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잠수사 이어 UDT 동지회 철수, 해경 폭언-관료적 태도까지 ‘갈등’
정치 2014/04/24 12:08 입력 | 2014/04/24 12:2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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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연합뉴스/감압챔버 이용하는 민간다이버

[디오데오 뉴스] 해경이 세월호 구조작업에 투입된 민간 잠수부들과 UDT 동지회와 마찰을 빚고 있다.



세월호 침몰 사고 구조 현장에 투입된 민간 잠수사들이 해경의 폭언과 비협조에 반발, 23일 기자회견을 열어 철수를 결정했다. UDT 동지회 역시 23일 밤 보도자료를 통해 해경에 관료적인 태도와 구조 당국의 늦장 대응을 질타하며 개별적 철수를 나타냈다.



황대영 한국수중환경협회 회장은 JTBC ‘뉴스9’과의 인터뷰에서 “민간 잠수사들에 대한 해경이나 국민들이 오해하는 부분이 있는데 참여한 민간 잠수사들의 수준은 국내 최고”라며 “모두 생업을 뒤로하고 모였는데 실력과 수준에 대해 격하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해경들이 민간 잠수부의 전문성을 폄하했다고 밝혔다.



황 회장은 철수 이유에 대해서 “오늘 아침에도 우리가 출항하려 했는데 해경 측이 ‘실종자가족 대표들이 지금 하는 사람들로도 충분하며 더이상 투입되는 걸 바라지 않는다더라’고 말했다”며 “그 이야기를 듣고 다시 돌아왔다”고 밝혔다.



앞서 해경 간부가 민간 잠수부에 욕설을 한 사실까지 전해지면서 민간 잠수사들의 분노를 폭발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전남 진도군 병풍도 북쪽 3㎞ 사고 현장에서 민간 잠수부들이 고무보트를 타고 현장에 도착하자 대형 바지선에 타고 있던 한 해경이 “야 이 XX야, 여기가 아무나 오는 데야?”라고 욕설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해경 관계자는 “욕설은 민간 잠수부가 아니라 고무보트를 조종하는 해경에게 한 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황 회장은 “’아무나’는 명백히 고무보트에 타고 있던 민간 잠수부들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여기에 민간다이버에 이어 UDT 동지회도 해경에 반발하며 등을 돌렸다. UDT 동지회는 지난 16일 사고 당일부터 비상연락망을 통해 전직 UDT 요원 및 자원봉사 인원 40여 명을 팽목항으로 파견했다. 그러나 세월호가 침몰한 다음 날인 17일 UDT 동지회 비상연락망을 가동해 현장에 도착했지만, 해경의 거부로 투입이 묵살됐다고 주장했다.



UDT 동지회는 사고 해역이 조류가 세 일반 스크류 다이버 장비로는 수색 작업이 어렵다고 판단해 처음부터 표면공기공급 방식을 위한 장비를 준비했다. 표면 공기공급 방식은 수중의 다이버들에게 수면 위에서 공기를 주입하는 방식으로 어선과 바지선이 필수적이다.



17일 해경의 거부를 받은 UDT 동지회는 표면 공기공급 방식으로 작업할 수 있는 인원 20명을 3개 조로 내려보낼 수 있도록 명단을 짜고 목포에서 2~3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는 바지선 등 장비 투입 명단까지 제출하며 구조작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경에 재요청했다.



하지만 해경은 ‘기다려달라, 연락을 주겠다’고 하고 UDT 동지회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재요청을 했지만, 답이 돌아오지 않아 철수를 결정했다. 자체 장비까지 마련해 3차례에 걸쳐 투입을 요청했는데 해경이 거부한 것이다.



UDT 동지회는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세월호 침몰 소식을 접하고 이들의 구조를 위해 생업을 포기하고 팽목항 현장을 찾았지만, 해경의 원활하지 못한 업무 처리로 인해 전문 잠수사들이 물에 한번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 세월호 여객선 구조작업에 참여한 사람은 모두 UDT출신이며 이 중 80%는 수중공사, 잠수 관련 일을 하는 베테랑들”이라며 “일부는 지난 93년 위도 해상에서 발생한 서해훼리호 침몰 사건시 참여했던 요원들로 수중구조 작업에 최고 전문가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팽목항 긴급 지원을 요청하며 UDT 부회장 김정환과 김동식(37기) 등을 사고지점인 팽목항 현장에 파견했다. 이후 같은 날 개인 민간 잠수부의 잠수 장비를 실은 민간바지선 4척 등도 팽목항에 도착했지만, 해경의 거부로 구조작업을 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19일 팽목항 해경 지휘소에 UDT 요원들이 표면 공기 공급방식으로 잠수할 수 있게 필요한 사항들을 협조해 달라고 공식으로 요청했다. 우리가 요구했던 당시 요청사항은 잠수사들이 숙식할 수 있는 전용 바지선과 민간잠수 작업선 4척을 사고해역에 진입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과 빠른 구조작업을 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었다”라며 “이에 해경은 기다려달라고 말했으나 다음날 우리 측의 요청을 응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에 UDT 동지회는 즉각적인 투입을 재요청했으나 해경은 민간 잠수부 신청을 받는 곳에서(정동남) 신청하고 대기하라며 또다시 묵살했다”며 “이에 UDT 동지회는 민간 다이빙과 같은 취급을 하지 말고 즉각적인 투입을 할 수 있게 거세게 항의했지만, 또다시 묵살되어 개별적 철수를 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UDT 동지회는 “우리가 격분하는 이유는 사고 초기 해경 측에 UDT 출신의 전문다이버들이 들어갈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이 해경의 안일하고 관료적인 자세로 묵살되어 혹여 구할 수 있는 어린 생명을 살리지 못했다”고 말하며 “만약 처음부터 UDT 요원들이 들어갔다면 써치 라인을 한 개가 아닌 다수 설치했었을 것이며 초기 유리창을 깨서 진로를 개척했을 것”이라며 구조 당국의 늦장 대응을 거듭 질타했다.

최혜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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