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록위마, 올해의 사자성어 선정…‘전미개오’를 꿈꿨지만 거짓이 판친 2014
정치 2014/12/21 21:44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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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수신문 캡처



[디오데오 뉴스] 올해의 사자성어에 ‘지록위마(指鹿爲馬)’가 선정됐다.



교수신문은 지난 8~17일 전국의 교수 72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201명(27.8%)이 올 한해를 되돌아보는 사자성어로 ‘지록위마’를 선택했다고 21일 밝혔다.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부른다는 뜻의 ‘지록위마’는 남을 속이려고 옳고 그름을 바꾸는 것을 비유하는 표현으로 정치적으로는 윗사람을 농락해 자신이 권력을 휘두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록위마’는 사기(史記) 진시황본기에 나오는 사자성어로, 진시황이 죽자 환관 조고가 태자 부소를 죽이고 어린 호해를 황제로 세워 조정의 실권을 장악한 뒤 호해에게 사슴을 바치며 “좋은 말 한 마리를 바칩니다”고 거짓말한 것에서 유래했다. 호해는 “어찌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하오”라며 신하들에게 의견을 물었고 조고는 사슴이라고 말한 사람을 기억해 두었다가 죄를 씌워 죽였다고 한다.



지록위마를 잇는 올해의 사자성어는 170명(23.5%)이 선택한 ‘삭족적리(削足適履)’다.



‘삭족적리’는 발을 깎아 신발을 맞춘다는 뜻으로 합리성을 무시하고 억지로 적용하는 것을 비유하며, 지극한 아픔에 마음이 있는데 시간은 많지 않고 할 일은 많다는 뜻의 ‘지통재심(至痛在心)’은 147명(20.3%)의 지지로 3위에 올랐다.



이밖에 세상에 이런 참혹한 일은 없다는 뜻의 ‘참불인도(慘不忍睹)’, 여러 갈래로 찢겨지거나 흩어진 상황을 가리키는 ‘사분오열(四分五裂)’등이 그 뒤를 이었다.



교수신문은 2001년부터 설문조사를 통해 한해를 대표하는 사자성어를 선정해왔으며, 지난해에는 ‘순리를 거슬러 행동한다’는 뜻의 ‘도행역시(倒行逆施)’가 뽑힌 바 있다.



올해의 사자성어는 교수들의 전공, 세대, 지역을 안배한 추천위원단이 사자성어 36개를 추천한 뒤 교수신문 필진과 명예교수들이 5개를 추려내 설문을 진행한다.



한편 지난해 이맘 때 2014년 새해 희망의 사자성어로 선택된 ‘전미개오(轉迷開悟)’가 함께 거론되며 씁쓸함을 더하고 있다.



‘전미개오’는 번뇌로 인한 미혹에서 벗어나 열반을 깨닫는 마음에 이르는 것을 뜻하는 불교 용어다. 2위에는 흐린 물을 씻어내고 맑은 물을 흐르게 한다는 뜻의 ‘격탁양청’이 선택돼 부패에 찌든 정치권을 바라보는 교수들의 시각을 알 수 있으며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새롭게 시작하자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2014년의 한국은 전미개오를 바랐으나 지록위마한 한해였다. 즉, “속임과 거짓됨에서 벗어나고자 했으나, 거짓이 횡행한 한해였다”고 두 사자성어의 의미를 연결해 올 한해를 풀이해 볼 수 있다.



올해의 사자성어 지록위마 소식에 네티즌들은 “올해의 사자성어 지록위마, 딱 맞다”, “지록위마, 참 잘 골랐다”, “지록위마, 품위있는 유머다”, “올해의 사자성어 지록위마 선정, 서글프다”, “올해의 사자성어 지록위마, 의미시장하네. 근데 누구 입장에서?”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수정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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