가©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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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강 아뜰리에 신정숙 작가©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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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ㆍ충남=뉴스1) 허수진 기자 = "평생 농사만 지었던 어르신들도 도자기를 만들면서 '나도 할 수 있네?'라며 자신감을 찾으시더라고요. 그분들이 아이처럼 좋아하시는 모습을 지켜봤어요."

시골마을로 들어간 도예가 부부가 들려준 이야기다. 푸른 대청호를 안고 자리 잡은 대전 두메마을 초입에는 조윤상(52)·신정숙(49) 부부가 운영하는 '하늘강 아뜰리에'(이하 하늘강)가 있다. 하늘강은 이들 부부의 작업실 겸 체험공방. 부부의 남다른 애정과 노력으로 하늘강은 남녀노소 누구나 찾는 '열린 작업실'이 됐다.

13년전 눈 높은 예술가 부부의 눈에 들어온 두메마을은 최근대청호 생태창조마을(대청호를 둘러싼 대전·금산·옥천 권역의 아름다운 농촌마을 7곳)에 선정되면서 농촌자원 발굴 및 환경 개선이 이뤄졌다. 그러면서 원주민과 귀촌인이 어우러져 살기 좋은 '빈 집 없는 시골마을'로 이름이 나기도 했다.
 

두메마을에 가보면 하늘강이 마을을 얼마나 예쁘게 만들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대청호수로를 따라 15분 정도 드라이브를 즐기다보면 대전 이현동 두메마을 혹은 하늘강 아뜰리에 이정표가 보인다.

두메마을은 도로보다 낮게 위치한 독특한 지형 때문에 마치 산과 호수에 안겨있는 듯하다. 마을 초입에서부터 한 눈에 들어오는 하늘강은 두 개의 곡선을 겹쳐놓은 모양의 높은 지붕집이 정원, 작업실, 논밭과 어우러져 농촌 풍경에서 결코 도드라지지 않으면서도 아름다운 조형미를 선물한다.



신정숙 작가는 "우리가 이 집을 선택한 게 아니라 큰 자연을 선물로 받았다는 생각이 든다"며 "특히나 작업하기에 좋은 조용한 환경"이면서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곳을 오랫동안 찾아다녔던 우리에게는 안성맞춤"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전의 두메마을처럼 하늘강도 처음부터 이런 모습은 아니었다.

신 작가는 "원래 법당으로 쓰이던 곳이었다. 종교시설이다보니까 아무도 살 생각을 못했던 것 같은데 저희는 예술가다보니까 작업공간으로는 매우 좋아보였다"며 "특히 정성이 깃든 장소라고 생각이 들어 더 특별했다"고 말했다.

남편인 조윤상 작가는 "800도가 넘는 뜨거운 불과 묵직한 흙으로 눌러주지 않았다면 쓰임을 갖고 있는 이 집의 기운을 누를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며 "오로지 '흙'을 고집하며 빚고, 굽는 우리의 작업 방식과 이곳의 궁합이 꼭 들어맞았다"고 설명했다.

부부는 욕심을 내서 원래 있던 정사각형의 작은 집 한 채를 증축하고 건물끼리 이어붙이는 공사를 시작했다. 오랫동안 꿈꿔왔던 높은 천정의 작업실(현재 도자기 체험공간)을 만들고 멋스러운 벽난로도 들였다. "모든 난리를 다 한다"는 신 작가의 표현대로 조 작가는 인테리어와 목공일을 손수하고 설계와 구상은 부부가 함께 했다.

자연스러우면서도 조화로운 색감이 인상적인 정원 가꾸기는 신 작가가 도맡았다. 도자기 체험공간과 이어지게 만든 '끌리움 카페'에도 부부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한 군데도 없다. 여전히 "뚝딱거리면서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는 조 작가는 "집을 한 채 짓고 나니까 두세 채는 더 지어봐도 좋겠다"는 욕심과 애정을 드러냈다.

하늘강에 대한 애정만큼이나 부부의 마을 사랑도 남다르다. 그들만의 공간에 푹 빠져 외부와의 소통에 게을러지기 쉬운 게 사실이지만 마을과 주민, 더 나아가 흙을 만지고 배우고 싶은 모든 이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기 위해 노력했다.

신 작가는 "'농촌에서 예술가가 할 수 있는 일이 뭘까'에 대한 고민은 벽화작업(절골마을, 합금마을), 마을 스토리 작업(어사마을 프로젝트), 마을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도자기 만들기(협동문화예술학교 프로그램) 등으로 이어졌다"며 "농촌 어르신들이 흙으로 표현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보자해서 시작했는데 많게는 90대까지 송편 빚듯이 열심히 만드시더라"고 말했다.

부부는 흙이라는 매체가 누구나에게 편안함을 준다는 사실에 주목해 4년 전부터 하늘강을 도자기 체험공방으로 오픈해 누구나 예약만 하면 도자기를 직접 만들고, 굽고,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무덤 속에 들어가기 전까지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부부. 같은 대학 같은 과 선후배로 만나 30년 가까이 서로의 곁을 지켜오면서 그 누구보다 서로의 요구를 민감하게 알아챌 수 있는 힘,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힘을 밑천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부부는 "앞으로 저희 두메마을에 수백 수천 개의 솟대를 세우는 작업을 하고 싶다. 누구든 이곳에 와서 타임캡슐처럼 소망을 솟대 안에 넣어 행복을 꿈꾸는 장소로 만들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koalaluv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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